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수제화 공법으로 바르게 만드는 것이 목표...항상 편안하고 좋은 수제화 만들기 위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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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숙, 김학철 사장 부부는 20년 넘게 전통 수제화 공장과 전문매장을 운영하고 있다.(사진=이경희 기자) |
“전통 수제화 공법으로 바르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항상 편안하고 좋은 수제화를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개발하면서 최상의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수제화를 만듭니다.”
채인숙(61) 사장은 남편인 김학철 사장과 함께 수제화를 직접 제조하고 판매하는 일을 맡고 있다.
25년 장인 김학철 사장은 당뇨병 예방 및 발바닥 통증완화 구두를 특허받아 제조하고 있고, 부인인 채인숙 사장은 해당 구두를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에서 매장에서 10년째 판매하고 있다.
채 사장에 따르면, 남편은 손님의 발에 맞는 기능성 교정 깔창을 주문받아서 제작하는 수제화 특허증을 보유하고 있다.
공장 전시장과 매장도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수제화와 직접 제작 가공하는 것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채 사장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폐업하기 전까지 무기한 무료로 구두 수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가 터질 때부터 테크노마트를 찾는 손님이 줄어들면서 현재까지 손님이 없어 매장을 정리하는 중이라면서 깊은 근심을 드러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운영하는 매장을 정리하고 남편이 있는 공장 근처에 매장을 오픈할지 생계를 위해 요양보호사 일을 새롭게 시작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할 건지 업종을 확실히 선택한 다음에 유동 인구가 얼마나 다니는지 잘 따져보고 창업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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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숙, 김학철 사장 부부는 20년 넘게 전통 수제화 공장과 전문매장을 운영하고 있다.(사진=이경희 기자) |
<다음은 채인숙 사장과의 일문일답>
Q. 현업에 종사한 지 얼마나 됐나요?
A. 12년 정도 됐어요. 이 매장을 운영한 지는 10년 됐고요. 제 남편과 공장을 같이 운영하거든요.
Q. 10년 전에는 다른 장소에서 구두 가게를 운영하셨나요?
A. 바깥에서 1년 로드샵을 운영했어요.
Q. 현재 하는 일이 첫 자영업인가요?
A. 이 자영업이 처음이에요. 애 아빠가 구두 장인이에요. 그러니까 구두를 만든 지 오래돼서 공장을 차려서 지금 판매하고 있죠.
Q. 현재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애 아빠 때문에 한 거죠.
Q. 매장을 소개한다면?
A. 우린 장사가 안 돼서 수선까지 같이 해버려요. 그러다 보니까 가끔 수선도 해서 이렇게 운영하죠. 그러지 않으면 힘들더라고요. 제가 장사가 워낙 안 돼서 지금 문 닫으려고요. 지금 세일하고 있어요. 여자 신발은 50%로 세일해서 무조건 5만 원씩 판매하고 있어요. 남자 신발은 8만 원씩 팔고요.
Q. 공장도 문을 닫을 예정인가요?
A. 아뇨. 공장은 안 닫아요. 일단 여기 매장만 정리하고 공장 있는 곳에 하려고 그러는데 어떻게 되려는 지 모르겠어요. 저희는 공장 전시장도 운영하고 있고 다양한 수제화를 직접 제작하고 가공하는 것까지도 확인할 수 있어요. 애 아빠가 지금 기능성 신발을 만들고 있거든요.
Q. 어떤 기능성 신발인가요?
A. 당뇨병 예방과 발바닥 통증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는 구두를 제조하고 있어요. 또 당뇨 앓은 사람들이 그 신발을 신으면 지압이 돼서 편해요. 그런 장점 때문에 판매하는 거고요. 단골손님들이 발이 편하다고 와요.
Q. 구두 관련 사업을 한 지 얼마나 됐나요?
A. 사업 시작한 지가 25년~26년 됐어요. 원래는 공장을 크게 했어요. 크게 했는데 그게 부도가 나는 바람에 당분간 안 했다가 다시 자기가 기술이 있으니까 이거 해야 되겠다면서 다시 한 거예요. 이 사업을 하기 전에는 젊었을 때 구두 관련해서 성수동에 있는 공장에 직원으로 근무했죠. 그러다가 공장을 차린 거죠.
Q. 기능성 구두 제작과 관련해서 나름의 철칙이 있을 텐데 전해 들은 말씀이 있나요?
A. 우리 아저씨는 전통 수제화 공법으로 바르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항상 편안하고 좋은 수제화를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개발하며 최상의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수제화를 만들고자 노력한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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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숙 사장이 운영 중인 강변 테크노마트 내 수제화 전문매장 모습.(사진=이경희 기자) |
Q. 대기업 신발 메이커들이 중소 신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맞서 살아남은 비법이 있다면?
A. 대기업을 뚫고 어떻게 살아남겠어요. 그나마 애 아빠가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니까 견디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힘들어요. 우리가 대기업을 못 이기죠. 옛날에 대기업에도 우리가 납품해 봤어요. 그 당시에 그럴 때는 어음으로 주니까 그것도 6개월짜리 빠르면 3개월짜리로 줘서 그것도 힘들더라고요. 지금은 이제 그런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Q. 요즘 물가도 오르고 많이 힘드실 것 같은데요?
