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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가 자동차와 로봇, 도시 인프라 등 현실 세계로 영역을 넓히면서 센서가 만들어내는 데이터와 이를 해석하는 인지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4D 이미징 레이더에서 출발해 자동차·교통·헬스케어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온 비트센싱도 이제 기술 성능 자체를 넘어 양산과 반복 매출, 글로벌 공급망 진입을 통해 산업적 가치를 입증해야 할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미지=비트센싱 홈페이지 갈무리) |
● Innovation Radar Insight — 기술의 우위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산업의 표준으로 만드는 능력이다
지난 Innovation Radar ⑩부터 ⑭까지 비트센싱을 따라오면서 우리는 하나의 레이더 스타트업보다 훨씬 큰 산업 변화를 확인했다. 자율주행의 고도화, 4D 이미징 레이더의 등장, 자동차 공급망의 소프트웨어화, 글로벌 Tier 1과 반도체·AI 플랫폼 기업들의 경쟁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한다. AI가 현실 세계를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누가 가장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만들어낼 것인가.
이 질문에서 바라보면 레이더는 더 이상 자동차에 장착되는 하나의 전자부품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카메라가 인간의 눈과 유사한 시각정보를 제공하고 라이다가 정밀한 공간정보를 만들어낸다면, 레이더는 거리와 속도, 방향 등 물리적 움직임을 환경 변화에 상대적으로 강한 방식으로 측정한다. 그리고 4D 이미징 레이더는 여기에 고도 정보를 추가하면서 기존 레이더보다 입체적인 공간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비트센싱이 2026년 공개한 AIR4D 역시 이러한 변화 위에 놓여 있다. 회사 발표에 따르면 AIR4D는 최대 300m 수준의 장거리 탐지와 고해상도 포인트 클라우드·도플러 데이터뿐 아니라 레이더 로우데이터까지 외부에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기존의 폐쇄적인 4D 레이더 시스템과 달리 자율주행 개발사가 자체 인지 알고리즘과 AI 모델 개발에 원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적인 설계 방향이다. Innovation Radar가 주목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비트센싱의 진짜 가능성은 레이더를 몇 개 판매하느냐보다 ‘현실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기술기업’으로 얼마나 진화할 수 있느냐에 있다.
● AI의 다음 경쟁은 ‘생성’에서 ‘인지’로 확장된다
지난 몇 년간 세계 AI 산업의 관심은 생성형 AI에 집중됐다. 대규모언어모델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문장을 만들고, 이미지를 생성하며, 복잡한 질문에 답할 수 있는지가 기술 경쟁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AI가 컴퓨터 화면을 넘어 자동차와 로봇, 공장, 물류센터, 도시 인프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 전혀 다른 문제가 등장한다. 현실 세계의 AI는 틀린 답변을 삭제하고 다시 작성하는 것으로 끝낼 수 없다.
자율주행차가 보행자의 움직임을 잘못 판단하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산업용 로봇이 작업자의 위치를 잘못 인식하면 생산현장의 안전 문제가 된다. 스마트 교통시스템이 차량 흐름을 부정확하게 파악하면 신호 최적화의 효과가 떨어진다. 따라서 Physical AI, 자율주행, 로보틱스 시대에는 AI 모델의 연산 능력과 함께 입력 데이터의 신뢰성이 중요해진다.
AI가 아무리 뛰어나도 현실을 잘못 인식하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이것이 Innovation Radar가 센서 산업을 단순한 자동차 부품산업으로 보지 않는 이유다. AI 반도체가 AI의 연산능력을 담당한다면, 센서는 AI가 현실을 읽는 접점이다.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음향·환경 센서 등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가 AI 판단의 출발점이 된다. 따라서 향후 AI 산업의 가치사슬은 크게 두 방향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한쪽에는 모델과 GPU, 데이터센터가 있다. 다른 한쪽에는 현실의 정보를 디지털 데이터로 바꾸는 센서와 엣지 디바이스가 있다. 지금까지 시장의 관심이 전자에 압도적으로 집중됐다면, AI가 현실세계로 이동할수록 후자의 중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비트센싱의 기술을 이 구조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 회사가 만들고 있는 것은 단순한 레이더 모듈이 아니라 AI가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의 생성 장치이기 때문이다.
