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영업자들한테 좀 관대했으면...너무 일하는 사람 위주로 지금 법 짜여져”
-“자영업자 세금 몰아서 내는 형식 부담 커...조금씩 다달이 내는 방식으로 바꿔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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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청년사업가 이연호 사장이 주방에서 직접 조리를 하고 있다.(사진=임태경 기자) |
“인건비를 줄이는 대신 좋은 재료를 쓰고 있어서 모든 메뉴가 가격 대비 맛이 중간 이상은 된다고 확신해요. 제가 먹어보고 이 돈 주고 먹기에는 아깝다 싶으면 손님께 제공 안 하거든요.”
첫 사업이라는 이연호(31) 사장은 서울 광진구 구의동 강변역 인근에서 4년째 규카츠와 파스타를 판매하고 있다.
이연호 사장은 창업하기 전에는 뷔페와 레스토랑에 근무하면서 헤드 셰프까지 승진하며 승승장구 했다고 한다.
그는 처음에는 부모님이 해주시는 요리가 제 입에 안 맞아서 스스로 요리해서 먹다 보니 관심사가 음식에 꽂혀 요식업계에 발을 붙이게 됐고 자영업으로 이어졌다고.
이연호 사장이 부모님께 요리비법을 알려드리면서 부모님도 가게를 차리셨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 일을 하면서 사람들의 입맛이 나이대별로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며 20~30대보다 40~50대 분들이 짠 음식을 잘 못 먹더라면서 그 간의 경험담을 전했다.
그가 운영하는 가게는 20~30대 손님들이 주로 찾는 편인데, 40~50대 손님들의 입맛에 맞춰서 맛을 약하게 조절해 드릴 수는 있지만, 본인 입맛도 젊은 손님들 입맛과 같아서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부모님께 자금지원 안 받고 대출도 안 받고 어릴 때부터 돈 모아서 창업했다는 이연호 사장은 예비창업자들에게 대출받지 말고, 요리와 사업에 재능이 있고 사람을 잘 쓰고 돈 관리 잘할 자신 있으면 창업하시고 웬만해서는 직장 다니는 게 더 좋다고 아낌없는 조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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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청년사업가 이연호 사장이 주방에서 직접 조리를 하고 있다.(사진=임태경 기자) |
<다음은 이연호 사장과의 일문일답>
Q. 이 업종으로 일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부모님이 해주신 요리가 입에 맞지 않아서 제가 직접 요리해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식업계에 발을 붙이게 됐어요. 이후에 기존에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자영업을 시작하게 됐고요. 제가 부모님께 요리도 알려드려서 부모님도 가게를 차리셨어요.
Q. 가게에 대해서 소개한다면?
A. 인건비를 줄여서 좋은 재료를 쓰고 있어요. 하다 보니까 제가 먹어봐도 규카츠 맛있는 것 같아요. 덮밥도 맛있어요. 다 뭘 먹어도 다 중간 이상은 가는 것 같아요.
Q. 규카츠 음식에 대해 소개한다면?
A. 규카츠는 원래 있는 요리예요. 원래 되게 오래전부터 있던 요리인데 그걸 지금 여기 와서 파는 것뿐이에요. 저는 그 음식을 개발했다기보다는 옛날 요리사들이 했던 요리를 그대로 가져와서 좀 더 나쁘지 않게 조리하는 것뿐이에요. 보통 프랜차이즈 음식을 많이 참고하고 있어요.
Q. 창업을 시작하면서 가졌던 경영자로서의 소신이나 철칙이 있다면?
A. 제가 먹었을 때 조금이라도 별로이다 싶으면 안 팔려고 노력해요. 제가 먹었을 때 이거 이 돈 주고 먹기 좀 아까운데 싶으면 손님께 제공 안 하려고 합니다.
Q. 맛에 대해서 고민하고 연구를 거듭하는 중인가 봐요?
A. 제가 지금까지 운영하면서 느낀 게 사람 입맛은 나이대별로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40~50대 분들은 짠 걸 잘 못 먹어요. 그래서 그분들의 입맛에 맞춰버리면 제가 망할 수밖에 없어요. 여긴 20대~30대 손님 위주로 타깃을 잡았는데 음식 간을 약하게 잡아버리면 20~30대 사람들은 굳이 이걸 사 먹지 않을 거예요. 나이 드신 분들은 죄송하지만 제가 간을 미리 좀 약하게 잡아줄 수는 있지만 여기랑 안 맞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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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호 사장이 운영하는 '규카츠와 파스타' 가게 내부 모습.(사진=임태경 기자) |
Q. 가게에 주로 찾는 소비자 층도 20~30대인가요?
A. 네. 손님들이 짠 거랑 간 센 걸 많이 찾거든요. 그런 분들에게 잘 맞죠. 저도 힘든 일에 종사하다 보니까 그게 입맛이 잘 맞고요.
Q. 4년간 이 일을 하면서 느낀점은?
A. 제가 진짜 노력을 많이 하면 돈은 많이 벌어요. 하지만 그 경우는 인건비를 안 쓰고 제가 남들이 2명~3명이 할 거를 혼자서 하는 경우예요. 그럴 거면 막일하는 게 낫죠. 어쨌든 깔끔한 일을 하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장점은 있어요. 그런데 정말 매출이 좋은 자리에 초기 투자금이 그만큼 있지 않는 한 사람을 쓰면 그렇게 벌 수 없어요. 솔직히 그 투자금이 있으면 그냥 저 같으면 건물에 투자해서 월세를 받는 게 낫겠다고 싶을 정도로 효율이 안좋아요. 창업하고 싶을 때는 메이저 1위 브랜드를 창업하시고 추천하고 싶어요.