A. 단가가 올랐지만 판매가를 유지하려다 보니 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죠. 하지만 지금은 세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박리다매로 품목들을 정리하는 중이에요. 그리고 점포 정리하려는 주된 이유가 마진보다는 손님이 없어서죠. 손님만 어느 정도만 있으면 계속 운영하죠. 이 매장을 문 닫고 나서 요양보호사 같은 거라도 배워서 해보려고 생각 중이에요. 마냥 놀 수는 없으니까요.
Q. 언제쯤부터 손님이 줄기 시작했나요?
A. 코로나 터지고부터 지금까지 안 되는 것 같아요. 테크노마트에 사람이 안 다녀요. 그나마 옷은 사람들이 놀러 갈 때 좀 사 입는데 구두는 요즘 구두 신는 분들이 별로 없어요. 열이면 한두 명이나 신죠. 다 운동화 신어요.
Q. 1년 전보다 의류와 신발 물가가 6.1% 상승했다고 하는데, 물가 상승이 폐점의 주요 원인이겠군요?
A. 우리가 자재를 사러 가면 옛날에 1000원 했던 게 지금은 한 1500원 정도 해요. 그런데 우리는 판매 가격을 올릴 수가 없어요. 우리가 12만 8000원씩 팔았었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더 올릴 수가 없더라고요. 게다가 공치는 날도 있고 그러니까 지금 우리는 접는다고 준비하는 거죠. 특히 우리는 신발을 직접 제조하기 때문에 6.1% 물가 상승을 더 느끼죠. 물건 자재를 사러 가면 벌써 매주마다 다른 걸요. 그리고 물가 상승 원인이 아무래도 우크라이나 전쟁만 봐도 본드나 그런 것들을 다 수입하니까 그런 자재들의 가격이 오르다 보니 어려울 수 밖에 없죠.
Q. 물가가 안정되면 자재 가격은 떨어지나요?
A. 자재 값이 한번 오르면 떨어지지는 않아요.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지는 않더라고요. 모든 물가가 지금은 거의 50프로는 올랐어요. 가정에서 쓰는 것도 그러더라고요. 그러니까 서민들은 힘들어요.
Q.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MZ세대는 의류에 월평균 10만원을 지출하고 있고 대다수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구매한다는 나왔는데요. 오프라인 전문매장들이 생존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인데 온라인쪽 판매망은 있나요?
A. 그렇죠. 온라인 판매도 이뤄지기 때문에 이곳 오프라인 매장은 더 힘들죠. 좀 나이 드신 분들이 온라인 거래를 할 줄 모르기 때문에 여기로 많이 와요. 젊은 사람들은 안 와요. 공장에서도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올려놨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몇 년 걸쳐서 그게 알려져야 되는 거라서 그게 금세 잘 되는 게 아니잖아요. 지금 그거 올려놓은 지 한 1년 됐는데 아직까지는 그렇게 많이 들어오진 않더라고요.
Q. 이 매장을 찾는 소비자는 주로 연령대나 성별이 어떻게 되나요?
A. 여기는 연세들이 다 60대 후반들이 많이 와요. 젊은 사람들은 없고요. 위에 사무실이 있으니까 이제 젊은 사람들은 점심 때나 식당 찾으려고 오지. 그 외에는 안 찾아요. 그리고 저희 매장은 남자 손님보다 여자 손님이 훨씬 더 많아요.
Q. 이곳 수제화만의 노하우가 있을 것 같은데요?
A. 우리 아저씨가 수제화도 지금 특허를 얻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특허도 받아서 지금 특허청에도 등록돼 있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못하게 하는데요. 자기가 이게 천직이니까 하고 있는데 모르겠어요.
Q. 소비자들에게 신발 구매 팁이나 주의사항을 알려주신다면?
A. 신을 신었을 때 발이 편하고 가죽이 좀 부드럽고 편하면 돼요. 그런데 요즘에는 중국산 같은 거 사면 발 다 망가져요. 그래서 우리는 항상 신어보시고 발이 편하면 사라고 권해요.
Q. 손님마다 발 모양이나 발목의 모양이 저마다 다양할 텐데요.
A. 발들이 다 차이가 있는데 무지 외반증이 있는 사람들은 여기가 튀어나와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웬만하면 발을 잘 감싸주는 신발을 신으라고 권해요.
Q. 그런 기능성 신발이 따로 나오나요?
A. 기능성이 아니라 감싸주는 신발이 따로 있어요.
Q. 거기에 맞춰서 신발이 제작돼서 나오는 거군요.
A. 그렇죠. 이런 식으로 이렇게 감싸주면 무지 외반증은 여기가 탁 걸려요. 그런데 이거는 감싸줬기 때문에 안 걸리죠. 무지 외반증이 심한 사람들은 우리가 여기를 또 이렇게 때워서 거기를 좀 편안하게 신도록 넓게 해 줄 수도 있고요.
