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匠人 줌인①] ‘유기견 해외입양센터’ 이정화 이사 “시 보호소 유기견 90% 안락사 대기 중···해외 입양 나서”

인터뷰 / 임태경 기자 / 2023-05-19 10: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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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더, 희귀종 수입·판매 막아야...국내 유기견 해외 입양 발목 잡아”
▲유기견 해외입양센터 봉사자들.(사진=임태경 기자)


유기견 해외입양센터를 방문했을 때는 5월의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였다.

나무 대문과 철문이 여러 개로 잠겨진 이곳은 널찍한 실외마당과 실내체육관을 연상케 하는 탁 트인 실내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은 대략 50마리 정도로 추정되는 유기견들을 해외 입양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 작은 강아지뿐만 아니라 대부분은 중·대형견 위주로 보살핌을 받고 있다.

이정화(49) 이사는 경기도에 위치한 비영리 사단법인 KK9 레스큐(Korean K9 Rescue)에서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7년 전부터 시 보호소에서 봉사해 왔다는 이정화 이사는 90% 정도의 유기견들이 안락사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입양처를 알아보다가 김현유 대표와 인연이 닿아 이곳에서 해외로 입양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친구로부터 받은 강아지와 유기견을 함께 키우고 있다는 그는 자신이 여력이 닿는다면 한 마리라도 더 개인적으로 키우고 싶은 심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기견을 하찮게 취급해도 된다는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기 위해 더 많은 세심한 돌봄을 통해 해외에 가서도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회복시키는 데에 주안점을 둔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보호소 등 유기견 관련 단체 위치가 공개되면 유기견 신고로 들어오는 개체 수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난다며, 특히 휴가철 위주로 시 보호소들에 유기를 한다고 토로했다.

그만큼 반려견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책임감 있게 키우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데 국내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브리더(breeder, 가축이나 식물의 교배, 사육, 생산을 하는 직종 혹은 그 직종을 가진 사람을 부르는 호칭)들이 입양 목적이 아닌 사업 목적으로 해외에만 있는 품종을 수입하는 경우가 있다며 현재 국내 유기견들의 해외 입양을 발목 잡는 격이라면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kk9 레스큐에서 해외입양을 위해 훈련 중인 유기견들.(사진=임태경 기자)


<다음은 이정화 이사와의 일문일답>

Q. 현재 이 일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됐나요? 
A. 저는 이곳()에서 직원은 아니고요. 김현유 대표님과 처음 시작한 게 한 7년 정도 됐어요. 엄밀히 말하면 반려견은 아니고 유기견을 해외 입양을 보내는 봉사를 시작한 게 한 7년 정도 됐어요. 


Q.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요. 
A.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의 시보호소에 봉사하러 갔다가 봉사하면서 시보호소는 아이들의 입양률이 높지 않다는 걸 알게 됐죠. 7년 전 당시에는 직접 보호소에서 입양되는 경우가 전체 아이들 중에서 10% 미만이었기 때문에 그러면 나머지 90% 아이들은 기다리다가 안락사를 당해야 되는 상황이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 아이들을 구조해서 입양 보내는 루트를 찾다가 우연히 김(현유) 대표님과 연이 닿아서 같이 해외 입양을 보내는 일을 이렇게 시작한 거예요. 국내 입양도 물론 계속 홍보를 하고 알아보고 있지만 거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국내에서는 품종이 아닌 믹스나 진도 아이들은 입양을 보내기가 상당히 어렵고 또 저희가 만족할 만한 조건에 그런 입양처를 찾기도 사실은 쉽지 않거든요.

Q. 키우는 강아지가 따로 있나요?
A. 네. 저는 여러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요. 아이들 중에 유기견도 있고 원래 친구한테 받은 아이도 있어요. 제가 데리고 있는 아이가 여럿있어요. 만약에 제가 여력이 된다면 다른 아이를 하나 더 입양을 할지언정 지금 데리고 있는 아이를 입양 보내기 위해서 시작한 건 절대로 아니에요.

Q. 이 센터를 소개한다면?
A. 저희는 경기도에 사단법인으로 등록이 돼 있는 비영리단체로 시보호소와 똑같다고 볼 순 없고요. 저희 센터는 일단 각 지역에서 구조돼서 온 아이들이 출국 전에 출국 준비를 하는 곳이에요. 출국 전에 입양이 될 수 있는 아이들로 준비를 해야 되기 때문에 물론 성격적인 부분이랑 건강이랑 기타 예절 교육, 기본적인 훈련도 하고요. 캔넬(ken·nel, 개집) 훈련 등 여러 가지 준비 과정을 거치고 여기서 저희가 아이들의 성격 등 여러 가지를 파악해서 미국에 있는 각 단체에 추천을 하죠. 그래서 출국하기 전까지 관리하고 준비하는 곳이에요.

