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 시장이 겪는 역설적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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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대문시장 상인회 매장 외관. (사진 = 이경희 기자) |
약 1만 개의 상점, 3,500명 이상의 상인회원. 서울 남대문시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이자 최대 규모의 도소매 시장이다. 국내 관광객은 물론 해외 관광객도 찾는 명소다. 그런데 이 시장의 상인회 회장 문남엽(64)씨는 지금 억울하다. "중구에 있는 시장이 50개인데, 전체 6,000여 사업체가 있는 남대문시장을 조그마한 시장(40여 점포)과 같은 조건에서 사업 신청을 한다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납니다." 2년을 준비한 르네상스 사업도 탈락했다. 큰 시장일수록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아이러니가 이 시장에서 반복되고 있다.
① 남대문시장의 현재 — 36개 운영회, 3,200명 상인
남대문시장 상인회는 36개 운영회를 통해 3,200명 이상의 회원을 아우른다. 국내 최대 액세서리 도매시장을 비롯해 아동복, 숙녀복, 전통 공예품 등 품목이 다양하다. 상인회의 역할은 각 운영회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부 지원사업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회원 간 교류와 협업을 강화하는 것이다. 인터뷰 시점에는 아케이드 공사 사업이 선정돼 시설 개선을 진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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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대문시장 상인회 문남엽 회장. (사진 = 이경희 기자) |
② 2년 준비한 르네상스 사업, 탈락의 이유
문 회장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르네상스 사업이다. 2년 동안 준비하고 진행했지만 최종 선정에서 탈락했다. "대형시장인데 골목시장·생계형 시장과 경쟁을 하게 되면 불리한다."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지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심사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는 구조적 문제가 반복된다.
Q. 정부 지원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화재공제 가입률이 40% 이상인데, 각 운영회별로 건물로 가입된 곳이 있어서 상인 개개인별 가입률에 포함이 안 돼 지원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그리고 40여 점포짜리 시장과 6,000여 사업체의 남대문시장이 같은 조건으로 사업 신청을 한다는 게 형평성에 어긋나요.
③ 코로나 이후 — 온라인 진출로 70% 회복
코로나 기간 매출은 크게 줄었지만, 많은 상점이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했다. 현재 남도마켓과 업무 제휴를 맺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전 품목 온라인 진출을 추진 중이다. 오프라인 고객은 코로나 이전의 약 70%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파악된다. "관광 특구 특성상 유동인구가 많아 무인점포보다는 대면 서비스를 유지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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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구에 위치한 남대문시장 상인회 매장 전경. (사진 = 이경희 기자) |
④ 상인회가 바라는 것 — 시설 개선·문화 이벤트·디지털 지원
Q.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첫째, 노후된 시설과 환경 개선에 정부 투자가 필요합니다. 공공화장실 개선과 휴게공간이 절실해요. 둘째, 문화 이벤트와 축제를 해마다 주최해 시장을 활성화시켜 주셨으면 합니다. 셋째, 디지털 마케팅과 온라인 프로모션을 상인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올해 서울시 지원을 받아 '시장의 날' 행사를 처음 열었다. 내년, 내후년으로 이어가려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축제와 이벤트를 진행하면 상점가에 활기를 불어넣고 남대문시장의 존재를 알릴 수 있어 홍보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큰 시장이 큰 무대를 갖게 되는 날을 문 회장은 기다리고 있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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