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3연임에 반기든 노조, 'CEO 리스크' 자문사에 제출

기업포커스 / 노현주 기자 / 2018-03-08 10:28:42
  • 카카오톡 보내기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에 반대하기 위해 급기야 지난 7일부터는 청와대 앞 1인 시위에 돌입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였다.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에 반대하기 위해 급기야 지난 7일부터는 청와대 앞 1인 시위에 돌입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였다.

[소상공인포커스=노현주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둘러싼 채용비리?언론매수?인사청탁 의혹에 대한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현재 김 회장의 3연임 확정이 유력하다. 이런 가운데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가 김 회장 3연임 반대 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김 회장의 연임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공투본은 매주 하나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김정태 회장 퇴진 수요집회’, 컨테이너 철야농성 등을 지속해왔다. 이들은 급기야 지난 7일부터 청와대 앞 1인 시위에 돌입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이며 김 회장 연임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투본은 김 회장의 연임 저지를 위해 지난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하나금융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하나금융지주 주식 9.64% 보유)과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양 측에 김 회장의 ‘CEO 리스크’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으며, 하나은행지부(공투본 소속)는 지난 7일 양 측에 주주 제안서를 전달했다. 공투본에 따르면 ISS의 자문내용은 실제 주주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들은 주주 제안서를 통해 국민연금공단과 ISS에 “23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김정태 회장 3연임 안건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김정태 회장 선임에 대해 비판적인 전망을 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 주주 제안서에는 ▲최순실의 ‘금고지기’ 이상화 인사비리 관련 법원 판결 등에 따른 김정태 회장에 대한 형사처벌 가능성 ▲금융당국의 제재 가능성에 따른 회장직 공석과 경영상 리스크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앞서 지난 1월, 2월 두 차례에 걸쳐 제출한 의견서에는 ▲아이카이스트 관련 권력형 부실대출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및 아들과 부당한 거래 등 비위 사실과 의혹 ▲금융당국의 ‘셀프연임’ 견제 ▲언론매수를 위한 KEB하나은행 광고비 사용 ▲하나금융지주 자회사 채용비리 ▲회추위 구성과 절차 진행의 문제점 ▲금융위의 하나금융투자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인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 ▲지속되는 형사고발 및 검찰 수사 등 김정태 회장과 관련한 CEO리스크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나은행지부는 “김정태 회장은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에 대해 현재 수사 중이거나 수사가 예정돼 있다”면서 “김정태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하더라도 회사는 최악의 상황에 봉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태 회장은 지난달 13일 선고된 최순실 1심 판결 결과에 비추어 가장 중한 혐의로 볼 수 있는 이상화 인사개입 혐의에 대해서도 안종범, 정찬우 등과 함께 중간공모자 지위에 있었다”면서 “김 회장이 유죄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하나금융지주와 자회사가 감당해야 하는 금융당국과의 갈등, 유죄 판결에 따른 회장직 공석 등의 상황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사청탁 의혹의 당사자인 이상화씨는 독일에서 현지 법인장을 역임하던 시절 국정농단의 주역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가 독일 현지에서 하루만에 대출을 받을 수 있게 신용보증을 선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최씨의 부탁을 받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청탁으로 이씨를 하나은행 임원으로 승진토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하나은행의 채용비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지난달 8일 하나은행 을지로 신사옥 내 행장실과 인사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달 지난 7일 하나은행 신사옥을 추가로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1차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한 하나은행의 ‘VIP 리스트’에는 사외이사 계열사 사장 등 관련 지원자들의 명단이 기록돼 있었다. 이에 검찰은 하나은행이 VIP 리스트 작성 관리를 통해 인사상 특혜, 입사 청탁 등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전날 압수수색에서 수사관들은 함영주 하나은행장 행장실과 인사부 사무실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소상공인포커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