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匠人 줌인] 40년 ‘수입·중고 오디오 판매’ 이충욱 사장 “디지털 음악과 달리 영상·고음질의 음성 매력”

인터뷰 / 이경희 기자 / 2022-10-10 16: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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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온라인 거래·도매 쪽 거래...지나치게 가격 낮추지 않도록 제재 조치 바램”
▲수입 및 중고 오디오를 판매하는 외길을 40년째 걷고 있는 이충욱 사장.


“저는 1982년 이후부터 각국의 유명 중고 브랜드 및 다양한 중저가 오디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좋은 가격에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40년째 수입 오디오와 중고 오디오를 판매하고 있는 이충욱(70) 사장은 3년 전에 강남에서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로 점포를 옮겼다고 한다.

어릴 적에 전자·전기 학원을 통해 기술을 연마한 이충욱 사장은 취미 삼아 드럼 연주를 즐기다가 이 일을 시작했다고.

이 사장은 코로나19 타격도 있는 데다가 스마트폰 출시 이후부터 대중은 디지털 음악을 즐기는 추세라서 그만큼 오디오 시장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디오의 아날로그 특색을 아는 마니아는 현재도 꾸준히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마니아 층의 90%는 남자이고, 중산층이면서 50대 이상 중년층이 주로 오디오를 찾지만 가족이 집안 인테리어 등을 이유로 오디오 구매를 심심찮게 반대한다며 그의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또 정부를 향해서는 온라인 거래뿐만 아니라 도매상들이 출혈 경쟁하는 게 제일 큰 문제라면서 소상공인과 오프라인 시장을 살리기 위해 당국이 가격 규제에 적극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어렵지 않은 일이 없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로 꾸준히 파고들어야 성장도 앞당길 수 있다며 그래야 본인처럼 다음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고, 재미있게 일하자는 마음으로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충욱 사장이 운영하는 수입 및 중고 오디오 매장 모습.(사진=이경희 기자)


<다음은 이충욱 사장과의 일문일답>

Q. 이 자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됐나요? 
A. 이 업종으로만 40년간 자영업에 종사했습니다. 이 매장을 운영한 지는 3년 됐고요. 제가 운영하는 매장이 같은 층에 하나 더 있거든요. 제품의 올드 모델과 신모델을 구분해 놓으려고 매장 두 군데로 나눠서 운영하고 있어요. 이곳에 오기 전에는 강남에서 했었죠. 그리고 자영업을 하기 전에는 소소한 다른 일을 했었어요. 

Q. 이 업종을 선택한 계기가 있다면? 
A. 제가 어렸을 때 이것과 연관 있는 학원을 다녔어요. 그러니까 전자·전기 학원을 다녔어요. 거기서 기술을 배웠죠.

Q. 그것을 시작으로 음향기기 쪽으로 관심을 갖게 된 건가요?
A. 그거는 옛날에 제가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 감상실을 좀 다니다가 드럼 연주도 좀 해보다가 이 일을 하게 됐어요.

Q. 가게를 운영하면서 소신을 세운 점이나 철칙이 있다면?
A. 모든 사람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가격을 좀 좋게 하고 상품을 믿을 수 있게끔 하는 게 우선이겠죠. 그게 기본이죠.

Q. 오디오가 디지털음악과 스마트폰에 밀려난 느낌인데, 요즘 어떤가요?
A. 점점 심해지죠. 그러니까 저희가 점점 운신의 폭이 좁아지죠. 대중이 스마트폰으로 활용하고 있는 부류고요. 저는 거기에 맞춰서 제가 지금 하는 것은 전문적으로 듣는 사람들 위주로 이제 갈 수밖에 없어요. 스마트 폰으로 듣는다고 해서 음질이 좋지 않잖아요. 고가품은 고가품에 맞게 품질을 다 세트로 맞춰야 되니까 그런 거는 가능하지만 스마트폰 쪽으로 점점 밀려나니까 그만큼 사실 입지가 좁아지고 있어요.