● AIR4D에서 더 중요한 것은 ‘4D’보다 ‘Raw Data’일 수 있다
4D 이미징 레이더를 설명할 때 흔히 해상도와 탐지거리, 방위각과 고도 정보가 강조된다. 물론 중요한 기술 지표다. 그러나 Innovation Radar는 비트센싱이 2026년 공개한 AIR4D에서 다른 지점을 더 주목한다. Raw Data 접근성이다. 비트센싱은 AIR4D를 공개하면서 고해상도 포인트 클라우드와 도플러 데이터에 더해 레이더 원시 데이터 출력까지 제공하는 것을 차별화 요소로 제시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다수의 기존 4D 레이더는 내부에서 데이터를 처리한 후 정제된 결과를 제공하는 폐쇄형 방식이어서 자율주행 개발사가 센서에서 생성되는 모든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중요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업이 자체 AI 인지 모델을 개발한다면 센서 제조사가 미리 가공한 결과만 받는 것보다 원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을 때 알고리즘을 더 자유롭게 설계하고 검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일한 레이더 신호라 하더라도 자율주행 셔틀과 물류로봇, 대형 상용차가 필요로 하는 인식 정보는 다를 수 있다. 폐쇄형 센서는 제조사가 정의한 출력 범위 안에서 활용해야 하지만, 원시 데이터 접근이 가능하면 고객사가 자신의 운행환경과 AI 스택에 맞춰 데이터를 가공할 여지가 커진다.
이는 사업모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센서를 완제품 형태로 판매하는 모델에서는 제조사가 제품의 기능을 대부분 결정한다. 반면 데이터 접근성을 열어놓으면 센서가 개발 플랫폼의 성격을 갖기 시작한다. 비트센싱도 AIR4D를 단순한 센서가 아니라 자율주행 개발기업의 상용화 과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설명하고 있다. 회사의 주장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적어도 제품 전략이 기존 자동차 부품 판매에서 개발 생태계 지원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것이 실제 경쟁력으로 이어지려면 다음 단계가 중요하다.
원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플랫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개발도구와 API, 데이터 처리 소프트웨어, 기술지원, 다른 센서와의 연동성, 고객사의 AI 스택과 통합할 수 있는 환경까지 구축되어야 한다. Open Sensor가 실제 Developer Ecosystem으로 발전할 수 있는가. Innovation Radar가 AIR4D 이후 가장 주목하는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 자동차만 바라보면 비트센싱의 전략을 절반밖에 이해하지 못한다
비트센싱은 2018년 자동차 레이더 전문가들이 설립했다. 창업자 이재은 대표 역시 HL만도의 전신 조직에서 국내 최초 중거리 77GHz ADAS 레이더 개발을 이끈 경력을 가진 인물로 소개돼 왔다. 그러나 회사가 지금까지 확장해온 사업영역을 살펴보면 자동차 레이더 전문회사만으로 규정하기 어렵다. 회사가 내세우는 비전도 ‘Radar Everywhere’다.
자동차에서 출발한 레이더 기술을 스마트시티와 교통 인프라, 헬스케어 등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2024년 3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을 당시에도 비트센싱은 투자금을 연구개발과 사업 확장, 새로운 시장 개척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시까지 회사가 밝힌 누적 투자금은 630억원이었고, 전략적 투자자인 HL만도는 설립 이후 네 차례 연속 투자에 참여했다. 이러한 다각화에는 산업적으로 중요한 논리가 있다.
레이더의 핵심 원리는 자동차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도로에서는 차량과 보행자의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고, 건물 내부에서는 사람의 움직임을 비접촉 방식으로 감지할 수 있으며, 특정 조건에서는 호흡이나 움직임과 같은 미세한 변화도 측정할 수 있다. 카메라와 달리 광학 영상을 직접 촬영하지 않는 특성은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한 공간에서 또 다른 활용 가능성을 만든다.
즉 하나의 레이더 원천기술이 Mobility → Smart City → Safety → Healthcare로 확장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사업영역이 넓다는 사실 자체를 경쟁력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스타트업에게 지나친 다각화는 오히려 위험하다. 자동차와 스마트시티, 헬스케어는 고객과 규제, 인증, 영업방식이 모두 다르다. 한정된 연구개발 인력과 자본을 여러 시장에 동시에 투입하면 어느 분야에서도 충분한 규모를 만들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비트센싱의 핵심 과제는 ‘Radar Everywhere’라는 비전을 사업의 우선순위로 전환하는 것이다.
어느 시장을 첫 번째 캐시카우로 만들 것인지, 어느 시장을 장기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것인지, 그리고 서로 다른 산업에서 확보한 기술과 데이터를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 지점에서 최근 상용차 시장의 움직임은 눈여겨볼 만하다. 회사 뉴스룸에는 2025년 코리아와이드와 500대 버스를 대상으로 레이더 기반 안전기술 실증을 추진한 내용과 2026년 상용차용 통합 ADAS Kit 출시가 공개돼 있다. 아직 이것만으로 대규모 상용화 성공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기술을 실제 운행환경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이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 비트센싱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자동차급 기술’을 다른 산업으로 옮길 수 있다는 점이다
비트센싱의 전략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Automotive Grade’다. 자동차용 전장부품은 일반 소비자 전자제품과 다른 수준의 신뢰성을 요구한다. 높은 온도와 낮은 온도, 진동, 장시간 사용, 전자기적 간섭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무엇보다 센서의 오류가 차량 안전과 직접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개발과 검증 과정이 까다롭다.
