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사업 전수받아 한결같은 맛·재료·양 고집....“방문해 포장해가면 1인분 더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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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의 뒤를 이어 25년째 부대찌개 식당을 운영 중인 박준호 사장.(사진=김진우 기자) |
서울 광진구 구의동 미가로 먹자골목에 소재한 부대찌개 식당을 찾았을 때는 공휴일이었다.
2층에 위치한 가게의 널찍한 창문들을 통해 내리쬐는 햇살에 마치 휴양지의 어느 식당에 온 듯한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냈다.
박준호(51) 사장은 여느 식당과 다름없이 분주한 분위기였지만, 짬을 내서 흔쾌히 인터뷰에 응했다.
친누나가 처음 부대찌개 사업을 할 당시, 박 사장은 회사를 다니다가 부대찌개를 좋아한 나머지 누나의 뒤를 이어서 이 일을 시작해 25년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20년 넘도록 부대찌개 식당을 운영해 온 데다가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하루도 빠짐없이 가게를 열고 한결같은 음식을 손님께 제공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정부가 기업보다는 자영업자를 비롯한 서민의 대출 금리, 세금 등을 인하하고 빚 탕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장사를 최소한 3년은 해 보고 결정해야 하는데 요즘은 10개월 만에 끝나는 게 비일비재하다며, 만약 대출을 받지 않고 자신이 가진 돈의 10프로만 창업에 투자할 수 있다면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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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의 뒤를 이어 25년째 부대찌개 식당을 운영 중인 박준호 사장.(사진=김진우 기자) |
<다음은 박준호 사장과의 일문일답>
Q. 자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됐나요?
A. 이 업종에 종사한 지는 24~25년 돼요. 이 가게는 10년~11년 정도 됐고요. 또 다른 동네에서 제가 5년 넘게 운영했어요.
Q. 부대찌개 업종을 선택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우리 집이 원래 부대찌개 장사를 했어요. 우리 누나가 부대찌개 장사를 처음 하게 돼서 저도 부대찌개 장사를 했는데요. 제가 부대찌개를 많이 좋아한 데다가 누나네 가게 부대찌개가 정말 맛있어서 종종 먹으러 다녔어요. 회사 다니다가 부대찌개 장사를 해서 돈을 벌어야겠다 결심하고 식당을 시작하게 된 거죠.
Q. 이 가게에 대해서 소개한다면?
A. 이 동네에서 저희 가게처럼 15년 가까이 된 집이 몇 군데 없어요. 손님들이 온라인을 통한 배달보다는 직접 가게에 방문하시는 게 훨씬 좋죠. 여기서 드시고 가면 더 좋겠지만 드시지 않더라도 포장해서 가져가시면 집에 가셔서 라면 끓이듯이 끓여 먹는데, (포장해가면) 대신 저희가 1인분을 더 드리죠. 저희 가게가 배민이나 쿠팡 이런 데 리뷰가 되게 좋아요. 그렇지만 배달 많이 오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남는 게 없거든요.
Q. 가게를 오랫동안 유지해온 장수 비결이 있다면?
A. 상황이 이렇게 어려워도 그래도 찾아와 주는 손님이 있으니까 그 사람들을 보고 일하는 거죠. 그리고 이 장사를 20년 넘게 했는데 다른 거 뭘 하겠어요. 50 넘어서 취업이 되는 것도 아니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이거밖에 없으니까 이거를 그냥 최선을 다해서 하루도 안 쉬고 하는 거예요. 누가 한 사람이라도 우리 가게에 와서 ‘아이씨 문 닫았어’ 이런 소리도 듣기 싫고요. 물론 우리 가게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정말 많고, 저희 가게는 좀 잘 되는 편이에요.
Q. 코로나19로 많은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A. 비슷해요. 지금 굉장히 많이 경기가 안 좋아서 코로나 때랑 지금 별 차이가 없어요. 코로나 때 경기가 안 좋아서 장사가 안 됐잖아요. 그러다가 작년 9월에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하면서 (매출이) 좋아지다가 올 1월부터 갑자기 또 물가 상승으로 경기가 안 좋아지니 지금 계속 매출이 줄고 있어요. 그나마 우리 가게는 오래 운영했으니까 고정 수익이 있어서 버틸 수 있는 거죠. 버틴다는 게 장사가 되면서 버티는 거랑 장사가 안 되는데 비수기로 버티는 것은 달라요.