아날로그 쓰던 사람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아날로그에 손을 떼게 되면 새로운 사람이 생겨나야 되는데 젊은 사람들은 스마트폰 세대로 가니까 점점 이 시장이 좁아지는 거죠. 저뿐만이 아니라 카메라가 제일 타격이 크죠. 카메라 같은 경우도 스마트폰으로 다 되잖아요. 실제로 카메라보다 더 잘 나와요. 그다음으로 소형 오디오들이 다 없어지고 있잖아요. 지금은 무선으로 스마트폰을 흔하게 쓰니까 어쩔 수 없이 거기에 맞춰서 살아가는 수밖에 없죠. 저희가 아무리 애쓴다고 될 일이 아니에요. 

 

▲이충욱 사장이 운영하는 수입 및 중고 오디오 매장 모습.(사진=이경희 기자)


Q. 디지털음악과 비교해 오디오만의 장점이 있다면?
A. 영상 쪽으로 오디오도 이렇게 보면서 성취감이라는 게 있거든요. 이와 달리 스마트폰 조그만 거 가지고 자기가 아무리 좋은 소리가 난다 한들 느낌이 또 달라요.

Q. 스마트폰은 이어폰을 이용하든 스피커로 듣든 오디오보다 음질이 안 좋나요?
A. 네. 그게 아무리 오디오 소리가 난다 한들 이 오디오 수요층은 오디오를 이렇게 놓고 딱 봤을 때 이렇게 디자인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오디오로 듣는 거랑 스마트폰으로 듣는 걸 비교하면 처음에 들을 땐 음질이 둘 다 똑같은 느낌이 들지만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스마트폰은 오래 못 들어요. 

Q. 오디오 전반적인 특징에 대해 소개한다면?
A. 요즘 오디오가 몇천만 원짜리로 상당히 비싸거든요. 제가 갖고 있는 올드 모델 하나가 1200만원 나가요. 올드 모델은 장인이 손수 만든 거라서 비싸죠. 반면 요즘 신모델은 기계로 만들기 때문에 더 저렴해요. 만약 신모델도 수작업으로 만든다면 억 단위로 나가요. 얼마 전에 국제 오디오 쇼를 했거든요. 거기 나온 제품들은 억 단위예요. 이 제품들은 몇십 년 전에 만들어 놓은 거니까 천만 원 단위지만 요즘은 소량으로 만들고 고가로 하는 추세인데, 이런 추세로 만드니까 엄청 비싸죠. 그 가격을 감당 못하는 사람들이 이런 중고로 구매해요.

요즘 tv 70인치, 100인치가 고장 나면 통째로 바꿔요. 수리업체에 가면 하나하나 고치지 않고, 내부에 보드를 다 바꿔야 한다고 말해요. 이처럼 요즘 오디오도 키트식으로 만들어서 소리가 좋지 않고, 고장 나면 다 부품을 아예 새것으로 바꿔 버려요. 반면 이렇게 옛날에 핸드메이드로 만든 것들이 소리가 좋으니까 가격이 비싸죠.

Q. 기술자들이 직접 조립해서 만든 올드 모델들은 기계로 생산하는 신모델보다 망가지는 일이 드물 것 같군요.
A. 네. 맞습니다. 저기 키트 식으로 만든 건 하나가 고장 나면 연쇄적 반응으로 고장 나거든요. 그래서 다 바꿔야 되지만 수작업으로 만든 제품은 고장 난 부품만 교체해 주면 해결돼요.

Q. 올드 모델을 수리할 수 있는 기술자가 드물 거 같은데요.
A. 네. 맞습니다. 기술자들도 점점 없어지니까 요즘은 수리 담당자들도 전문적인 옛날의 수리 기사가 아니에요. 요즘은 전문 기사들한테 수리를 맡기는 것도 쉽지 않아요.

