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분석] 폐업 소상공인 최대 900만 원 지원… 서울시·정부 이중 수혜 가능

기획/심층 / 이경희 기자 / 2025-03-19 11:3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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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재기 지원금' 최대 400만 원 + 정부 '희망리턴패키지' 500만 원… 폐업 소상공인 이중 수혜 가능
2024년 소상공인 폐업 신고 98만 건 역대 최다… 폐업 후 재기 지원 절실
점포 원상복구·채무조정·재취업 교육까지… "폐업도 연착륙이 필요하다"
전문가 "폐업 지원은 실패의 낙인 아닌 새 출발을 위한 디딤돌"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폐업 안내문이 붙은 골목상권 점포의 모습. (사진 = 챗GPT)

 

2025년, 폐업을 선택한 소상공인이 최대 9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시가 올해 신설한 '재기 지원금' 최대 400만 원과 중소벤처기업부의 '희망리턴패키지' 최대 500만 원을 동시에 신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존에는 지자체와 정부 지원이 중복 수혜 불가였으나, 올해부터 지원 항목이 다를 경우 이중 수혜가 허용됐다.


2024년 전국 소상공인 폐업 신고 건수는 98만 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2020년 82만 건)을 크게 넘어선 수치다. 고금리·고물가·소비 침체의 3중고 속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소상공인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에 따르면, 폐업 소상공인의 평균 부채는 4,200만 원이며, 폐업 후 1년 이내 재취업에 성공한 비율은 불과 23.7%에 그쳤다. 나머지 76.3%는 무직 상태이거나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폐업이 곧 경제적·사회적 추락으로 이어지는 현실에서, 체계적인 '폐업 후 재기 지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 서울시 '재기 지원금' 400만 원… 점포 원상복구·생활 안정 지원

서울시 '재기 지원금'은 올해 처음 도입된 제도로, 서울 소재 소상공인이 폐업할 때 겪는 즉각적인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다. 지원 항목은 △점포 원상복구비 최대 200만 원 △폐업 절차 비용(등록 말소, 체납 세금 정리 등) 최대 100만 원 △생활 안정 자금 최대 100만 원으로 구성된다.


서울시 소상공인정책과 관계자는 "소상공인이 폐업할 때 가장 큰 부담이 점포 원상복구비"라며 "임대 계약 종료 시 원래 상태로 복구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수백만 원에서 1,000만 원까지 드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3년간 카페를 운영하다 폐업한 정 모 씨(38)는 "폐업하면서 점포를 원래대로 돌려놓는 데만 800만 원이 들었다. 빚을 져서 빚을 갚는 상황이었는데, 이런 지원이 있었다면 부담이 크게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 '희망리턴패키지'… 폐업 컨설팅부터 재취업 교육까지

중기부의 '희망리턴패키지'는 폐업 예정 또는 폐업 완료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폐업 컨설팅(채무조정·법률 상담) △점포 철거비 지원(최대 250만 원) △재취업·재창업 교육(최대 250만 원)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예산은 전년 대비 30% 증액된 1,500억 원이다.


특히 올해부터 '재취업 매칭 서비스'가 강화됐다. 폐업 소상공인의 업종 경험과 역량을 분석해, 관련 업종의 취업 기회와 매칭해 주는 AI 기반 시스템이 도입된 것이다. 중기부는 올해 폐업 소상공인 2만 명의 재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채무조정 지원도 확대됐다. 신용회복위원회와 협력해 폐업 소상공인의 대출 채무를 최대 50%까지 감면하고, 잔여 채무의 상환 기간을 최대 10년까지 연장해 주는 특례 프로그램이 시행된다. 올해 채무조정 목표 인원은 1만 5,000명이다.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희망리턴패키지 재취업 교육을 받고 있는 전직 소상공인들. (사진 = 챗GPT)


◇ "폐업도 계획적으로"… 사전 폐업 컨설팅의 중요성

전문가들은 '계획적 폐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소상공인정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폐업 전 전문 컨설팅을 받은 소상공인의 평균 폐업 비용은 1,200만 원으로, 컨설팅 없이 폐업한 경우(2,800만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재취업 소요 기간도 컨설팅 수혜자(평균 4.2개월)가 비수혜자(평균 11.8개월)보다 크게 짧았다.


소상공인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많은 소상공인이 '마지막까지 버텨보자'는 심리로 폐업 결정을 미루다가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며 "적자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사전 폐업 컨설팅'을 받아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시와 중기부는 올해 '사전 폐업 컨설팅' 홍보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 데이터를 분석해, 매출이 급감한 소상공인에게 자동으로 '폐업 컨설팅 안내문'을 발송하는 시스템도 검토 중이다.

◇ "실패는 끝이 아니다"… 재기를 위한 사회적 인식 전환 필요

폐업 소상공인 지원 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사업 실패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가장 강한 나라 중 하나로, 폐업 경험이 재취업과 재창업에 큰 장벽이 되고 있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사업 실패 경험이 오히려 투자자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받지만, 한국에서는 사업 실패가 신용불량·가족 해체·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제도적 지원과 함께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재기 소상공인 성공 사례집'을 발간하고, 폐업 후 성공적으로 재기한 소상공인을 '재기 멘토'로 위촉해 후배 폐업자를 돕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900만 원의 지원금은 작은 금액일 수 있지만, '혼자가 아니다'는 메시지는 폐업의 벼랑 끝에 선 소상공인에게 무엇보다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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