Q. 정부가 소상공인들을 위해서 각종 정책과 자금 지원을 해주고 있는데 도움이 됐나요?
A. 정부가 해준 게 없어요. 뭘 해줘요. 정부가 높은 금리를 낮은 금리로 대환대출해 준다고 발표했는데 소상공인들한테 지금 해준 게 없어요. (주변 사장님들한테) 물어보면 그런 거 없다는 거예요. 무슨 대환대출을 해줘요. 은행에서 해줘요. 누가 해줘요. 예를 들어 제2금융권에서 금리 7%짜리 쓰고 있는 사람한테 신용보증재단에서 3% 정도로 낮춰줘야 되는데 발표만 해놓고 실제로 된 건 하나도 없어요. 정부가 자영업자를 속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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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부대찌개 식당 내부 모습.(사진=김진우 기자) |
Q. 현재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A. 모든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어요. 마트 가면 겁나서 못 사요. 우리 같은 경우에는 환율이 오른 데다가 운송비가 올라서 햄, 소시지가 15%~30% 올랐는데 계속 이런 식이에요. 전체적으로 거의 다 많이 올랐죠. 거기에다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낮춰주나요? 때마다 올립니다. 저희 가게는 코로나 때도 계속 올렸어요. 2년에 한 번 계약인데 임대차 보호법에 보면 2년마다 5%라고 나와있는데 거기에 맞춰서 올리지 않고 나한테 10만원 올려달라, 20만원 올려달라 이런 식이에요. 착한 임대인이요? 그거 다 뻥이에요. 실제로 착한 임대인들이 1000명 중에서 1명 꼴로 몇 명 있기는 하겠죠. 아무튼 가계 운영자금을 대출받아서 유지비로 충당하다 보니, 소상공인을 대출해 주는 신용보증재단에서도 이제는 한계를 느껴서 안 주는 거예요.
또 저는 지금까지 하루도 안 쉬고 꾸준히 운영했어요. 제가 하루도 안 쉬는데 한 달 매출이 600~700만원씩 줄어버리니 지출을 줄일 게 없어요. 제가 2~3명 몫을 하니까 버티는 거지 만약 종업원을 썼다면 인건비 때문에 망했겠죠. 저희는 원래 가족과 함께 평일에는 3명이 일하고요. 아르바이트 1명은 오전에만 함께 일하는데 이마저도 유지하기가 힘들죠. 왜냐하면 가계 지출로 집세와 자녀 학비, 생활비, 재료값, 대출금 이자, 원금을 갚고 있는데, 한 달에 3000만원을 팔던 가게가 2000만원 팔고 있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결국 빚을 계속 지는 거예요. 1000만원 갭이 생기니까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저축은행 같은 데서 대출을 받아서라도 메꾸는 거예요. 좋아지겠지 생각하면서 유지하려고 계속 노력하는데 좋아지기는커녕 정부는 계속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고 이자는 계속 늘어나니까 실제로 계속 지출이 더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드는 상황이 안 생기는 거죠.
Q.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지금 정부에서 계속 발표만 하고 실행이 된 게 없어요. 예를 들어서 소상공인들한테 고금리로 쓰고 있는 돈을 저금리로 대환대출을 해준다고 발표했잖아요. 그럼 뭐 하냐고요. 은행 가면 그게 열려 있지 않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안 된다고만 해버리니까 실질적으로 소상공인들한테 도움 된 거 하나도 없어요. 다른 사장님들한테도 물어보세요. 사장님 혹시 예를 들어 저축은행에 금리 10% 넘는 거 쓰고 있는 거 은행에서 대환대출해 준 거 있느냐고 한번 질문해 보세요. 그러면 제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가 확인이 돼요.
그리고 폐업하면 정부가 폐업 자금을 500만원인가 지원해 주는 게 있고, 대출받은 걸 일부 감면해 주고 그런다는데 망하기 전에 해줘야죠. 망하기 전에 구제를 해줘야지 망한 다음에 구제해 주면 무슨 소용이 있냐는 거죠. 망해서 신용불량자한테 신용 풀어주는 거고 망하기 전에 안 망하게 해주는 게 좋은 거죠. 은행 이자 때문에 망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럼 그 이자를 줄여줘서 낼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게 정부에서 할 일인데 그걸 안 하고 자꾸 이상한 소리만 하니까 그게 문제죠.
