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사업에서 공동체 경영으로의 전환.
함께 번창하는 골목 문화의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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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당1동 먹자골목 상인회 문천 회장 (사진 = 김영란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
서울의 작은 골목에 모여 있는 50개 가게들이 함께 만드는 '사동1동먹자골목상인회'. 개별 소상공인들이 모여 만든 이 공동체는, 경쟁 시대에 '함께 번창'하는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골목의 대표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① 한 자리, 세 가지 업종 - 14년의 여정
Q. 가게를 운영하신 지 얼마나 되셨나요?
"지금 있는 자리에서 업종이 바뀌긴 했는데 14년차 정도 됐다. 기존에는 고깃집 하다가 지금은 감자탕집을 하고 있다. 원래는 미용을 20년 했었구요. 미용실을 오래 경영하다가 개인적인 괴리감 때문에 다른 업종으로 옮기게 됐다."
디자이너·점장 시절에는 컷트비 5만~10만 원을 받았지만, 직접 매장을 열면서 가격대가 점점 내려가는 현실에서 한계를 느꼈다. 주변 친구의 고깃집에 투자하면서 자연스럽게 업종 전환이 이루어졌고, 현재의 감자탕집으로 이어졌다.
② 골목형 상점가 - 전국 최초의 실험
Q. 상인회의 현재와 특별함에 대해 말씀해주다.
"근본적으로 상인회라고 이야기하는 곳들은 전통시장이고 낙후화된 것도 전통시장이 맞는 거구요. 저희는 흔히 말하는 골목상권이다. 제가 알기로는 골목상권에 정확하게 사업자를 주지 않아요. 다 시장 위주지 골목상권은 그게 없때문이다."
출범 초기라 단계를 밟아나가는 중이지만, 전국 최초 골목형 상점가 지정이라는 타이틀은 무겁고도 소중하다. 기존 전통시장 시스템에 맞춰진 지원 제도를 골목 상권에 맞게 바꿔나가는 것이 현재의 가장 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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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동1동먹자골목상인회 매장 내부. (사진 = 김영란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
③ 르네상스 사업 4년차 - 잘못을 고치며 바로잡다
Q. 상인회와 함께 진행하는 사업이 있으신가요?
"2021년부터 시작한 르네상스 상권활성화 사업이 있다. 5년 계획이고 100억 단위가 들어와 있는 상태인데, 초기 사업단들이 사업을 이상하게 진행해서 문제가 많았다. 4년차인 지금은 기존에 해왔던 잘못된 것들을 수정해가며 제대로 사업을 해나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사업단장이 여러 번 교체되고, 동작구청에서 직원을 직접 파견하기도 했다. 지금은 현실적인 방향으로 전환해 실질적인 혜택이 상인들에게 돌아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④ 야구단과 하이볼 페스타 - 새로운 시도
Q. 르네상스 사업 이후 상인들의 변화와 기대하시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저희는 좀 다른 걸 해보고 싶어서 무리를 해서 야구단을 작년에 만들었다. 노량진 야구장 리그에 참가해 게임도 하고 레슨도 받았다. 그렇게 어우러지면서 단합이 되고, 서로 어울려가고 있다. 이번에는 하이볼 페스타로 가려고 한다. 젊은이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요."
탁구나 라인댄스 같은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야구단을 창설하고 하이볼 페스타를 기획하는 등 젊은 손님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동아리 사업을 단순한 친목 행사가 아닌 상권 활성화의 핵심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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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동행 페스타를 진행중인 사당1동 상인회 부스 (사진 = 김영란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
⑤ 코로나 이후의 현실 - 빚과 회복의 사이
Q.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코로나 때 너무 큰 손실을 보아서 아직까지 회복이 안 되고 있으나 어떠한 후속조치도 없는 것 같다. 200여 개 업소가 있다고 치면 그중 반 이상은 코로나 때 이미 무너졌다. 전부 다 빚에 허덕이고 있고 그때 받았던 빚을 갚아나가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가 끝났다고 안정이 된 게 아니라는 말이 뼈아프다. 성과 위주·눈에 보이는 사업에 집중하는 정책 방향보다 코로나 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후속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 상인회장의 호소다.
Q. 상인회 운영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가장 큰 어려움은 50개 가게의 다양한 입장을 모두 조화롭게 끌어안는 것입니다. 모든 사업가가 다른 생각과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공동체의 묘미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의 가장 큰 도전은 다양성을 조화시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할 때 비로소 진정한 연대가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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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천 상인회장이 운영중인 김채원24시 감자탕 (사진 = 김영란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
⑥ 디지털 전환 - 현실과 이상 사이
Q. 스마트기기 지원을 받은 적이 있나요?
"키오스크, 테이블오더 등 여러 것들이 들어왔었는데 1·2년차 때 받았던 것들이 잘못된 것들이 많아서 다 반납하고 3·4년차 때 새로 다시 진행하고 있다. 소규모 가게들은 테이블 오더를 많이 들이고 있다. 주문하는 인건비가 한두 명 줄기 때문에 맞춰나가고 있다."
AI서빙로봇과 무인자판기를 앞으로 지원받고 싶다는 상인회장의 바람은 골목상권의 현실을 담고 있다. 스마트하지 않아도 살아남아야 하는 소상공인들에게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꿈은 무엇인가요?
"우리의 꿈은 단순합니다. 예전에 이 골목이 가진 활기를 되찾는 것입니다. 개별 가게의 성공보다는, 골목 전체가 함께 번창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더욱 다양한 이벤트와 마케팅을 지속할 것입니다. 또한 새로운 가게들이 계속 들어올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기존 가게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동1동먹자골목상인회의 미래는 개별 성공이 아닌 골목 전체의 부활이다. 이것이 가능할 때 진정한 공동체의 힘이 드러난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영란 기자 supu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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