Q. 구조되는 유기견들을 어떤 루트로 데리고 오나요?
A. 저희가 직접 구조하러 가는 경우로 데리고 오는 아이도 있고요. 우리나라는 여러 단체들도 있고 개인 봉사자들도 굉장히 많지만 구조를 한다고 해서 그 구조가 끝나는 게 아니거든요. 구조를 해서 이 아이들이 입양을 가야만 구조가 끝나는 거거든요. 그런데 입양되지 못하면 그다음 구조를 하지 못하고 사람들은 계속 이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고 그 아이를 보호하자니 자기가 데리고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럴 여력이 안 되면 그 아이들을 보호하는 곳에 맡겨야 하거든요. 그러면 이 아이가 입양 가기 전까지니까 이 기한이 1년이 될 수도 있고 2년이 될 수도 있고 3년이 될 수도 있거든요. 그러면 그 기간 동안 이 아이들이 (입양을) 못 가면 그거에 따른 비용은 계속 발생이 되고요. 그러면서다른 아이를 구조할 수가 없는 상황이 돼요. 


그래서 처음에는 저희가 구조한 아이들만 하다가 이제 저희가 해외 단체랑 신뢰가 쌓이다 보니까 저희가 추천을 하는 아이들을 그쪽에서 이제 받기 시작을 했거든요. 그러면서 저희가 그런 단체나 개인봉사자들, 구조자들이 구조한 아이들 중에서 출국 가능한 쪽으로 준비된 아이들이 저희 센터로 와서 저희가 최종 점검을 하고 검증을 해서 추천을 해서 출국하게 되죠.

 

▲해외입양을 기다리는 유기견들.(사진=임태경 기자)


Q. 그 과정에서 해외 입양으로 추천 안 되는 견들이 있다면 이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A. 그래서 저희 훈련사들이 필요한 거예요. 바로 출국해도 괜찮은 아이들이 오면 좋겠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유기견은 물론 성격 좋은 애들도 많지만 사람을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있고 어떤 트라우마로 공포를 갖고 있는 아이도 있고 소심한 아이들도 굉장히 많아요. 그런 아이들은 그게 개선이 되지 않으면, 사실 여기서도 힘들면 외국 가서도 힘든 건 똑같거든요. 그러니까 최대한 여기서 준비를 해서 조금이라도 개선이 돼서 출국을 해야 거기서도 입양이 바로 될 수 있겠죠. 그러니까 이게 그냥 돌고 도는 거예요. 입양이 빨리 되면 저희는 여기서 구조해서 빨리 갈 수도 있는 것이고요. 그러니까 한 자리가 비어야 또 들어오고 또 구조가 되는 거거든요. 

물론 바로 가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아이만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저 아이 같은 경우 피부염이 굉장히 심했던 아이라서 저렇게 치료를 하고 있죠. 아픈 아이들은 치료하는 기간도 필요하고요. 성격이 굉장히 소심한 아이들은 그걸 조금 개선할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해요. 훈련을 해서 자꾸 자신감을 쌓아주는 거죠. 그래서 훈련사가 지금 10명~11명인데요. 훈련이 많이 필요한 아이들은 개별적으로 잡아가면서 매일 또는 이틀에 한 번씩 훈련을 진행하고 있어요.

Q. 여기는 100% 해외 입양을 보내는 쪽으로 목표를 갖고 계시겠네요. 
A. 못 가는 아이들도 있긴 있죠. 너무 많이 아프다거나 비행기를 탈 수 없을 만큼 아픈 아이들도 있어요. 그런 아이들은 사실 그냥 죽을 때까지 여기서 관리받으면서 살게 된다고 생각할 수 있죠. 그렇다고 한국에서 누가 입양을 하겠어요. 그러지 않는 아이들도 있어요.

