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특수는 프랜차이즈만의 잔치… 개인 카페·음식점 “상권은 있는데 손님은 없다”

소상공인24 / 이경희 기자 / 2026-04-04 17: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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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꽃 시즌 매출 증대는 프랜차이즈만… 개인 카페는 평년 수준 이하
▶ 관광객 밀집 지역의 높은 상권 임차료가 개인사업자 진입 장벽
▶ 온라인 예약 및 결제 플랫폼, 프랜차이즈에 유리한 구조
▶ 개인 소상공인 “상권은 있는데 이윤은 없다” 하소연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벚꽃 시즌 관광객이 몰려드는 상권의 카페 거리. (사진 = 제미나이)

 

 

◇ “명도심 높아도 이윤 없다”… 프랜차이즈 체인과의 양극화
봄이 성큼 다가오면서 전국의 벚꽃 명소에는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서울의 여의도, 부산의 용두산공원, 대구의 대봉공원 등 전국 곳곳의 벚꽃 명소는 2026년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가 ’황금 시즌’이다. 관광객들은 벚꽃 아래에서 커피를 마시고, 음식을 먹으며 추억을 남긴다.


그런데 상황이 역설적이다. 관광객은 몰려도 개인 사업자들의 실제 매출 증가는 미미하다. 한편 대형 카페 프랜차이즈나 유명 음식점 체인들의 매출은 전년 같은 시기 대비 30~50%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26년 벚꽃 명소 상권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국 주요 벚꽃 상권에 입점한 프랜차이즈의 점유율은 전년 대비 12% 증가해 현재 전체 점포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 사업자 점포의 비중은 38%에서 32%로 축소되었다.


이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열쇠는 ’상권 진입 장벽’에 있다. 벚꽃 명소로 유명해진 상권의 임차료는 천정부지로 솟아 올랐다. 서울 여의도의 벚꽃거리 1층 매장의 월 임차료는 지난해 800만 원대에서 올해 1,200만 원대로 급등했다. 관광객 수가 많아지면서 자동으로 땅값이 오른 것이다.


이렇게 높은 임차료를 감당할 수 있는 사업자는 체계적인 자본력을 갖춘 프랜차이즈뿐이다. 인천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다 여의도로 진출을 시도했던 손 모 씨(44)는 “임차료만 월 1,200만 원대, 보증금만 해도 5,000만 원을 넘는다”며 “개인 사업자는 이 정도 규모의 자본을 동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 온라인 플랫폼이 강자를 더 강하게 만든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온라인 플랫폼의 작동 방식이다. 네이버 플레이스, 카카오맵, 구글맵 등 주요 검색·예약 플랫폼은 프랜차이즈를 우선 노출시키는 알고리즘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플랫폼에서 카페 검색을 하면 상단에 띄워지는 것은 거의 항상 유명 브랜드 프랜차이즈다.


“관광객들도 다 플랫폼으로 정보를 얻는다”고 지적하는 것은 강남구의 개인 커피숍 사장 정 모 씨(50)다. “우리 가게가 명도심이 좋은 곳에 있어도 온라인에서 검색이 안 되면 고객은 온다는 것을 알 수 없다”며 “플랫폼의 고급 서비스(프리미엄 등록, 광고비)를 내지 않으면 뒤로 밀린다”고 설명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의 ‘O2O(온라인-오프라인) 플랫폼과 소상공인 양극화’ 보고서는 이 같은 현상을 명확히 드러낸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대비 2025년 한 해 동안 프랜차이즈의 온라인 플랫폼 광고비는 평균 300만 원대에서 600만 원대로 2배 증가했다. 반면 개인 소상공인의 평균 광고비는 100만 원대에서 120만 원대로 거의 오르지 않았다.


“플랫폼에 돈을 더 쓸 여유가 없다”는 것이 개인 사업자들의 공통된 하소연이다. 이미 임차료와 인건비로 지쳐 있는 상태에서 광고비까지 더 쓸 수 없다는 것이다.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개인 카페 사장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모습. (사진 = 제미나이)


 

◇ “상권은 있는데 손님은 없다”… 매출 역설의 현실
아이러니하게도 개인 카페들은 더 좋은 위치에 더 나은 상품으로 운영해도 매출이 증가하지 않고 있다. 한국생산성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벚꽃 명소 상권에서 개인 카페의 평균 매출은 월 1,500만 원 정도로 비수기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반면 같은 상권의 프랜차이즈 카페는 월 평균 5,500만 원 수준이었다.


“관광객이 지나갈 때마다 아까운 생각이 든다”고 표현하는 것은 서울 여의도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최 모 씨(48)다. “창밖으로는 매일 수천 명의 관광객이 지나가는데, 우리 가게로는 한 해 30~40명이 들어올까”라며 “상권은 있는데 이윤은 전혀 없다”고 한탄했다.


상권이 있으면서도 실제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첫째, 관광객들은 이미 정해진 브랜드를 찾아온다. 벚꽃 사진을 찍으러 온 방문객들은 트렌디한 유명 카페나 맛집을 미리 구글링해서 들어온다. 개인 가게를 우연히 발견해서 들어올 확률은 현저히 낮다.


둘째, 프랜차이즈는 서비스와 위생, 맛의 일관성으로 관광객의 신뢰를 확보했다. “알려진 브랜드”라는 것이 그 자체로 마케팅인 것이다. 개인 사업자들이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신뢰도에서는 밀린다.


◇ “정부 대책도 프랜차이즈 중심”… 구조적 불공정 심화
더 근본적인 문제는 정부 지원 정책 자체가 프랜차이즈 위주라는 점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상권활성화 사업’은 대부분의 지원금이 상권 정비, 거리 조성 같은 인프라 개선에 집중되어 있다. 이런 개선된 상권의 혜택은 자본력 있는 프랜차이즈가 자동으로 누린다.


“정부에서 상권을 조성해 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프랜차이즈가 진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고 지적하는 것은 소상공인연합회 이 모 수석연구원(52)이다. “개인 사업자의 생존을 위한 직접적 지원이 아니라 상권 자체만 좋아지면, 결국 자본력 있는 기업이 그 상권을 점유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북의 골목 상권 활성화 사업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는 박 모 씨(55)는 “정부에서 거리를 예쁘게 정비해 주니까, 여기에 눈독을 들인 대형 프랜차이즈와 건물주들이 몰려왔다”며 “결과적으로 개인 사업자들은 밀려나가고, 프랜차이즈만 남게 되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를 바꾸려면 개인 사업자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안 모 교수는 “상권 조성 사업 외에 개인 사업자를 위한 임차료 지원, 마케팅 지원, 플랫폼 광고비 지원 같은 직접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점차 개인 사업자는 상권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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