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분석] 외국인 관광객 회복세… 명동·홍대 상권은 웃고, 지방 골목은 운다

소상공인24 / 이지원 기자 / 2026-06-25 13:09:16
  • 카카오톡 보내기
▶ 2026년 1~5월 외국인 관광객 740만 명, 코로나 이전(2019년 동기) 대비 108% 회복
▶ 명동·홍대·강남 등 서울 핵심 상권 매출 전년 대비 평균 34% 증가, 외국인 매출 비중 47%
▶ 지방 광역시 상권 외국인 매출 비중 7~13%, 군 단위는 3% 미만… 지역 양극화 심화
▶ 중국·일본·동남아 관광객 다변화, 한류 콘텐츠 연계 ‘스폿 관광지’ 쏠림 현상 뚜렷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활기를 되찾은 명동 상권. (사진 = 제미나이)

 

 

◇ “관광객이 돌아왔다” 서울 핵심 상권의 활기
서울 중구 명동에서 24년째 화장품·잡화 가게를 운영하는 임모 씨(57)는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코로나 시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그의 가게는 지난 5월 월 매출 8,400만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5월(7,800만 원)을 넘어선 수치다. 매출의 73%가 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 발생했다.


“중국·일본 관광객이 다시 돌아왔고, 동남아·서양 관광객도 부쩍 늘었다. 명동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라는 임 씨는 “직원도 3명에서 5명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2026년 1~5월 누적 외국인 입국자 수는 740만 명으로, 코로나 이전 같은 기간(2019년 1~5월 685만 명) 대비 108%의 회복률을 기록했다. 국적별로는 중국(28.4%), 일본(21.7%), 미국(8.9%), 대만(6.4%), 동남아(15.2%) 순이다.


특히 K-팝·K-드라마·K-푸드 등 한류 콘텐츠를 연계한 관광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한국관광데이터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78.4%가 “한류 콘텐츠가 한국 방문 동기였다”고 답했다. 드라마·아이돌 그룹의 촬영지나 활동 지역이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 ‘쏠림 현상’ 심각… 핵심 상권 vs 변두리·지방
문제는 이 회복이 ’균등한 회복’이 아니라는 점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87.2%가 서울에 집중되고 있고, 서울 안에서도 명동·홍대·강남·이태원·성수 등 핵심 상권으로 쏠림이 심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점포 방문률 상위 10개 상권은 모두 서울 시내에 있다.


서울 외 지역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부산광역시 상가 분석 자료에 따르면 부산 핵심 상권(서면·해운대) 매출에서 외국인 비중은 9.4%에 불과했다. 광주(7.1%), 대전(5.8%), 대구(4.3%), 인천(11.7%) 등 광역시들도 한 자릿수다. 군 단위 지역은 3% 미만이다.


전북 군산시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정모 씨(46)는 “코로나 전에는 일본·대만 관광객이 한 달에 30~40팀 왔는데, 요즘은 한 달에 5~7팀이 전부다. 명동·홍대로만 몰리고 지방까지는 안 온다”고 했다.


◇ ‘한류 스폿’ 의존도 심화, 그늘진 골목
핵심 상권 안에서도 양극화는 진행 중이다. SNS와 K-콘텐츠에 노출된 ’핫플레이스’는 관광객으로 미어터지지만, 한 블록만 떨어진 골목은 한산하다. 인스타그램·틱톡에 자주 등장하는 카페, 드라마 촬영지, 아이돌 굿즈 매장 등이 외국인 매출을 독식하는 구조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한식당 사장 조모 씨(50)는 “옆 골목 SNS 유명 떡볶이집은 평일 점심에도 외국인 줄이 30분씩 서 있는데, 우리 가게는 한가하다. 외국인이 늘었다고는 하는데 우리한테는 그 효과가 미미하다”고 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진종헌 연구위원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류 스폿에 집중되면서, 상권 내에서도 1~2개 점포만 혜택을 보는 ’핀셋 효과’가 두드러진다. 골목 상권 전반에 외국인 유입 효과가 확산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 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하는 지방 골목 상권. (사진 = 제미나이)



◇ 외국인 매출, 한계 직면한 명동도 새 고민
핵심 상권조차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명동·홍대 등의 임대료가 외국인 회복세를 빌미로 다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명동 1층 상가 평균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18.4% 상승했다. 홍대(15.7%), 성수(22.3%), 강남역(13.6%)도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했다.


명동에서 떡볶이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 씨(38)는 “관광객은 늘었는데 임대료가 그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올랐다. 결국 남는 게 똑같거나 더 적다”며 “외국인 회복의 과실은 임대인이 가져간다는 농담이 농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관광 분산’ 정책 시급… 지방 살려야 K-관광 지속
전문가들은 외국인 관광객의 지방 분산을 위한 정책적 개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한국관광공사 양영근 정책연구실장은 “서울 핵심 상권 집중은 결국 임대료 폭등과 오버투어리즘으로 이어져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 지방 한류 스폿 발굴, 지역 특화 관광 콘텐츠 개발, 외국인 전용 KTX·렌터카 할인 패키지 등 종합적 분산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최진욱 연구위원은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소비액은 서울이 156만 원, 지방이 89만 원으로 큰 차이가 난다. 지방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를 강화해 외국인 관광 소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K-관광이 지속가능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월 ’지역 관광 활성화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의 지방 방문률을 현재 13%에서 35%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구체적 실행 방안과 예산 확보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외국인 관광객 회복이라는 좋은 뉴스 뒤에는 명암이 깊다. 6월 명동 골목의 활기와 지방 골목의 한산함, 그 사이의 거리는 한국 관광산업과 자영업이 풀어야 할 새로운 과제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지원 기자 leejy0501@daum.net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전하는 언론 소상공인포커스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biz1966@naver.com

[저작권자ⓒ 소상공인포커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