그리고 보증금이 보통 10개월 월세가 보증금이라고 보면 돼요. 그러니까 월세가 100만원인 가게라면 보증금이 1200만원 많으면 1500만원 정도예요. 임대 사업자들은 월세 3개월 밀리면 바로 내용증명을 보내요. 계약서상에 3개월 밀리면 나가는 조건이 되는 거예요. 3개월 이후로 내용증명 몇 번 보내고 6개월 차부터 명도소송을 진행해요. 제가 아무리 버텨봐야 10개월이면 판결이 나와요. 보통 1년 안에 끝나는 거죠. 그러면 나가야 되는 거예요. 만약에 제가 시설비는 2000만원 투자했으면 그거 다 날리는 거고요. 부동산 임대차 계획서에 보면 원상복구라고 쓰여 있어요. 그러면 제가 들어오기 전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야 하니까 오히려 철거하는 데에 비용이 더 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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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부대찌개 식당 외부 모습.(사진=김진우 기자) |
그리고 자영업자들 중에서 장사를 오랫동안 하고 있는 점도 다 가산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사람이 사업을 몇 년 해서 꾸준하게 이렇게 장사하고 있으면 담보가 없더라도, 예를 들어서 지금 이 오래된 가게를 운영하기 위해서 은행 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썼으면 은행 금리로 낮춰서 이 사람한테 좀 더 가게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야죠. 그런데 은행에서는 신용 점수 계산해서 조건에 못 미치면 안 되는 거죠. 신용점수 좋은 놈이 미쳤다고 제2금융권에서 돈 받아요? 소상공인들은 은행 가서 담보 없으면 아예 대출이 안 돼요. 이제는 DTI(총부채상환비율, 금융회사에 갚아야 하는 대출금 원금과 이자가 개인의 연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따져서 담보가 있어도 안 해줘요. 이미 받아 썼단 말이죠. 그런데 가게를 운영하려면 운영 자금이 더 있어야 되잖아요. 3년을 버텼어요. 장사가 될 만한데 또 경기가 안 좋아진대요. 그런데 그동안 받았던 금리는 높아졌단 말이죠. 그럼 제가 예를 들어서 자영업을 하고 있지만 보증재단에서 대출만 받았겠냐고요.
지금 아파트 담보대출받은 금리가 예를 들어서 3.5%짜리가 7%~8%로 올랐으면 아파트 살 때 담보대출받은 사람이 예를 들어서 1~2000만원 받았겠어요? 대부분 억 단위가 넘어요. 그러면 3.5%에 든 거를 7%~10%대 내면 한 달에 내는 돈이 아무리 30년 분납을 하더라도 이자 계산하면 이자만 2배 이상 늘었어요. 그러면 이자를 못 내니 저축은행에서 돈을 받아서 또 쓴단 말이죠. 엊그저께 뉴스에서 자영업자들 가계 대출이 줄었다고 얘기했는데 은행만 말한 거예요. 실제로는 줄은 게 아니고 은행권에서 못 받는 사람들이 저축은행 가서 제2금융권에서 받았으니 여기서 늘었으니까 가계 부채가 늘어난 셈이죠. 정부에 있는 관계자들이 계산을 잘못하는 거예요. 결론은 은행에서 대출을 못 받으니까 줄어든 거지 실질적으로는 더 고금리로 가서 대출받았단 얘기죠.
그리고 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 금리를 올린다고 하는데 금리를 올려서 서민만 망가졌다고 생각해요. 물론 금리를 올리는 게 미국에 달러를 회수하려고 코로나 때 돈을 너무 많이 풀었으니 달러를 회수하기 위해서 달러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미국이 자기네 자국 경기를 위해서 지금 금리를 올리니까 우리도 어차피 따라가는 거지만 이게 잘못됐다는 거예요. 금리 올라가서 지금 돈 장사 하는 애들만 돈을 버니까 금리를 올려도 좀 선별적으로 우리가 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은행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금리가 늘어나서 3.5% 받은 거 7%~8% 받으니 1년에 40조~50조씩 흑자가 나서 자기네끼리 돈 잔치하잖아요. 그거 다 서민들 돈이에요. 그러면 서민들한테 혜택을 줘야지 기업들 대상으로는 기업 대출을 싸게 해 주고 고용창출하라고 법인세 깎아주는 반면에 자영업자들이 내는 부가세를 깎아주는 건 없어요. 법인세 1.3%~1.5% 깎아줄 돈을 깎아주지 말고 서민들을 위해서 써야죠. 그러면 서민들 빚 지금 다 저금리로 대환해 줄 수 있어요. 사내유보금이 몇 조씩 쌓여 있잖아요. 법인세 안 내는 돈으로 고용을 창출하고 투자를 하는 게 아니라 대기업에서 사내유보금으로 계속 현금으로 쌓아놓는 실정이에요. 그 돈이 지금 박근혜 때부터 이명박 때부터 쌓아놓은 돈이 몇십 조가 넘어요. 그런데 지금 또 법인세를 깎아준다는 거예요. 뭘 깎아줘요? 원래대로 받아야죠. 문재인 정부 때는 원래대로 받았는데 지금 또 깎아준다는 얘기잖아요. 기업만 좋아지는 거죠. 기업이 망하는 거 봤어요? 기업은 자기네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 돈을 투자했기 때문에 어떡해서든 돈을 벌어요. 식품류 값이 계속 오르잖아요. 솔직히 말해서 밀가루 값은 1번 올랐는데 라면값은 지금까지 4번 올랐잖아요.