 

▲이충욱 사장이 운영하는 수입 및 중고 오디오 매장 모습.(사진=이경희 기자)


Q. 사장님은 판매와 수리를 동시에 맡고 계신가요? 
A. 수리하던 사람은 원래 판매를 못 해요. 수리와 판매는 분업화가 돼 있어요. 저는 전문 수리점을 알고 있죠. 계속 맡길 사람에게 저희가 의뢰를 하거나 저희가 수리를 맡겨서 해결해요. 수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에요.

Q. 온라인을 통한 홍보나 거래도 하나요?
A. 저는 2021년부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어요. 제가 한 40년간 일하다 보니까 그동안 계속 축적된 저희 주변 사람들이 있어서 그 사람들 덕분에 그럭저럭 운영해 나가고 있어요. 새로운 손님들도 블로그 통해서 오셔서 신뢰가 가면 계속 찾아오시곤 하시죠.

Q. 손님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에서 어느 쪽으로 주로 찾는 편인가요?
A. 반반이라고 봐야 돼요. 제가 오프라인에서도 그동안 거래한 사람들이 입소문 나서 거래하니까요.

Q. 온라인과 오프라인 각각 장단점이 있다면?
A. 온라인은 사람들이 블로그에서 실물로 보지 않고 사진으로 보니까 실물을 대했을 때 좀 다른 점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서로 간에 대화를 솔직하게 해야 되는데 팔기 위한 목적으로 좀 과장되게 말하면 항상 실패가 따라와요. 그러니까 그렇게 하지 않아야 계속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이죠. 잘못된 점은 뭐가 있다고 사실대로 말을 해야 되겠죠. 요즘 젊은 세대가 특히 심해요. 

Q. 주된 손님 부류는?
A. 중산층이면서 50대 이상 중년층 남자 손님들이 주된 고객이죠. 오디오 마니아층 90%는 남자 손님이세요. 그런데 남자가 아무리 좋아해도 집에서 가족이 그걸 인정을 해줘야 돼요. 인정을 안 해주는 게 심해요. 집에서 개인적으로 즐기고 싶어도 가족이 이런 걸 왜 갖다 놓느냐고 좀 구박을 한다고나 할까요. 집안 디자인을 모두 다 맞춰놨는데 이 오디오 디자인과 다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서로 간에 그런 게 있어요.

Q. 현재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A. 점점 개인 간에 온라인으로 거래하거나 일반적으로 당근 마켓이나 중고거래 이런 데서 주로 사람들이 거래하니까 좀 어려운 점이 있죠. 그런 부분은 저희가 경쟁력이 좀 떨어져요. 중고도 중고 나름인데 당근 마켓 같은 경우는 저가격으로 주로 거래를 많이 하는데 사실 저가격으로 해야 이게 거래가 가능해요. 하지만 저희는 그 가격대로 거래하는 게 좀 어려운 점이 있어요. 

Q. 중고품을 다루지만 가격 경쟁에서 밀린다는 말씀이죠? 
A. 제가 보유한 제품들은 고가가 많아요. 당근마켓은 고가로 거래를 안 하니까 그전에는 저희한테 왔던 손님들이 당근마켓 그런 데가 활발하게 거래되다 보니까 그 사람들이 그쪽으로 가버렸죠. 당근마켓 이용하는 사람들은 세금도 안 내고 점포도 없는 조건에 맞춰서 하니까 사실은 실질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거든요. 그런데도 그 부분에서 고객들을 많이 뺏겨요. 저뿐만이 아니라 일반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당근마켓에서 거래하는 업체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거기에다가 자기가 일반 개인 간이라고 생각하고 거래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요. 저희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Q.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이 점포에서 거래하는 모든 상인들이 요즘 어려우니까 스스로 잘해 나가도록 정부가 간섭을 좀 안 했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잘해 나가야지 자꾸 무슨 공문 같은 게 내려와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간섭하는 것은 여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돼요. 왜냐하면 지금은 각자도생이기 때문에 각자가 힘들게 해 나가는데 그런 게 아무 의미가 없어요. 차라리 정상적인 방법으로 정부가 기업들을 좀 신경 쓰는 게 낫지 저희같이 이런 일반 사업자들은 그냥 스스로 해나가게 놔두는 게 낫죠. 