Q. 손님들 평가 중에서 기분 좋았던 기억이 있다면?
A. 지난번에 너무 맛있게 먹어서 다시 왔다고 말하는 손님들이 계신데, 너무 고맙죠.
Q. 코로나19로 많은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A. 현재 매출이 10%~20% 정도로 많이 오르긴 했는데요. 코로나 때는 사실 매출보다는 재료값이 너무 많이 올라가서 팔아도 거의 남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매출은 어차피 이곳이 동네 상권이니까 문제가 없거든요. 일반 회사 다니는 정도는 벌긴 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재밌진 않았죠. 지금은 재료값이 거의 30% 정도 떨어지는 상황이라서 한숨 돌리는 중이에요.
Q. 코로나를 거치면서 온라인 주문이 많이 늘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A. 온라인을 통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이제 그만하려고요. 왜냐하면 요즘 솔직히 배달비도 너무 비싸고 팔면서 이윤이 그렇게 많이 남는 것도 아닌데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굳이 내가 이 고생을 하면서 이렇게 해야 되나 생각돼서요. 이거 이용하면 인건비도 더 들거든요. 사람 한 명 쓰느니 안 팔고 그냥 홀 장사만 하는 게 낫겠다 싶더라고요. 오프라인과 비교했을 때 수익이 거의 3배 차이 난다고 보면 돼요. 만약에 배달로 5000원어치 판다면 홀에서는 한 1700원에 팔아도 이윤이 비슷할 거예요.
Q. 정부가 소상공인들을 위해 각종 정책과 자금지원이 실제로 도움이 됐나요?
A. 네. 도움은 많이 됐지만 실제로 손해 본 거에 비해서 돈이 적게 들어왔어요. 제가 손해 본 거는 한 달에 한 200~300만원 정도였는데 들어온 건 100만원 선에서 받았고요. 아예 피해액 계산해서 지원하는 경우는 한 70만원밖에 안 들어올 때도 있었고요. 물론 나라에서 전체 100만원~300만원씩 준다고 했을 때는 괜찮게 들어왔었는데 피해액 집계해서 준다고 했을 때는 집계된 게 엉터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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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호 사장이 운영하는 '규카츠와 파스타' 가게 외부 모습.(사진=임태경 기자) |
Q. 현재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A. 인건비가 너무 비싸서 저는 진짜 주말 등 바쁠 때 아니면 가급적이면 사람을 안 쓰려고요. 그리고 요즘 사람들 너무 마인드가 안 좋아요. 나오기로 해놓고서 안 나오기 일쑤고, 일 좀만 힘든 거 시키면 이제 못 하겠다고 말하는 직원들이 흔해요. 저는 솔직히 시급 1만 1000원이 저렴하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자기들은 그만큼 일한다고 생각하니까, 이럴 거면 차라리 키오스크를 쓰던가 한 그릇 덜 팔고 그냥 내가 하겠다는 마인드가 좀 생겨요. 더 이상 그렇게 괘씸한 사람들을 쓰고 싶지 않아서요. 그리고 인건비가 솔직히 너무 많이 올랐어요. 만약 제가 사업하기 전에는 인건비가 이 정도로 비싸지 않았는데요. 제가 만약 이렇게 인건비가 오를 줄 알았으면 저는 함부로 이 매장을 오픈하지 않았을 거예요. 이렇게 큰 매장을 얻지 않고 작은 매장에서 혼자 운영했을 거예요. 좀 조정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Q.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솔직히 지금 세금이 너무 높게 책정돼 있어요.남들이 보기에는 많이 버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제가 벌어가는 거 쓰는 거 다 해도 세금 내고 나면 남는 게 없어요. 이럴 거면 회사 다니는 게 낫죠. 누가 자영업을 합니까. 물론 정부에서 세금을 저렴하게 낮추게끔 만드는 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만약 그걸 조정하면 건물 가격도 같이 조정이 될 것 같아서요. 왜냐하면 그 사람이 대출받아서 건물을 산다면 이자가 나갈 테니까 월세를 어느 정도 받아야 할 텐데 그렇게 돼버리면 건물주들이 없어지겠죠. 건물을 다 팔겠죠. 세금 문제보다는 인건비 문제가 제일 커요. 솔직히 지금 시급이 너무 비싸고요. 서빙하는데 왜 1만 1000원이나 줘야 되는지 이해 못 하겠어요.
Q.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게 있다면?
