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각각 휴무가 고객의 발길을 돌렸다
주거지와 관광지가 섞인 한 골목은 명절마다 점포별 휴무가 달랐다. 온라인 지도에는 영업 중으로 나오지만 문이 닫힌 가게가 있었고, 식당을 찾은 손님은 주차와 카페 정보를 알지 못해 골목을 떠났다. 올해 상인들은 누가 반드시 문을 열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대신 예상 수요와 각자의 가족일정을 공유했다.
점심 식당, 오후 카페, 저녁 주점처럼 시간대를 이어 최소한의 선택지를 만들고 완전 휴무 점포의 정보도 한 장에 모았다. 한 점포만 문을 열면 손님은 골목 전체가 쉬는 줄 알고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음식·생활서비스·편의 업종이 최소한으로 함께 열릴 때 방문 목적이 생기고 체류시간도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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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명절 연휴에도 공동 영업 일정에 맞춰 골목 상점들이 함께 불을 밝혔다. (사진 = 제미나이) |
◇ 영업표 하나로 역할과 시간을 연결
공동영업표에는 점포명과 영업시간뿐 아니라 예약 여부, 대표상품, 주차와 화장실, 긴급 연락 담당을 담았다. 지도와 사회관계망, 골목 입구 안내판의 정보를 같은 내용으로 맞췄다. 한 점포에 손님이 몰리면 인근 가게를 안내하고, 택배와 공동 물품 수령도 당번 점포가 도왔다. 비용이 드는 공동 홍보는 분담액과 정산 방법을 합의했다.
작은 표 하나가 각 가게를 묶은 것은 기술이 아니라 고객의 동선을 골목 전체의 문제로 보기 시작한 태도였다. 공동영업표는 모든 가게가 같은 시간에 일하자는 약속이 아니다. 점포별 사정에 맞춰 시간대를 나누고, 문의가 들어왔을 때 서로의 영업 여부를 알려주는 연락망을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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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상인들이 서로의 휴무와 영업시간을 맞춰 골목 전체의 공백을 줄이고 있다. (사진 = 제미나이) |
◇ 함께 연다는 것은 함께 책임지는 일
함께 문을 연다고 모든 점포가 같은 시간 일하거나 같은 매출을 얻는 것은 아니다. 휴일근로와 직원 휴식은 각 사업주가 법과 계약에 맞게 책임져야 하고, 공동행사 환불과 민원 담당도 정해야 한다. 연휴 뒤 상인들은 방문객과 추천 건수, 불편 사항을 나눠 다음 영업표를 고친다. 협업은 희생을 강요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혼자 감당하던 정보와 편의를 나누는 방식이다.
명절마다 닫히던 골목의 변화는 대형 행사가 아니라 서로의 사정을 적어놓은 한 장의 약속에서 시작됐다. 연휴 뒤에는 실제 방문객과 매출, 고객 문의를 모아 다음 일정을 고친다. 비용을 함께 썼다면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참여하지 못한 상인에게도 결과를 공유해야 공동행사가 오래 간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지원 기자 leejy05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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