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숏폼 영상 하나로 월 매출 2배 올린 반찬가게 사장… “편집 기술보다 진정성이 핵심”
▶ 셀프 브랜딩 성공한 소상공인 5인의 공통 전략 분석
▶ 전문가 “소상공인 셀프 브랜딩은 비용 절감이 아닌, 차별화 전략”
▲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한 소상공인이 스마트폰으로 직접 조리 과정을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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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한 소상공인이 스마트폰으로 직접 조리 과정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 제미나이) |
◇ 왜 사장님의 얼굴이 최고의 브랜드인가
광고의 시대는 변하고 있다. 완벽하게 편집된 광고 영상보다, 투박하더라도 진솔한 콘텐츠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시대다. 특히 소상공인에게 이 변화는 기회와도 같다. 대형 광고 예산 없이도 스마트폰 하나로 효과적인 브랜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이 2026년 1월 20~50대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 콘텐츠 신뢰도 조사’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동네 가게 사장님이 직접 출연하여 만든 콘텐츠”에 대한 신뢰도가 72.1%로, “전문 광고 대행사가 제작한 광고”(34.8%)의 2배를 넘었다. 특히 30~40대 여성 소비자 사이에서 이 격차는 더욱 두드러졌다.
인천 남동구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최모 씨(47)는 이 변화를 몸소 체험한 당사자다. 그는 2025년 8월부터 자신의 조리 과정을 촬영한 짧은 영상을 인스타그램 릴스에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얼굴도 안 나오게 손만 찍었어요. 그런데 아내가 ’사장님 얼굴이 나와야 신뢰가 간다’고 해서, 용기를 내서 얼굴을 내밀었죠.”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최 씨가 새벽 4시에 시장에서 재료를 직접 고르는 모습, 어머니에게 배운 양념 비법을 소개하는 영상, 실패한 요리를 솔직하게 보여주는 영상 등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현재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약 1만 2,000명이고, 온라인 주문의 약 60%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들어온다. 월 매출은 영상을 시작하기 전보다 약 2.1배 늘었다. “광고비는 0원이에요. 스마트폰으로 찍고, 무료 앱으로 간단히 편집해서 올리는 게 전부예요. 그런데 300만 원짜리 전단지보다 효과가 훨씬 좋아요.”
◇ 성공 법칙 1·2: ‘진정성’과 ’일관성’
셀프 브랜딩에 성공한 소상공인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창업교육팀이 2025년 셀프 브랜딩 성공 소상공인 50인을 분석한 결과, 다섯 가지 공통 법칙이 도출되었다. 첫 번째 법칙은 ’진정성(Authenticity)’이다. 완벽한 영상보다 솔직한 영상이 반응이 좋다. 실수를 숨기지 않고, 가게 운영의 어려움도 솔직하게 공유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분석 대상 50인 중 43인(86%)이 “완벽하지 않은 콘텐츠가 오히려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답했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수제 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강모 씨(35)는 진정성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번은 새 메뉴를 개발하다가 패티가 완전히 타버린 적이 있어요. 그 모습을 그대로 찍어서 ’오늘의 실패’라는 제목으로 올렸는데, 그게 제 영상 중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어요. 댓글에 ’이렇게 솔직한 가게라면 믿고 갈 수 있다’는 반응이 많았죠.”
두 번째 법칙은 ’일관성(Consistency)’이다. 콘텐츠 업로드의 빈도와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성공한 소상공인들의 평균 콘텐츠 업로드 빈도는 주 3~4회였으며, 업로드 시간도 대체로 일정했다. 매일 아침 7시에 그날의 메뉴를 올리는 식당, 매주 수요일 저녁에 ’수요 꿀팁’을 올리는 미용실 등이 대표적이다.