Q. 해외 입양의 경우 외국어 습득 훈련도 필요해 보이는데요?
A. 저희가 기본적으로 출국을 바로 앞둔 아이들에게 Sit 앉으라고 하든가 이런 식으로 아주 기본적인 말은 영어로 명령합니다. 그런 게 도움은 되지만 사실은 이 개들은 언어를 알아듣는 게 아니고 손동작이나 억양을 통해서 의미를 알아듣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원래 아이들을 기본적으로 훈련할 때 ‘앉아’ 할 때는 이렇게 한다든지 Stay 기다리라고 하든지 일어나라고 하든지 이렇게 동작을 같이 대부분 해요. 그러니까 아이들은 그 동작을 먼저 보고 그 명령어를 먼저 해석을 하고요.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억양을 듣고 대부분 인지하죠. 그래도 우리말은 앉아 단어가 두 단어잖아요. 반면 영어로는 앉아 단어가 Sit 한 글자니까 일부러 조금 더 영어로 말하기는 해요. 
 

▲유기견 해외입양센터 kk9 레스큐.(사진=임태경 기자)


Q. 이 일에 종사하면서 철칙이 있다면?
A. 일단은 저희한테 온 아이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거고요. 그리고 대부분의 시선이 ‘유기견’하면 ‘지저분하다, 질병이 있다. 또 유기니까 그렇게 해도 돼.’라는 생각들이 대부분 좀 깔려 있는 것 같아요. 유기견에 대한 편견이 그렇죠. 그러니까 ‘유기견이기 때문에 혹은 유기견을 구조해 왔기 때문에 이런 환경에 있어도 돼, 이런 걸 먹어도 돼.’ 저희는 그런 생각을 다 버리고 오히려 더 많이 사랑을 줘야 되고 더 좋은 걸 먹여야 되고 더 좋은 환경에 머물기를 바라고요. 그렇게 대우를 받고 가야 이 아이들이 가서도 그렇게 대우를 받고 잘 지낼 거라고 믿어요. 그래서 보통 ‘유기견’하면 유기견 보호소나 또 사설 보호소나 물론 저희도 사설 보호소라고 할 수도 있죠. 그러니까 일반적인 사설 보호소에 가면 열악한 시설뿐만 아니라 먹는 거, 얘네들이 지내는 거 등 이런 게 저희 기준으로 봤을 때는 진짜 너무 형편이 없거든요. 

저희는 그러고 싶지 않고요. 그래서 오히려 저희 집에 아이들도 키우지만, 저희 집 아이들보다 얘네들한테 더 좋은 거 먹이고 싶고 더 좋은 환경에 머물게 하고 싶고 훨씬 더 깨끗하게 관리하고 싶죠. ‘개들이 많아서 냄새가 당연히 나야 된다. 개들이 많기 때문에 당연히 더럽다.’ 이런 편견을 저희는 깨고 싶어요. 그래서 저희는 보셔서 아시겠지만 특별히 냄새가 많이 난다거나 하진 않아요. 그리고 저희는 여기 시설을 관리하는 거 자체가 화학 세제나 이런 거는 전혀 쓰지 않고요. 미생물과 저기 기계가 있는데 저 기계가 소독수인데 시중에 파는 ‘바이오클’이라는 게 있어요. 그게 대부분 소독하는 액체예요. 약은 아니고요. 순수한 물에서 어떤 다른 화학반응을 일으키게 해서 걸러져서 나오면서 그 물 자체가 소독수가 되는 거거든요. 전혀 유해하지 않죠. 그래서 그것으로만 청소를 하고 있기 때문에 독한 소독약을 쓴다든가 세제를 쓴다든가 그렇지는 않고요. 그런 걸 다 배제한 상태에서 저희는 관리를 하고 있어서 환경적으로도 신경 쓰고 있죠.

강아지, 개들의 건강도 생각하지만 다른 시설은 대부분 락스를 쓰는데, 만약에 여기도 다른 데처럼 락스를 많이 쓰면 이 아이들 발바닥이나 피부도 다 망가지고요. 냄새도 폐에 안 좋거든요. 그리고 저희가 이렇게 아이들을 구조하는 단체인데, 이 아이들에게 다른 부분에 피해를 주면 안 되잖아요. 저희가 강아지들을 구조하는 것만 합당화할 수 없는 거잖아요. 저희는 환경 보호도 하고 있고 강아지들도 구조하고 또 강아지들한테도 좋은 화학 세제 없이도 냄새 없이 깨끗하게 잘 관리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죠.

