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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코로나팬데믹으로 온라인플랫폼, 배달앱 등을 통한 비대면 소비가 급성장하면서 그에 따른 명암도 극명해지고 있다.(이미지=pexels) |
기나긴 코로나팬데믹은 소비의 방식, 유형, 대상 등에 대한 큰 변화를 가져왔다. 더불어 온라인플랫폼, 배달앱 등을 통한 비대면 소비가 급성장하면서 그에 따른 명암도 극명해지고 있다. 매출증가와 함께 늘어난 블랙컨슈머(Black Consumer)들의 ‘악성리뷰’ ‘리뷰갑질’ 등의 행위가 점점 도를 넘어서면서 기업·자영업자·소상공인들에게 고통이 되고 있다. 악성을 뜻하는 ‘Black’과 소비자를 뜻하는 ‘Consumer’의 합성어인 ‘블랙컨슈머’는 일명 ‘악덕 소비자’를 지칭하는 뜻으로, 최근 이에 대한 피해 호소가 늘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기업에 이어 소상공인·자영업자로 파고드는 블랙컨슈머들
비대면으로 구매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해당 대상을 먼저 경험한 소비자들의 후기는 구매를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판매자에게 있어 후기 관리는 매출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좋은 후기는 훌륭한 자산이 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해당 업체나 점포는 이미지 손실과 함께 돌이킬 수 없는 경제적 피해를 입기도 한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전담인력을 동원까지 해 이를 관리하고 대응하는 이유기도 하다.
피해를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사전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고초를 겪고 있는 것은 바로 블랙컨슈머들의 활약(?) 때문이다. 이들은 이용자 지위를 남용해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과장·기만성 정보 등을 SNS 등의 온라인에 무차별적으로 배포하고 확대·재생산함으로써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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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이 현저히 열악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경우 입소문에 취약한 만큼 조용한 해결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러한 약점을 이용해 최근에는 블랙컨슈머들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타깃으로 더욱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이미지=pexels) |
대한상공회의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품 사용 후 반품·환불·교체 요구 58.6%, 보증 기간이 지난 제품의 무상 수리 요구 15.3%, 과도한 금전적 보상 요구 11.3%, 인터넷·언론에 허위 사실유포 위협 6%, 폭언·시비 등 업무 방해 4.9%가 가장 대표적인 유형의 악성 행위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의 블랙컨슈머들은 소비자 관련 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거나 악성 민원을 제기하며 겁박하는 등 도를 넘어선 행태로 골머리를 앓게 하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매뉴얼과 교육을 통해 블랙컨슈머들에게 대응하며 반격해 나가고 있지만, 시간이나 자본이 현저히 열악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경우 온갖 모욕을 참아가며 ‘친절한 응대’를 해 주는 것이 최선이다. 입소문에 취약한 만큼 조용한 해결을 선호하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블랙컨슈머들의 요구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렴하기도 한다. 바로 이러한 약점을 이용해 최근에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타깃으로 더욱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진실 밝혀져도 결국 폐업 수순
소비자의 거짓 정보 유포로 인해 강제로 폐업 당하고 막대한 손실까지 떠안은 업주, 배달음식에 대해 필요 이상의 과도한 리뷰테러를 당해 이에 대한 스트레스로 사망에 이른 업주, 지속적 폭언·폭행 등을 당해 분노와 공포에 떨며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업주에 대한 사례 등 언론을 통해 알려진 안타까운 피해 외에도 그 수치와 피해 양상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법적·물질적인 적극적인 대응으로 피해를 줄여가고 있는 대기업에 반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아무리 진실을 밝히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론 ‘상처뿐인 영광’이 되어버리는 것이 부지기수다. 거기에 소모된 시간과 비용은 차지하더라도 훼손된 명예와 왜곡된 진실은 비록 승리로 마무리되었다하더라도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이미 등 돌린 소비자들에겐 지나간 일에 대한 진실 따윈 관심 밖이다. 고객을 잃고 영업까지 망쳐버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그렇게 폐업의 수순을 밟으며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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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한 소비행위 근절로 건전한 소비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소비자 의식을 함양하는데 적극적으로 동참할 필요가 있다.(이미지=pixabay) |
점수 매기는 사회... 소비자 의식 함양 필요
신용, 서비스, 고객만족도 등등... 온통 대상에 대해 점수를 매기고 그 결과에 따라 가치를 평가하는 우리사회에서는 생존을 위해 점수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블랙컨슈머에 대응하는 법률안 발의, 매뉴얼 구축, 교육·훈련 등의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를 타개하기 위한 직접적인 노력의 몫은 고스란히 피해자의 영역일 뿐이다.
블랙컨슈머들의 악의적 불공정 행위는 사례에 따라 모욕·명예훼손·영업방해죄 등으로 처벌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근절하기 위한 처벌이나 법률 마련 또한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와 소비자 간의 적극적인 소통의 노력이 우선되어야한다. 또한 그릇된 권리 행사가 ‘갑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현실적인 제도교육도 필요하다.
아울러 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들도 ‘고객은 왕’이라는 식의 무조건적인 고객만족 서비스가 아니라, 원칙을 세워 일관성 있게 대응하고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통해 공정한 시장 질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은 블랙컨슈머와 같은 비윤리적 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때로는 구성원 모두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불공정한 소비행위 근절로 건전한 소비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소비자 의식을 함양하는데 적극적으로 동참할 필요가 있다. 진화하는 소비 시장, 당신은 어떤 소비자인지 고민해 볼 때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영란 기자 supu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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