Q. 건강을 위해 신발을 고르는 팁을 소개한다면?
A. 발바닥이 편한 걸 신어야죠.
Q. 일부러 쿠션을 깔아야 되겠군요.
A. 아니요. 저희는 처음부터 그렇게 해 가지고 와요. 예전에는 그렇게 안 했는데 이제는 갈수록 손님들이 발 편한 걸 찾기 때문에 그렇게 만들어서 팔아요. 그래서 저희는 손님의 발에 맞는 기능성 교정 깔창을 주문받아서 제작하고 판매해요.
Q. 일단 쿠션을 깔든지 이미 쿠션이 깔려있는 신발을 신는 게 건강에 좋다고 보는군요.
A. 그렇죠. 발이 편해야 하니까요.
Q. 소비자가 구두를 오랫동안 신을 수 있도록 잘 관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
A. 저희는 될 수 있으면 구두약 칠을 자주 많이 해주라고 권해요. 구두약 칠을 많이 해주면 부드럽고 깨끗하고 아무래도 좋더라고요. 그런데 요즘에는 그렇게 구두약을 칠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더라고요. 우리 같은 경우는 가끔 그래도 한 번씩 구두약을 발라주는데요. 발라준 거랑 안 발라주는 거는 차이가 많이 나요.
Q. 비가 내릴 때 구두에 물이 닿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을까요?
A. 가죽은 비 맞으면 아무래도 안 좋죠. 물이 닿으면 서늘한 곳에서 말려서 신어야죠.
Q. 요즘 신발 트렌드는 어떤가요?
A. 장식이 있거나 요즘에는 발끝이 좀 뾰족한 신을 많이 신어요. 유행에 따라 어떨 때는 발끝이 둥근 거 위주로 찾는 사람들도 있고요. 그러니까 유행에 따라서 공장에서 만들어서 오니까 저는 팔기만 하죠.
Q. 신발을 보면 그 사람의 상격을 알 수 있다고 하던데, 실제 어떤가요?
A. 네. 신발에 따라 성격이 보여요. 좀 얄팍한 신발 디자인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감이 와요. 이렇게 신을 벗어놔도 저 신은 누구 신발이다. 이런 게 나오더라고요. 좀 깔끔한 사람들은 신발이 좀 얄팍한 거를 많이 신더라고요. 신발은 성격도 나오더라고요.
Q. 정부가 소상공인들을 위해 각종 정책과 자금지원 등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실제 도움이 되고 있나요?
A. 지금은 지원 안 하고 있잖아요. 코로나 관련 지원만 도움을 좀 받았죠.
Q. 남편분께서 특허를 얻어도 효과가 미미하다고 했는데 이것과 관련해서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정부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생각해요. 특허를 받아도 아직 손님이 없으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까 지금 머뭇머뭇하면서 기능성 구두만 조금씩 만들고 있어요. 크게 하는 게 아니고 혼자 하니까 그렇게 타격이 크지는 않은데 그래도 손님만 좀 있어도 이렇게까지 힘들지 않을 텐데 그 부분이 가장 큰 고민거리죠.
Q.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조언한다면?
A. 창업한다는 건 쉽지가 않아요. 창업하시려면 뭐 할 건지 업종을 확실히 선택한 다음에 유동 인구가 얼마나 다니느냐 이런 것도 다 따지고 해야 해요. 창업은 그런 거 안 따지면 힘들어요.
Q. 구두 관련 업종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A. 구두는 혼자 하는 게 아니에요. 신발 패턴사가 따로 있고 미싱 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 바닥 하는 사람이 따로 있기 때문에 혼자서는 창업이 안 되고요. 세 사람이 있어야지 이게 하나가 되는 거예요. 그러기 때문에 구두는 젊은 사람이 하기에 힘들어요.
Q. 협력업체와 관계가 있어야 된다는 말씀인 거죠?
A. 우리는 협력업체가 아니라 그 직원이 있어요. 그러니까 패턴 하는 사람이 가서 돈 주고 패턴을 해오고 그다음에 미싱 하는 사람이 미싱을 하고 그다음에 바닥은 우리 아저씨가 완제품을 만드는 거예요. 그렇게 세 팀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Q. 쉽게 말해서 그분들과 동업 관계를 맺어야 창업이 가능하겠군요.
A. 그렇죠. 그러니까 외주를 맡겨서 해가지고 오는 거죠. 같이 하면 월급 주는 식이면 마진이 안 남아요. 그러기 때문에 외주를 줘서 하나 하면 가지고 와서 그다음 순서로 미싱은 일주일에 두 번씩 와요. 예전에는 매일 왔는데 지금은 두 번 와서 일이 있으면 하고 나서 딴 데로 가요. 요즘에는 이 구두가 내리막에 접어들어서 그 사람도 한 군데서 일을 안 해요. 여기서 하고 저기서 하는 식으로 세 군데씩 뛰죠.
Q. 그런 인맥이 일단 있어야겠군요.
A. 있어야죠. 인맥 없으면 못해요. 이 업종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은 힘들어요. 아는 사람도 힘든데 전혀 모르는 사람은 더 힘들어서 이거 못해요.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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