요즘 자영업자들이 내는 전기세랑 수도세, 가스값이 오른 것과 달리 기업은 그렇게 막 올려 받지 않아요. 우리가 내는 전기세 올리는 거랑 기준이 달라요. 기업은 굉장히 싸게 쓰고 있어요. 기업은 그 전기를 써서 돈을 생산할 목적으로 쓰는 거고 자영업자들은 생활을 하기 위해서 쓰는 건데, 지금 정부는 생활하는 사람들한테 돈을 더 내라고 요구하고 기업한테는 돈을 깎아주려고 하는데 이게 잘못된 거예요. 우리가 정부 예산으로 엉뚱한 데 쓰지 말고 진짜 정말 못 사는 상인 1%의 빚을 다 갚아주고 해마다 그렇게 단계별로 빚 갚아주면 대한민국은 빚 없이 살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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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의 뒤를 이어 25년째 부대찌개 식당을 운영 중인 박준호 사장.(사진=김진우 기자) |
Q. 부대찌개 전문점이라서 재료비 부담이 크겠군요.
A. 작년에 환율 때문에 딱 30프로 올랐어요. 우리가 쓰는 재료는 다 수입품이니까 환율 때문에 오르고, 운송비가 올라가니까 오르는 식이죠. 지금은 주 메인 재료인 수입품이 45%가량 올랐어요. 이게 코로나 때는 그렇게 올라가지 않았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터지고 나면서부터 막 물가가 올라가기 시작한 거죠. 그래도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은 음식값을 쉽게 못 올려요. 솔직히 저도 작년에 부대찌개 2000원 올려서 지금 1만원 된 거예요. 소주값도 다른 데는 5000원인데 저는 4000원 받아서 주변에서 5000원 받으라는 압박도 있고요. 지금 분식집만 가봐도 1만 1000원 받아요. 제가 가격을 쉽게 못 올리는 이유는 단골손님 중에서 신입사원 때부터 왔던 손님이 대리로 승진하고 결혼해서 애들과 함께 찾는 데다가 이런 손님들이 너무 많아요. 제가 처음에 가게 시작할 때 만난 저랑 연배가 비슷한 손님은 그 당시에 과장이었는데 지금은 전무가 된 사람도 있고요. 그 사람도 15년을 본 거예요.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모두의 눈치를 보게 되죠.
Q. 가계를 운영하면서 세운 소신과 철칙이 있다면?
A. 우리는 장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똑같은 재료에 똑같은 양과 똑같은 맛으로 제공하고 있어요. 20년 전 밑반찬이 지금도 똑같이 나가고요.
Q. 코로나를 거치면서 온라인을 통한 배달이 늘고 있는데, 오프라인 매장과 비교해 장단점을 말한다면?
A. 배달을 이용하고 있지만 정말 피곤합니다. 이게 남는 게 없어요. 예를 들어서 배달 업체에서 배달비를 6000원 떼어가요. 그러면 우리는 2인분부터 배달이 된단 말이죠. 그럼 2만원을 배달하면 6000원을 떼어가죠. 거기에다가 부가세 10%를 또 공제하고 저한테 보내줘요. 그럼 또 2000원이 삭감이 되는 거잖아요. 총 8000원이잖아요. 거기에 배달 용기 들어가잖아요. 그러면 얼마나 남겠어요. 2만원짜리 배달해서 남는 게 별로 없다니까요. 2만원 배달에 한 6000원 남을까? 그렇다고 배달 업체를 이용 안 하면 어떻게 배달해요. 제가 직접 배달할 수도 없고요. 거기에다가 카드 수수료까지 떼어가요. 물론 그렇게 해서 버는 사람도 있어야겠지만, 배달 대행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해서 돈을 버는 건 좋은데 결국은 배달플랫폼 기업들이 돈을 버는 거예요.