Q. 국내가 아닌 해외로 입양을 할 수 밖에 없는 부득이한 사연이 있나요?
A. 가장 대표적인 거는 국내에 입양이 안 되는 경우죠. 그러니까 국내에는 아직까지 저런 믹스 아이들이 아닌 말티즈, 푸들 등 이런 작은 품종을 선호하죠. 믹스견이나 또는 진돗개처럼 큰 아이들은 국내에서 입양되기가 굉장히 어렵죠. 그리고 아직까지 우리나라 문화가 그런 아이들을 집안에서 키우는 분들이 극소수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마당견으로 입양 보내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거든요. 그야말로 가족처럼 지낼 수 있는 입양처를 찾는 거기 때문에 쉽지 않죠. 물론 국내에서도 집안에서 가족처럼 지낼 수 있는 입양처가 있다면 당연히 보내죠.

Q. 파양되는 사례도 있나요?
A. 저희는 여기서 해외로 나가서 거기에서 파양이 되는 경우는 있으나 저희는 파양이 1% 미만이고요. 그런 경우는 그 입양자와 뭔가가 좀 안 맞아서겠죠. 그런데 국내의 시보호소처럼 저희가 여기서 직접 입양을 보내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 파양에 대한 질문은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입장은 아닙니다. 아직은 저희가 직접 입양하지 않는 이유가, 해외로 입양되는 경우 저희가 직접 보내게 되면 새로운 환경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잖아요. 그럴 때 여기서는 대처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그리고 개를 입양한 집을 저희가 직접 가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냥 온라인으로 연락만 하다 보니까 그 신뢰를 가질 수가 없어요. 그래서 그 상황이랑 모든 과정을 현지에 있는 단체가 대신할 수 있는 그런 단체에만 아이들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직접 보내는 건 하고 있지 않아요. 그런데 저희 KK9이 한국에도 있지만 지금 뉴욕과 L.A에도 같은 단체가 있거든요. 거기는 저희와 한 단체라고 보시면 돼요.

Q. 유기견을 데리고 와서 아픈 강아지는 치료도 해야 되고 먹을 거랑 씻기는 거 등 여러 가지 관리비 지출이 있을 텐데요. 지원을 따로 받고 있나요?
A. 정부 지원은 전무하고요. 저희는 일단은 대표님이 개별적으로 후원하는 금액이 굉장히 많고요. 이 센터를 처음에 만들 때 여기 모든 시설들도 다 대표님의 기부로 이뤄진 거죠.

 

Q. 수익을 창출하는 경로가 따로 없군요.
A. 저희가 수익 창출 목적으로 사업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수익을 낼 수는 없고요. 기본적으로 저희가 구조한 아이가 아닌 다른 데서 구조돼서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서 해외 입양을 해야만 하는 아이일 경우 저희한테도 맡긴다고 했잖아요. 그 아이들에게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저희가 받고는 있죠. 그래서 그 비용의 대부분은 애들이 먹는 비용으로 거의 다 들어가죠. 저희가 일반 사료도 다른 사람들이 다 아는 일반 저급 사료는 전혀 안 먹이고 있고 전부 독일산만 먹이고 있는 데다가 아이들 생식이나 간식 전부 다 저희가 직접 만들어 먹이고 있어요. 지금 아이스박스에 애들 생식과 간식 만들 재료들이 다 담겨서 저희한테 와 있는 거거든요. 오늘도 그걸 다 만들어야 돼요. 아이들에게 그런 걸 다 먹여야 되고 영양제도 먹여야 되는 등 먹이는 게 굉장히 많아요.

Q. 후원을 받는 방법밖에 없는 상황이군요. 
A. 그렇죠. 

Q. 국내외 강아지 입양 문화가 어떻게 다른가요?

A. 외국은 전반적으로 예를 들어 선진국 같은 경우는 개를 사야 된다가 아니라 내가 개를 키워야겠다고 결심하면 먼저 입양을 고려하는 문화가 있고요. 한국은 아직까지 마음은 입양해야지 생각하다가도 유기견 보호소를 가보면 조그마한 퍼피보다 주로 애들이 다 덩치가 크고 눈곱도 껴 있고 지저분할 텐데요. 특히 시보호소 이런 데 가서 입양을 하려고 갔을 때 얘를 마음으로 보는 게 아니라 비주얼로 먼저 보니까요. 하다못해 제 지인들도 제가 이 일을 하는 걸 알면서도 펫숍에서 사는 분들이 되게 많아요. 그래서 지금 한국의 젊은 층도 ‘입양하세요’의 문화가 되게 쉽게 안 바뀌어요. 그리고 파양이 너무 많다 보니까 입양 기관들이 규정이 되게 까다로워요. 