비트센싱은 자동차용 레이더에서 축적한 기술을 연결 산업으로 확장하는 것을 사업의 중요한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회사는 자사 자동차 솔루션이 ASPICE 요구사항을 충족하도록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이미징 레이더 제품에서는 300m 이상의 장거리 탐지와 1.5도 수준의 방위각·고도각 해상도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회사가 공개한 제품 사양으로, 실제 적용환경에서의 성능은 고객별 검증이 필요하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특정 숫자 자체가 아니다.
자동차 산업에서 요구되는 개발·품질관리 방식을 다른 산업으로 이전할 수 있다면, 일반적인 센서 스타트업과 다른 포지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시티의 교통관제 장비도 비와 눈, 먼지, 온도 변화 속에서 장기간 작동해야 한다. 산업현장의 안전센서 역시 오류율이 낮아야 한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신뢰성과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하다.
따라서 ‘자동차급 레이더 기술을 모든 연결 산업으로 확장한다’는 비트센싱의 전략은 기술적으로는 상당히 일관된 구조를 갖는다. 문제는 다시 사업화다. 기술을 옮기는 것과 시장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 Innovation Radar가 보는 핵심 분기점 — 기술 검증에서 ‘산업 검증’으로
딥테크 스타트업을 평가할 때 가장 위험한 오류 가운데 하나는 기술적 성취와 사업적 성취를 동일하게 보는 것이다. 시제품을 만드는 것과 양산하는 것은 다르다. PoC를 확보하는 것과 반복 매출을 만드는 것도 다르다. MOU를 체결하는 것과 장기 공급계약을 확보하는 것도 다르다. 세계적인 기술상을 받는 것과 글로벌 공급망에서 필수 파트너가 되는 것은 더욱 다르다. 비트센싱 역시 이제 이 경계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2018년 설립 이후 자동차와 교통, 헬스케어 분야에서 제품을 개발했고, 2024년에는 350억원의 시리즈B 자금을 확보했다. 2025년에는 KAIST AVE Lab 및 ZETA Mobility와 AI 기반 4D 이미징 레이더 상용화를 위한 협력에 나섰으며, 2026년에는 AIR4D를 공개했다. 기술개발의 흐름은 상당히 선명하다.
그러나 다음 단계에서 시장이 요구하는 증거는 달라진다. 몇 개의 제품을 개발했는가보다 몇 개의 제품이 반복적으로 판매되는가. 몇 곳과 협력했는가보다 어느 고객이 실제 양산에 채택했는가.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가보다 고객이 경쟁 제품 대신 왜 이 기술을 선택하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그 선택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다음 프로젝트로 이어지는가. 이것이 Technology Validation에서 Industrial Validation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Innovation Radar가 향후 비트센싱을 관찰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볼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다. 투자금 630억원 이후의 질문은 ‘더 많은 자금’이 아니라 ‘자본 효율성’이다. 딥테크 기업은 일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보다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한다. 반도체와 센서, 바이오, 로봇은 연구개발 기간이 길고 시제품 제작과 시험, 인증, 양산 준비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비트센싱은 2024년 시리즈B에서 350억원을 조달했고 회사 발표 기준 당시 누적 투자액은 630억원에 달했다. 투자에는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우리금융캐피탈, 라이프자산운용, SCL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으며 HL만도도 후속 투자했다. 이 숫자를 기업가치의 높고 낮음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Innovation Radar가 주목하는 것은 이 자본이 어떤 산업적 자산으로 전환되는가다. 연구개발 인력인가. 특허와 알고리즘인가. 양산체계인가. 글로벌 고객인가. 실증 데이터인가. 개발 생태계인가. 투자금은 결국 사라지는 현금이다. 그러나 그 돈이 기술과 고객, 공급망, 데이터라는 형태로 전환되면 기업의 장기적인 자산이 된다.
특히 하드웨어 딥테크 기업은 양산 단계에 들어가면서 또 다른 자본 부담을 만날 수 있다. 고객이 늘면 생산량도 늘어야 하고 품질보증과 글로벌 기술지원도 필요해진다. 따라서 매출 성장만큼 중요한 것이 어떤 방식으로 생산을 확장하고 자본 부담을 관리할 것인가다. 비트센싱이 설계부터 양산까지를 포괄하는 레이더 혁신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밝히는 만큼, 향후 실제 생산구조와 파트너십이 어떻게 구축되는지는 중요한 관전 요소다.