◇ 성공 법칙 3·4: ‘전문성 공유’와 ’소통’
세 번째 법칙은 ’전문성 공유(Expertise Sharing)’다. 단순히 상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을 무료로 공유하는 것이다. 가전 수리점 사장이 ’간단한 자가 수리 팁’을 알려주거나, 꽃집 사장이 ’꽃을 오래 보관하는 법’을 공유하는 식이다.
서울 용산구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송모 씨(39)는 매주 ’꽃 이야기’라는 시리즈 영상을 올린다. 계절별 추천 꽃, 꽃말의 유래, 화병 물 관리법, 결혼기념일에 어울리는 꽃 조합 등 다양한 정보를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제작한다. “꽃에 대한 정보를 알려드리면, 자연스럽게 ’이 꽃 어디서 사요?’라는 질문이 오고, 그게 주문으로 이어져요. 직접적인 광고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효과적이에요.”
네 번째 법칙은 ‘소통(Engagement)’이다. 댓글에 성의 있게 답하고, 고객의 의견을 콘텐츠에 반영하며, 팔로워와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니라 양방향 소통을 통해 ’사장님’과 ’손님’의 관계를 넘어 ’이웃’이나 ’친구’ 같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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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꽃집 사장이 꽃다발 제작 과정을 촬영하며 전문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 = 제미나이) |
대구에서 수선집을 운영하는 오모 씨(61)는 “인터넷은 잘 모르지만 손님들이 인스타그램 하라고 해서 시작했다”며 “댓글로 ’이 옷 수선 가능해요?’라고 물어보시면 바로 답을 드리는데, 그렇게 온 분들이 꼭 오시더라고요. 인터넷에서도 결국 사람 사이의 대화가 중요한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 성공 법칙 5: ‘지역 밀착’… 동네 사장님의 강점을 살려라
다섯 번째 법칙은 ’지역 밀착(Local Focus)’이다. 소상공인의 주요 고객은 반경 2~3km 이내의 지역 주민이다. 따라서 전국적인 바이럴을 노리기보다는, 지역 커뮤니티에서의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구체적으로는 지역 해시태그 활용(예: #마포맛집 #홍대카페 등), 동네 행사나 소식과 연계한 콘텐츠 제작, 인근 상점과의 협업 콘텐츠 등이 있다. 지역 맘카페나 아파트 커뮤니티에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이다.
경기도 분당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남모 씨(42)는 “저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질 필요가 없어요. 정자동, 수내동 주민들이 저를 알아봐주면 그걸로 충분해요”라며 “그래서 콘텐츠에 항상 동네 이야기를 넣어요. ’오늘 분당천 벚꽃이 예쁘던데, 산책하시다가 들러주세요’라는 식으로요. 그러면 동네 분들이 정말 와주시거든요”라고 설명했다.
◇ 주의할 점과 전문가 조언
셀프 브랜딩에도 함정은 있다. 가장 흔한 실수는 콘텐츠 제작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투입하여 본업에 지장을 주는 것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에 따르면, 셀프 브랜딩에 실패했다고 응답한 소상공인의 38.2%가 “콘텐츠 제작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겨 매장 운영에 소홀해졌다”를 실패 원인으로 꼽았다.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정윤석 교수는 “소상공인 셀프 브랜딩의 핵심은 ‘완벽한 콘텐츠’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콘텐츠’”라며 “하루 30분 이내, 스마트폰 촬영·편집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부정적인 댓글이나 악성 리뷰에 대한 대처 방법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오히려 상황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침착하고 정중하게 답변하되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과 관계자는 “셀프 브랜딩은 단순한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소상공인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드는 전략”이라며 “정부도 소상공인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에서 셀프 브랜딩 과정을 확대하고,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소상공인 셀프 브랜딩의 본질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대기업의 세련된 광고를 흉내 낼 필요도 없고, 전문 장비를 갖출 필요도 없다. 사장님의 진솔한 모습, 음식에 대한 열정, 고객에 대한 감사… 이것들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전달될 때, 그 어떤 광고보다 강력한 브랜드가 만들어진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영란 기자 supu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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