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상공인포커스=김완재 기자] 하나금융지주와 노조 간에 채용비리 의혹을 둘러싸고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에 반기를 들면서 파장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앞서 공투본은 지난 14일 김 회장이 국정농단 연루 및 각종 비리와 더불어 자신의 남동생 및 조카 등 가족들을 채용하기 위해 비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김 회장의 즉각 퇴진을 강력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측은 이날 즉각 반박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김 회장의 동생과 조카 채용 당시 김 회장은 가계고객사업본부 담당 부행장으로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었다”면서 “두 사람 모두 정상적인 채용절차를 통해 입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하나은행의 반박에 대해 공투본은 15일 구체적인 정황을 제시하며 재반박에 나섰다.
공투본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2002년부터 2003년 9월까지 영남사업본부 대표(부행장)를 역임했다. 또 2003년 9월에는 가계고객사업본부 대표인 부행장으로 영전했다. 이 자리가 은행장 바로 아래의 직위인 만큼 김 회장의 영향력이 상당했다는게 공투본의 주장이다.
채용비리 의혹을 받는 김 회장의 조카는 2004년 3월 하나은행 텔러로 입사했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 측은 “김 회장 조카는 2004년 필기시험과 면접 등 정상적인 공개 채용절차를 통해 전담텔러로 입행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문제는 김 회장 조카가 입사한 지역이 하필 채용 직전년도까지 김 회장이 영남사업본부 대표로 있었던 곳이라는 점이다. 김 회장 조카가 채용될 2004년 당시 하나은행 영남지역은 하나은행 전체 110명 채용자 중 약 10여명을 채용했으며, 경쟁률은 약 70~80대 1이었다.
김 회장 조카는 통상 문과 출신이 채용되는 하나은행의 전례와 달리 이공계 출신임에도 채용됐다. 공투본은 당시 영남사업본부의 인사권을 김 회장과 함께 근무했던 영남사업본부 내 임원 및 영업추진부장이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김 회장 조카 채용 당시 그가 김 회장의 조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시 영업추진부장은 추후 김 회장이 은행장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 현재도 해외지점 임원 자리를 꿰차고 있다.
또 공투본은 김 회장이 자신의 남동생을 자회사에 채용해 정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재직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들어 줬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회장 친동생 채용과 관련해 하나은행은 “2005년 은행의 각종 서류를 배송하는 은행 행우회 자회사 두레시닝의 배송원으로 채용했다”면서 "당시도 계약직, 현재도 계약직으로 근무중이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공투본 측은 “두레시닝은 하나은행의 각종 인쇄물, 판촉물, 물류배송 등을 담당하는 KEB하나은행 행우회의 투자회사”라면서 “정년 이후까지도 계속 재직 중인 것을 보아 김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두레시닝의 주주는 하나은행 행우회(95.1%)와 하나금융투자(4.9%)로 구성돼 있다.
한편 김 회장은 오는 23일 열리는 하나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3연임 안건이 상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하나은행의 채용비리에 대해 특별감사에 착수한 데다 노조가 김 회장의 가족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김 회장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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