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전략] 폐업 위기 속 소상공인, '전략적 공동체'로 체질 개선 나서야

탐사보도 / 노금종 기자 / 2025-05-07 16: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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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노력을 넘어선 구조적 대응, 공동구매는 선택 아닌 생존 전략

▲ 공동구매의 효과는 단순한 비용 절감에 그치지 않는다. 혼자서는 시장 가격을 따라갈 수밖에 없지만 함께하면 시장 가격을 만들 수 있다.(사진=pixabay)

 

 

소상공인의 문제는 단순히 가격이 아니다. 본질은 협상력이다. 같은 식자재를 구매해도 누군가는 낮은 단가를 받고, 누군가는 높은 단가를 감수한다. 차이는 규모에서 나온다. 공동구매는 원가 절감 방식이 아니라, 그동안 개별 사업자가 가질 수 없었던 ‘시장 참여 권한’을 만드는 구조다.

 

대기업은 구매 조직을 통해 장기 단가 계약을 체결하고, 물류를 통합하며, 마케팅을 분업화한다.

 

반면 소상공인은 대표 1인이 발주·가격 협상·홍보까지 모두 감당한다. 현금 거래 중심의 소량 발주는 단가 협상력을 만들 수 없다. 공동구매는 이 격차를 줄이는 유일한 현실적 방법이다. 여러 점포의 수요가 하나로 묶이는 순간, 개별 점포는 ‘소비자’에서 ‘구매 주체’로 전환된다.

 

 공동구매, 폐업 속도 늦추는 가장 현실적인 장치


현장에서 나타나는 공동구매의 효과는 단순한 비용 절감에 그치지 않는다. 식자재 단가 인하, 물류비 절감, 공동 마케팅을 통한 신규 고객 유입 등은 모두 ‘규모의 경제’가 작동한 결과다. 매출이 동일해도 순이익이 달라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 변화는 폐업 속도를 늦추는 가장 현실적인 장치다.

 

 

▲ 생존을 개인의 노력으로만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공동은 선택이 아니라 전략이 된다. (사진 = 소상공인포커스 DB)

 

 

그러나 공동구매는 항상 성공하지 않는다. 실패의 원인은 인간관계가 아니라 시스템 부재다. 회계 처리 기준이 없고, 역할 분리가 되지 않으며, 규약 없이 운영될 때 갈등이 발생한다. 특정 개인에게 의존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공동은 감정이 아니라 설계다. 정산 방식, 의사결정 구조, 참여 기준이 명확할수록 오래 유지된다.


공동구매는 단순한 협력이 아니라 ‘미니 기업화’다. 구매팀, 정산 시스템, 물류 관리, 공동 마케팅이 기능별로 나뉘는 순간 소상공인은 처음으로 조직 형태의 경쟁력을 갖게 된다. 이 구조가 만들어질 때 가격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위치로 올라간다.


정책적으로도 공동구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지금까지의 지원 정책이 개별 점포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공동 조직 단위 지원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공동 물류 센터, 공동 결제 시스템, 공동 브랜드 개발 등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소상공인의 시장 지위를 바꾸는 장치가 된다.


결국 공동구매의 핵심은 단가가 아니다. 협상력이다. 혼자서는 시장 가격을 따라갈 수밖에 없지만, 함께하면 시장 가격을 만들 수 있다. 소상공인이 처음으로 가격 결정 구조에 참여하는 방식이 공동이다.


공동구매는 그 흐름 속에서 처음 등장하는 ‘구조적 대응’이다. 생존을 개인의 노력으로만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공동은 선택이 아니라 전략이 된다.

 

 

소상공인포커스 / 노금종 기자 nkj1966@ilyoweek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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