A. 제 계획은 월세 안 내는 게 목표고요. 나중에 돈을 더 모아서 나중에 상가 하나 사서 운영해보고 싶어요.
Q. 같은 업종으로 유지할 계획인가요?
A. 아뇨. 술집 쪽으로 생각해두고 있어요. 원재료비 부담이 적은 이유도 있지만 술집에서는 비싸게 팔아도 그냥 넘어가잖아요. 비싸게 파는 대신 좋은 재료 써서 더 맛있게 만들 수도 있고요. 그래서 웬만한 음식점보다 술집 음식이 의외로 맛있는 경우가 많아요. 왜냐하면 거기는 원가를 막 타이트하게 잡지 않고 좀 여유롭게 잡기 때문이죠.
Q. 예비창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창업 대신 회사 생활 열심히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람들이 자기 실력에 대해서 과대 포장을 좀 잘하고 착각을 하는 편이에요. 보통 자기 실력을 객관화를 잘 못하더라고요. 대체로 90% 정도는 1년 안에 망합니다. 진짜 자기가 요리에 재능이 있고 사업에도 재능이 있고 사람을 잘 쓰고 돈 관리 잘해야 되는데 이걸 못할 것 같으면 하지 말고 그냥 회사 생활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돈 대출받아서 장사할 생각 하지 마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대출을 안 받고 했거든요. 그렇다고 부모님께 손 벌린 것도 아니고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돈을 모아서 창업한 케이스예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지금 MZ 세대들이 이렇게 된 게 MZ 세대가 떼를 쓸 때마다 너무 오냐오냐 다 받아준 게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좀 책임감이 없어진 것 같고요. 이왕이면 알바를 오기로 하고 안 왔으면 그것도 죄 아닙니까? 저는 그것도 범죄라고 생각해요. 저한테 엄청 큰 손해를 입혔거든요. 그리고 정부가 자영업자들한테 좀 관대했으면 좋겠어요. 이게 너무 직원으로 일하는 사람 위주로 지금 법이 짜여 있어서 좀 마음에 안 드는 게 너무 많아요. 그 사람들도 열심히 돈 모아서 언젠가는 창업을 할 수도 있잖아요. 그 사람들도 똑같은 입장이 될 수도 있어요. 그러면 결국 계속 이대로 가면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들만 편한 세상이 올 것 같아요.
저는 지금은 상관없는데 사업 초반에 타격을 너무 많이 받았거든요. 주휴수당 플러스 인건비가 그 당시에 제가 알기로는 7200원이었는데 물론 그 당시에도 사람들 주휴수당 포함해서 시간당 한 8000~9000원 챙겨줬을 거예요. 저도 그렇게 일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1만 1000원으로 오르니까 주휴수당까지 또 있으니까 끊어서 고용해야 되잖아요. 15시간씩 3명을 써야 돼요. 사람 구하기도 쉽지 않고요. 급여 부분은 노동 강도에 따라 금액을 조절할 수 있게끔 최저시급 커트라인을 좀 바꿨으면 좋겠어요. 직업 분야별로 구체적으로 계획안을 짜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그게 현실적인 금액 책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10년 일한 주방장이랑 어제 들어온 알바랑 급여가 똑같거든요. 이게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러면 급여를 시급을 낮출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정부 입장에서 세금이라도 줄여주던가 해야 되는데 어쨌든 너무 주휴수당 같은 거는 좀 없애줬으면 좋겠어요. 주휴수당을 왜 만든 건지 이해가 안 돼요.
그리고 보험료도 너무 비싸요. 말도 안 되게 책정돼 있어요. 지금 보험료 말도 안 돼 (국민)연금 솔직히 이거 제가 죽을 때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연금도 말도 안 되게 많이 내. 연금과 보험료를 합하면 130만원이 나와요. 그러면 전 적금도 안 했는데 세금까지 포함하면 아마 한 달에 한 200만원 이상 내거든요. 말이 안 되잖아요. 저는 아무것도 안 썼는데 200만원이나 나가니까요. 그러면 장사가 안 되는 자영업자들은 바로 인생 끝장이에요. 평생 모아둔 돈 다 날아가고 그런 거죠. 그리고 세금을 몰아서 내는 형식은 좀 부담되니까 조금씩 다달이 내는 방향이나 측정 방법을 좀 바꿔줬으면 좋겠어요. 이게 너무 몰아서 내니까 너무 비싸요. 보통 사업하는 사람들 처음에 6개월 동안은 세금을 안 내니까 잘 모르다가 한 1년 지나면 세금을 한 방에 내는데 그걸로 망한 사람이 되게 많아요.
6개월에 한 번씩 거의 내는데 종합소득세도 따로 내고요. 세금을 매달 알아서 측정돼서 빠져나가는 시스템을 만들면 자영업자들이 운영을 못해서 망하는 일은 좀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세금 자체도 좀 줄일 필요도 있고요. 그리고 인건비에서 부가세를 좀 덜어내거나 빼줬으면 좋겠어요. 종합소득세에서 줄여준다고 하지만 터무니없다고 생각해요. 세금을 왜 이렇게 많이 내는 건지, 부가세에 종합소득세, 건강보험료, 연금까지 다 합하면 제가 내는 세금이 일반 직장인들 월급보다 많을 거예요.
소상공인포커스 / 임태경 기자 allonbeb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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