한국 산업에서 비트센싱이 갖는 의미 - 반도체와 자동차 사이의 빈 공간
한국은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국이다. 동시에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국이다. 통신과 전자산업에서도 강력한 제조 기반을 갖고 있다. 그런데 미래 자동차의 가치사슬을 살펴보면 이 세 산업 사이에 새로운 영역이 만들어지고 있다. 센서 + 반도체 + AI + 소프트웨어 + 데이터. 바로 인지 기술이다.
미래 자동차에서는 센서가 데이터를 만들고, 차량용 반도체가 이를 처리하며, AI가 상황을 판단하고, 소프트웨어가 차량을 제어한다. 각각의 기술을 따로 확보하는 것보다 이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한국이 이 시장에서 의미 있는 위치를 차지하려면 완성차와 대기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특정 기술에 집중하는 전문기업이 필요하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대학과 연구기관, 반도체 기업과 소프트웨어 기업이 함께 생태계를 형성해야 한다. 비트센싱이 KAIST 연구진 및 모빌리티 데이터 기업과 AI 기반 4D 레이더 상용화를 추진한 것도 이러한 협력모델의 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한국 산업정책에서도 이러한 기업의 의미는 단순한 스타트업 육성을 넘어선다.
세계 최대의 센서회사를 반드시 한국에서 만들겠다는 접근보다 세계 공급망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특정 기술을 가진 기업을 여러 개 만드는 전략이 현실적일 수 있다. Innovation Radar Insight — ‘Radar Everywhere’보다 중요한 것은 ‘Indispensable Somewhere’다. 비트센싱은 ‘Radar Everywhere’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자동차에서 도시와 헬스케어까지 레이더를 확장하겠다는 의미다. Innovation Radar는 이 비전의 방향에는 주목하지만, 기업의 다음 단계에서는 한 가지 질문을 추가하고 싶다.
Radar Everywhere 이전에 Indispensable Somewhere가 되어야 하지 않는가. 모든 산업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보다 먼저 특정 시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자동차라면 특정 자율주행 플랫폼에서 반드시 필요한 레이더가 될 수 있다. 상용차라면 사고를 실질적으로 줄이는 안전 시스템이 될 수 있다.
스마트시티라면 카메라가 해결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필요한 교통 인지 인프라가 될 수 있다. 헬스케어라면 영상 촬영 없이 사람의 상태를 장시간 관찰할 수 있는 비접촉 센서가 될 수 있다. 어느 시장이든 하나의 영역에서 확실한 산업적 필요성을 증명하면 다른 시장으로 확장할 기반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비트센싱의 다음 경쟁은 더 높은 스펙의 레이더를 만드는 것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것이다.
첫째, AIR4D의 Raw Data 개방성이 실제 자율주행 개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가. 둘째, 자동차급 레이더 기술을 상용차·교통·헬스케어 등으로 확장하면서도 사업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 셋째, PoC와 MOU를 넘어 반복적인 양산과 매출로 산업 검증을 받을 수 있는가. 넷째, 글로벌 Tier 1 및 AI 플랫폼 기업과 경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공급망과 생태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가. 다섯째, 투자자금과 연구개발 성과를 특허·데이터·고객·양산역량이라는 장기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가. 이 다섯 가지가 Innovation Radar가 앞으로 비트센싱을 관찰할 핵심 지표다.
비트센싱의 사례는 한국 딥테크 산업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대한민국은 좋은 기술을 개발하는 나라에서 그 기술을 세계 산업의 표준과 공급망으로 연결하는 나라로 이동할 수 있는가. AI 시대에는 모델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AI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필요하다. 그 눈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를 처리하는 반도체가 필요하고, 데이터를 판단으로 바꾸는 알고리즘이 필요하며, 마지막에는 실제 자동차와 로봇과 도시를 움직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 거대한 가치사슬에서 한국 기업이 어느 지점을 차지할 것인가.
Innovation Radar가 비트센싱에서 발견하는 가장 흥미로운 가능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비트센싱의 진짜 도전은 세계 최고의 레이더를 하나 만드는 것이 아니다. AI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하나의 연결고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해지는 순간, 비트센싱을 설명하는 단어도 달라질 것이다. ‘레이더 스타트업’에서, ‘센서 기업’으로, 다시 ‘현실세계 AI를 위한 인지 인프라 기업’으로. Innovation Radar는 그 변화가 실제 산업에서 증명되는지를 계속 지켜볼 것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서영현 기자 93oliv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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