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 포장재 단가, 일반 1회용품 대비 평균 3.7배… 카페·식당 월 추가 비용 80만~150만 원
▶ 소상공인 친환경 포장재 인지도 84.2%, 실제 사용 준비율 31.6%에 그쳐
▶ 정부 ‘친환경 포장재 전환 지원금’ 점포당 최대 200만 원, 신청 절차 복잡해 활용도 저조
![]() |
|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친환경 포장재 전환을 앞두고 샘플을 비교하는 카페 사장. (사진 = 제미나이) |
◇ “원가 차이 3배 넘는데, 가격 못 올린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25평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 씨(34)는 7월 22일을 기다리며 잠을 못 잔다. 일반 플라스틱컵 1개 단가가 30원인 반면, 생분해성 PLA컵은 110~130원이다. 종이 빨대는 일반 플라스틱 빨대(5원)의 9배 가격(45원)이다. 월 1만 5,000잔을 판매하는 카페 기준, 친환경 포장재 전환만으로 월 약 110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원가가 3배 넘게 오르는데 음료 가격을 올릴 수가 없다. 옆 가게보다 비싸면 손님이 안 온다”는 김 씨는 “결국 마진을 깎고 버틸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한도가 있다”고 토로했다.
환경부는 지난 1월 ’1회용품 사용 규제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7월 22일부터 ▲식품접객업 매장 내 1회용컵·접시·빨대 사용 금지 ▲편의점·슈퍼마켓 1회용 비닐봉투 무상 제공 금지 ▲테이크아웃·배달 시 1회용 플라스틱컵 사용 제한(생분해성 또는 종이컵 권장)이 시행된다. 위반 시 1차 100만 원, 2차 200만 원, 3차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26년 6월 1회용품 규제 대응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84.2%가 규제 시행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실제 친환경 포장재 사용 준비를 완료한 비율은 31.6%에 불과했다. 미준비 사유로는 “비용 부담”이 67.4%, “거래처 부족”이 18.2%, “정보 부족”이 12.3%로 나타났다.
◇ 친환경 포장재 단가, 일반 대비 3.7배
한국포장기술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주요 친환경 포장재의 단가는 일반 1회용품 대비 평균 3.7배 수준이다. 품목별로 ▲종이 빨대 9배 ▲PLA 생분해성 컵 4.3배 ▲크라프트 종이봉투 5.2배 ▲펄프 몰드 도시락 용기 2.8배 ▲ 옥수수 전분 포크/숟가락 4.7배에 달한다.
특히 카페·디저트 가게의 부담이 크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카페업의 월평균 친환경 포장재 추가 비용은 110만 원, 베이커리는 95만 원, 분식점은 78만 원, 김밥집은 65만 원으로 추산됐다. 음식점업 평균 영업이익률(8.7%)을 감안하면, 월 매출 1,500만 원 점포의 영업이익(약 130만 원)이 사실상 사라지는 수준이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윤모 씨(31)는 “케이크 포장에 쓰는 펄프 몰드 용기 단가가 일반 플라스틱의 3배다. 한 달에 1,200개를 쓰는데 매월 60만 원이 더 든다”며 “케이크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고, 안 올리면 적자다. 답이 없다”고 했다.
◇ ‘친환경 포장재 전환 지원금’ 활용도 저조
정부도 손을 놓고 있지 않다. 환경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3월 ’소상공인 친환경 포장재 전환 지원 사업’을 발표했다. 연매출 4억 원 이하 자영업자에게 친환경 포장재 구매비의 60%(점포당 최대 200만 원)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총 사업비는 1,200억 원이다.
하지만 5월 말 기준 신청률은 12.4%에 불과하다. 신청 절차의 복잡성과 사후 정산 방식이 원인으로 꼽힌다. 신청자는 사업자등록증, 매출 증빙, 친환경 포장재 견적서·계약서·세금계산서를 모두 제출하고, 구매 후 사후에 환급받는 방식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정인성 사무총장은 “현금 흐름이 빠듯한 자영업자에게 ’먼저 사고 나중에 환급’은 큰 부담이다. 환경부 인증 친환경 포장재 구매 시 자동 할인이 적용되는 직접 지원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 |
|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친환경 포장재 구매를 위해 유통업체를 방문해 견적을 상담받는 자영업자. (사진 = 제미나이) |
◇ 환경 보호와 자영업 생존, ‘두 마리 토끼’ 잡으려면
전문가들은 1회용품 규제의 방향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정책 설계의 정교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이수정 선임연구위원은 “1회용품 사용량 감축은 기후위기 시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하지만 그 비용을 영세 자영업자가 일방적으로 부담하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며 “친환경 포장재 단가 인하를 위한 산업 육성, 단계적 규제 도입, 직접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기선 교수는 “유럽연합(EU)은 1회용품 규제와 동시에 친환경 포장재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생분해성 컵 단가가 일반 플라스틱과 2배 이내로 좁혀졌다. 한국도 규제와 산업 육성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윤상호 연구위원은 “자영업자에게 환경 비용을 떠넘기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일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폐업과 비공식 경제 확대로 이어진다. 소비자에게도 일정 부분 환경 비용을 분담시키는 가격 신호 메커니즘, 즉 친환경 포장재 사용 점포에 대한 세제 혜택과 친환경 포인트 적립 등이 도입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차남수 정책본부장은 “규제 시행 한 달을 남겨두고 현장은 패닉 상태다. 시행 시기를 6개월 이상 유예하고, 그 사이 정부가 친환경 포장재 공동구매·직접지원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7월 22일, ’친환경 의무화의 날’은 한국 자영업의 또 다른 분기점이 될 것이다. 환경과 생존, 두 가치가 충돌하는 6월 자영업 현장의 시계는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전하는 언론 소상공인포커스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biz1966@naver.com
[저작권자ⓒ 소상공인포커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