그리고 아무리 정부에서 대출을 해준다고 해도 각자 신용에 따라서 은행에서 결정하는 건데 정부에서 해준다고 말만 할 뿐 실제로 조건이 까다로우니까 그런 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봐요. 괜히 대출해 주면 전부 다 어려운 사람들인데 부채에만 시달리죠. 그러니까 지금은 어쩔 수 없어요. 우리는 외국 따라가는 거니까. 갚을 능력이 안 되면서 준다는 거 막 받았다가 나중에 어려워하는 사람도 많이 봤거든요. 그러면 사실 장사가 된다 해도 다 거기에 시달리게 되면 장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를 못해요. 

Q. 요즘 폐업도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폐업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정부에 바라는 점은 없나요?
A. 우리나라는 도매상들이 출혈 경쟁하는 게 제일 큰 문제예요. 그러면 소상공인들이 힘들어지죠. 그 사람들이 경쟁하는 걸 떠나서 막 밀어내기식으로 경쟁하잖아요. 어떤 거는 그냥 막 덤핑(채산이 맞지 않는 싼 가격으로 상품을 파는 일) 처리하니까 정상적으로 앉아서 거래하는 사람들은 힘들어지죠.

Q. 가격을 지나치게 낮춘다는 말씀인가요?

A. 가격을 낮춘 게 아니라 정부에서 도매상들에 대한 유통 부분을 좀 방치해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거거든요. 일단 대기업에서부터 그러잖아요. 예를 들어서 tv 뭐 50인치를 판다고 하면 인터넷으로 사면 더 싸게 사잖아요. 그러면 그걸 대기업에서 어떤 문제가 있으니까 그렇게 되는 거잖아요. 왜 싸게 팔겠어요. 그럼 그 사람이 출혈 경쟁하는 거예요. 그렇게들 거래하니까 이런 소기업에서 더 힘들어지죠. 우리나라에서 정상 거래가 안 되니까 문제예요. 그러니까 정상 거래하게끔만 하면 되는데 그런 점이 아쉽죠.

Q. 정부 측에서 온라인상이나 도매 쪽의 거래가 너무 지나치게 가격을 낮추지 않게끔 제재 조치를 바란다는 말씀이죠?
A. 네. 그렇습니다. 그래야 소상공인을 포함해서 오프라인 상가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A. 계획 없어요. 제 나이가 70인데, 그냥 이대로 5년 정도 더 하다가 이제 정년 퇴직해야죠. 
그 이상은 못 할 것 같아요.

Q. 혹시 자녀분이 계시면 가업으로 물려줄 생각은 없나요?
A. 저는 딸만 있어서 못 해요. 그리고 제가 어렵게 다들 공부시켜 놔서 제 딸들이 제 앞가림들 하니까 모두 형편이 좋아서 오히려 저보고 이거 하지 말래요.

Q.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조언한다면?
A. 창업은 자기가 전문적으로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 한 가지를 파고 들어가야 돼요.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다음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나 고민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내일이 빨리 와서 하루라도 재밌게 장사를 해야겠다는 입장이거든요. 그렇게 하려면 자기가 좋아하는 걸로 창업을 해야 돼요. 어렵지 않은 일은 없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 그게 극복이 되거든요. 그런데 자꾸 일을 바꾸면 그만큼 자기의 성장이 느려져요. 그런 사람 많이 봤어요. 차라리 한 가지만 쭉 했으면 호봉도 올라가고 계속 그 분야에서 스타도 되고 그럴 텐데 자꾸 업종을 바꾸면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자기가 하는 게 어렵더라도 그냥 밀고 나가면 될 것 같아요.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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