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분석] 배달 앱 ‘광고비 전쟁’ 심화… 월 50만 원 써도 노출 안 되는 소상공인의 절규

소상공인24 / 김영란 기자 / 2026-05-12 10: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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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 앱 3사 광고 매출 합산 2조 3,000억 원 돌파, 전년 대비 18% 성장
▶ 소상공인 월 평균 배달 앱 광고비 47만 원, 3년 전(28만 원) 대비 68% 증가
▶ 상위 5% 광고주가 전체 노출의 42%를 차지, 소규모 업체 노출 순위 하락 심화
▶ 공정위, 배달 앱 광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점심시간 배달 주문을 처리하며 광고 효과를 확인하는 한 음식점 사장. (사진 = 제미나이)

 

 

◇ “돈을 써도 안 보인다”는 절규
“3년 전에는 월 15만 원만 써도 동네에서 상위 3위 안에 들었어요. 지금은 50만 원을 써도 첫 페이지에 나오지 않습니다.” 서울 관악구에서 떡볶이 전문점을 운영하는 유모 씨(39)의 하소연이다. 그녀는 주요 배달 앱 2곳에 가게를 등록하고, 각각 월 25만 원씩 광고비를 지출하고 있다. 하지만 검색 결과에서 그녀의 가게는 대부분 2~3페이지 이후에나 노출된다. 첫 페이지 상단은 프랜차이즈 업체와 대형 광고비를 집행하는 경쟁 업체가 독차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배달 앱 이용자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8.4%가 “검색 결과 첫 페이지에 나오는 가게 중에서 주문한다”고 답했다. 2페이지 이후를 확인한다는 응답은 12.3%에 불과했다. 결국 첫 페이지에 노출되지 않으면 사실상 고객 접점을 잃는 셈이다.


배달 앱 3사(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의 광고 매출은 급성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사의 사업보고서를 종합하면, 2025년 3사 합산 광고 매출은 2조 3,200억 원으로 전년(1조 9,600억 원) 대비 18.4% 증가했다. 이는 소상공인들의 광고비 지출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 광고 상품의 고도화, 비용의 양극화
배달 앱의 광고 체계는 갈수록 복잡하고 정교해지고 있다. 초기에는 단순한 ‘상위 노출’ 광고가 전부였으나, 현재는 키워드 광고, 타깃 광고, 시간대별 부스트 광고, 지역 확장 광고 등 다양한 광고 상품이 존재한다. 각 상품마다 별도의 비용이 부과되며, 여러 상품을 조합할수록 노출 순위가 올라가는 구조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2026년 배달 외식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 앱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의 월 평균 광고비 지출액은 47만 원으로, 3년 전(28만 원) 대비 67.9%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배달 매출 증가율은 8.3%에 그쳤다. 광고비는 크게 늘었지만 매출 효과는 미미한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광고비 지출의 양극화다. 배달 앱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상위 5% 광고주(주로 대형 프랜차이즈)가 전체 광고 노출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월 300만~500만 원 이상의 광고비를 집행하며, 키워드 광고와 타깃 광고를 동시에 운영한다. 반면 월 50만 원 이하를 지출하는 소상공인(전체의 68%)은 전체 노출의 23%만을 나눠 갖는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조모 씨(46)는 “옆 동네 프랜차이즈 족발집이 월 광고비를 400만 원씩 쓴다는 걸 알게 됐다”며 “나는 50만 원도 부담스러운데, 그 가게는 항상 검색 1위다. 같은 플랫폼에 있지만 전혀 다른 세상”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 수수료에 광고비까지, 이중 부담의 늪
소상공인이 배달 앱에 지불하는 비용은 광고비만이 아니다. 주문 중개 수수료, 결제 수수료, 배달 대행 수수료 등이 추가된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배달 앱을 통한 주문 1건당 소상공인이 부담하는 총비용(수수료+광고비 배분)은 평균 주문 금액의 32.4%에 달한다.


예를 들어 2만 원짜리 음식을 배달하면 약 6,480원이 플랫폼 관련 비용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여기에 재료비(약 35%)를 더하면, 소상공인에게 남는 것은 주문 금액의 32.6%, 즉 6,520원이다. 인건비와 고정비를 고려하면 실질 이익은 거의 없다.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배달 앱 광고 관리 화면을 확인하는 한 자영업자의 모습. (사진 = 제미나이)


 

대전에서 김밥 전문점을 운영하는 나모 씨(51)는 “배달 매출이 전체의 70%인데, 수수료랑 광고비 빼면 오히려 홀에서 직접 파는 게 더 남는다”며 “그런데 배달 앱 없이는 손님이 안 오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계속하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배달 앱 이용 소상공인 8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배달 앱 광고비·수수료 부담이 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비율은 76.2%에 달했다. “배달 앱 이용을 중단하고 싶지만 매출 감소가 두려워 그만둘 수 없다”는 응답도 63.8%였다.


◇ 알고리즘의 블랙박스, 공정성 논란
배달 앱의 검색 노출 알고리즘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소상공인들은 같은 금액의 광고비를 써도 노출 순위가 수시로 변동하며, 그 기준을 알 수 없다고 호소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3월 배달 앱 3사의 광고 체계에 대한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광고 상품의 가격 책정 기준, 노출 순위 결정 알고리즘, 자사 서비스 우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불공정 행위가 확인될 경우 시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배달 앱 업계 측은 “광고 노출 순위는 광고비뿐 아니라 가게 평점, 리뷰 수, 주문 전환율 등 복합적인 요소를 반영한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된다”며 “특정 업체를 우대하거나 차별하는 일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알고리즘 공개는 “영업 비밀”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 플랫폼 종속에서 벗어나는 길
전문가들은 소상공인의 배달 앱 종속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강대 경영학과 김태완 교수는 “현재 배달 앱 시장은 사실상 과점 구조로, 소상공인은 플랫폼의 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비대칭적 관계에 놓여 있다”며 “플랫폼 광고의 투명성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광고비 상한제나 소상공인 우대 노출 제도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공공 배달 앱 활성화 2.0 계획’을 발표하며, 수수료와 광고비가 없는 공공 배달 플랫폼의 전국 확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공공 배달 앱의 시장 점유율은 3.2%에 불과해, 민간 배달 앱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공공 배달 앱의 인지도 제고와 이용자 확대를 위해 올해 마케팅 예산을 전년 대비 3배로 늘렸다”며 “동시에 소상공인들이 자체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과 웹사이트 제작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 앱 광고비 전쟁은 결국 자본의 크기로 승부가 결정되는 구조다. 그 안에서 소상공인은 점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점점 더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플랫폼 경제의 편익이 모든 참여자에게 공정하게 돌아가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 그것이 배달 앱 시대 소상공인 정책의 핵심 과제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영란 기자 supu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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