배달 업체 배달 대행하는 사람은 써야겠지만 저런 쿠팡이나 요기요, 배민을 이용 안 하면 우리가 훨씬 이익이죠. 저는 그래서 여기로 직접 테이크아웃을 하러 온 사람들한테는 2인분 이상 주문하면 1인분을 더 줘요. 그래도 그게 이익이에요. 저는 1만원을 싸게 주지만 배달 대행한테 6000원 줘야지, 광고료 줘야지 이거보다는 훨씬 더 이익이라는 거죠. 그런데 요즘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배달시키지 직접 오는 거 싫어하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손님한테 배달비는 100% 부과 못 해요. 6000원에 부가세 10%면 8000원이잖아요. 부가세는 그렇다 치고 제가 손님한테 직접 6000원을 더 요구하면 거의 안 사 먹죠. 그래서 제가 배달비를 내지만 손님한테 다 부과시킬 수는 없으니 2000원 정도나 일부만 부과를 시키는 거죠. 그래서 저는 배달도 달갑지 않아요.
Q. 직접 방문하면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저희가 판매를 한다는 기본적인 안내 공지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A. 가게에다가 ‘테이크아웃 하면 1인분 더 드립니다’라고 써놨죠. 그걸 아는 사람들은 꼭 와서 사가죠. 또 누군가가 네이버에서 올려주면 제가 거기에다 가게 소개할 때는 ‘픽업하시면 1인분 더 드린다’고 써놓죠. 그걸 보고 직접 사러 오는 사람도 있고요. 그런데 그 홍보라는 게 쉽지 않은 거예요. 그리고 만약에 배달플랫폼에다가 가게 소개글로 방문하면 1인분 더 드린다고 이렇게 써놓으면 얘네들이 삭제해 버려요.
Q.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A. 그런 게 어디 있겠어요. 지금 그저 버티는 거죠. 장사가 잘 돼 경기가 좋아져서 물가가 안정이 돼서 장사가 잘 되기만 바라는 거죠. 여기서 뭘 어떻게 해가지고 장사가 잘 된다? 글쎄요. 쉽지 않죠. 지금까지 일하면서 매출이 좋고 나쁨이 번갈아서 찾아왔지만 이번 파동은 너무 길고 자꾸 뭔가를 희망을 갖는 게 아니라 점점점 절망적인 거죠. 대부분 보면 인생이 다 똑같아요. 인생도 풍파가 있잖아요. 이것도 모든 게 다 똑같아요. 내가 힘들 때가 있으면 또 좋을 때가 있겠지 그런 생각하고 힘들 때 열심히 해서 좋을 때를 기약을 하고 그때를 대비해서 힘들지만, 또 열심히 살고 있는 거잖아요. 대출받아서 버티다가 장사가 어느 정도 좀 회복이 되면 대출금 갚고 그러는 건데. 대출이라는 게 원금이랑 이자를 같이 내다보니 어느 정도 시간이 가면 갚아지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저금리 대출을 못 갚으니까 고금리 대출로 메꾸는 악순환이 되다가 빛낼 데가 더 이상 없으면 폐업하기 싫어도 폐업할 수밖에 없게 되는 거예요.
Q.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언한다면?
A. 제가 한 업종으로 20년 넘게 일하는데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새로 창업하는 사람들 어떻겠어요. 창업하는 사람들은 하지 말아야 될 사람들이 막 하는 거예요. 경기도 안 좋은데 무슨 창업을 해요. 창업하지 말라고 말리고 싶어요. 예를 들어서 1000만원 갖고 있는데 10프로인 100만원만 갖고 창업할 수 있으면 그러면 하라고 권할 수는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창업할 때 1000만원이 필요하면 1000만원 대출받아서 해요. 그러면 망하는 거예요. 그리고 최소한 장사를 시작하면 3년을 해보고 망하든 안 망하든 그때 가서 결정을 하잖아요. 지금은 10개월이면 끝나요.
소상공인포커스 / 김진우 기자 jw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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