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줌인] 김장철 앞둔 반찬가게…재료비와 예약 물량, 어디까지 잡을까

소상공인24 / 이지원 기자 / 2026-10-14 11: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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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예약을 몇 건까지 받을지는 문의 전화가 정하지 않는다. 작업 공정과 냉장고가 정한다. 재료가 손질 뒤 얼마나 남는지(수율), 날짜별로 얼마나 만들 수 있는지, 손님에게 어떤 동선으로 건넬지를 함께 따져야 약속한 시간에 안전하게 내줄 물량이 나온다.

◇ 예약 수량보다 생산능력을 먼저 센다
김장철 예약표는 주문 수량만 적는 장부가 아니다. 입고 검수, 세척과 절임, 양념 준비, 버무림, 소분, 포장, 냉장 보관, 인도까지 공정마다 걸리는 시간과 차지하는 공간을 적는다. 하루에 받을 수 있는 상한은 가장 느린 공정과 냉장고의 실제 여유에서 정해진다. 평소 반찬도 계속 만든다면 작업대와 세척시설을 함께 쓰는 시간을 빼야 한다. 경기 부천에서 11년째 반찬가게를 하는 장순옥(62)씨는 "날짜마다 만들 수 있는 양과 찾아가는 시간대를 먼저 정해 놓고 받으니 가게도 덜 붐비고 맛도 들쭉날쭉하지 않다"고 했다.


예약금과 잔금, 중량 기준, 용기 포함 여부, 수령 변경과 취소 절차는 주문 단계에서 같은 문구로 안내한다. 원재료 값이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를 근거 없이 단정해 불안을 키울 일은 아니다. 거래처 견적의 유효기간과 발주 확정일을 먼저 확인한다. 가격을 확정해 받았다면 어떤 경우에 바뀌는지 임의로 해석하지 말고 사전 약정을 따른다. 손님이 용기를 가져오는 경우엔 규격과 위생 상태를 어떻게 확인할지도 정해 둬야 한다.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반찬가게 작업대에서 점주와 직원이 배추와 무를 살피는 장면. (사진 = 제미나이)

 


◇ 재료비는 수율과 손실까지 본다
배추와 무의 매입단가만으로 김장 원가를 셈하면 빠지는 게 많다. 다듬고 씻은 뒤 줄어드는 양, 불량 선별, 남는 양념, 포장재다. 입고 중량과 완제품 중량을 공정마다 적어 두면 우리 가게의 수율이 나온다. 고춧가루·젓갈·마늘처럼 여러 제품에 두루 쓰는 재료는 김장 배치에 실제로 넣은 양을 따로 잰다. 급하게 추가로 사들이면 단가와 품질이 달라지기 쉽다. 기준 거래처 말고 대체 조달처의 조건도 미리 알아 두되, 확인되지 않은 산지나 등급은 표시하지 않는다.


예약 물량을 한꺼번에 발주하면 단가는 맞추기 쉽지만 보관 공간이 빠듯해지고 버릴 위험이 커진다. 반대로 잘게 나눠 받으면 운송비와 입고 검수 부담이 는다. 날짜별 확정 주문과 취소될 수 있는 물량, 평소 반찬으로 돌려쓸 수 있는 재료를 나눠 보고 발주 시점을 잡는다. 다른 데 팔기 어려운 양념 혼합물과 맞춤 포장은 더 보수적으로 준비한다. 외식업 경영 컨설턴트 임태규씨는 "김장 수익에는 추가 인력과 연장 작업, 세척과 폐기물 처리 비용까지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직원이 김치 포장 용기를 냉장 설비 앞에서 분류하는 장면. (사진 = 제미나이)

 


◇ 보관일수 대신 온도와 이력을 관리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의 식중독 예방 요령은 교차오염 우려가 있는 식재료는 분리보관하고, 날음식은 아래쪽에, 익힌 음식은 위쪽에 두며, 냉장식품은 5도 이하, 냉동식품은 영하 18도 이하로 보관온도를 관리하도록 안내한다. 반찬가게라면 원재료와 완제품이 다니는 동선을 나누고 칼·도마·장갑도 공정에 맞게 따로 쓴다. 냉장고 표시온도만 믿지 말고 실제 온도를 정기적으로 재 본다. 문을 자주 여닫는 인도 시간대에 온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


김치와 반찬 전부에 임의로 정한 보관일수 하나를 일괄 적용하는 건 맞지 않다. 원료와 공정, 포장, 보관 조건, 표시 기준이 제품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대신 입고일, 제조 일시, 배치, 보관 위치, 인도 시각을 하나로 이어 두면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까지 영향을 받았는지 가려낼 수 있다. 손님에게는 해당 제품에 맞는 보관 방법과 표시사항을 정확히 알린다. 장순옥씨는 "냉장고에 몇 통 더 밀어 넣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기록하고 온도 지키면서 약속한 시간에 내줄 수 있느냐가 예약의 상한"이라고 했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지원 기자 leejy05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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