그런데 한국은 내가 펫숍에 가서 30만원이면 살 수 있고 인터넷에서 무료 분양도 너무 많은데요. 50만원 주고 산 개도 6개월만 지나면 책임비라고 하면서 물품 다 드립니다 하면서 5만원이든 10만원이든 팔아요. 이런 세상인데 보호소에 가서 자기 정보 쓰고 신분증 검사하는 등 그 과정을 거치다가 도중에 포기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Q.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입양되는 사례도 있나요?
A. 들어본 적이 없어요. 해외에서 그런 건 있죠. 희귀 품종 예를 들어 브리더들이 여기서 개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해외에만 있는 품종이나 챔피언 등 이런 애들은 여기서 교배랑 번식의 목적으로 데리고 오는 경우가 있죠. 결국 판매 목적으로 개를 수입을 해요. 그래서 그 개의 새끼를 낳아서 파는 거죠. 그런데 그건 입양의 목적이 아니라 사실 사업의 목적이기 때문에 저희 같은 단체들은 오히려 그걸 되게 반대하고요. 왜냐하면 한국에 개가 이렇게 넘쳐나고 많은데 굳이 그런 품종 문화를 만들어서 사실 이런 시고르자브종(Sigor J'abson, 똥개 혹은 변견을 의미하며 '시골잡종'을 가리킨다.)의 입양도 더 저하시키거든요. 벨기에, 독일 등에서 온 희귀 품종들이 사실 아름아름 있어요. 그런 품종 개를 몇백만 원씩 주고 사는 사람들이 있어요. 데리고 와서 그냥 새끼 낳아서 판매하죠.

Q. 그게 개인적으로 이뤄지는 건가요? 아니면 어떤 단체에서 주도하고 있는 건가요?
A. 단체가 아니라 그런 거는 개로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개인이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개인은 현실적으로 사실은 불법이라서 훈련사들이나 그러니까 예를 들어 내가 훈련소 소장이면 훈련의 챔피언을 가진 혈통의 개를 해외에서 데리고 와서 이런 훈련을 원하는 사람들한테 그 개를 팔아요. 그런 경우들이죠. 그런데 걔도 판매업이 있어야 되기 때문에 연결이 될 거예요.

Q. 그런 뒷거래가 이뤄지는 게 있군요.
A. 그건 불법은 아닐 거예요. 자기들도 동물판매업 등 이런 허가는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저희가 해외 입양 보내는 개념과는 전혀 반대되는 경로라고 볼 수 있죠. 오히려 이런 개를 알리면 사람들은 이런 개를 사는 방법이 있구나 하고 국내 입양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생각돼요. 이런 개를 사지 말고 입양하시라고 5만번을 외쳐도 사람들은 계속 새로운 개를 원할 것이기 때문이죠.

또, ‘해외 입양을 보내는 방법도 있습니다’라고 알리면 사람들은 또 자기가 키우다가 ‘나 힘들어. 해외입양 보낼래. 여기보다 잘 살 수 있잖아.’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문제가 더 크게 불거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어머니가 키우셨는데 어머니가 아프셔서 아니면 가족이 이사를 가서 그런데 자기가 유기하는 건 범죄고 비난받고 싶지 않으니까, 또 국내 입양을 보내면 남들이 알 것 같아서 등 되게 많은 이유들로 나름대로 인도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되는 해외 입양을 원하는 경우가 흔하죠. 사실상 이면에는 그런 분들도 많이 있기는 해요.

그런 경우는 가급적 거절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정말 딱한 경우, 예를 들어 견주가 사망한 경우, 견주가 정말 돌보지 않아서 방치되고 있는 개를 주변인이 제보하는 경우 등은 어쩔 수 없이 저희가 받긴 해요. 그리고 최근에 혼자 살던 견주가 요양원에 들어가게 돼서 그 사람의 강아지가 저희한테 되돌아온 경우도 있죠. 그리고 아까 해외에서 온 희귀한 개들도 키우다가 처음에 살 때는 500만원짜리, 100만원짜리여도 1년 지나고 2년 지나면 사실 그냥 개거든요. 그럼 이제 못 키우면 그 개는 이런 개들처럼 똑같이 거의 반 유기견이 되는 거죠.

 

<인터뷰 2편에서 계속>

 

소상공인포커스 / 임태경 기자 allonbeb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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