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무사 수임료 월 50~100만 원대, 소상공인 이윤을 압박
▶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 미숙으로 자체 처리 어려움
▶ “세금 낼 돈보다 세무사 비용이 많이 나온다”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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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부가세 신고 시즌 세무사 사무실. (사진 = 제미나이) |
◇ “세금 내는 것보다 세무사 비용이 문제”… 세무 비용 부담의 악순환
4월은 소상공인들에게 공포의 달이다. 분기마다 신고해야 하는 부가가치세의 ’예정신고’를 4월에 하기 때문이다. 2026년 1분기 거래를 정산해서 4월 25일까지 신고해야 한다. 늦으면 가산세와 이자가 더해진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세무 처리 비용이다. 소상공인들이 세무사를 고용해서 신고를 대행하는 데 드는 비용은 월 50만 원에서 100만 원대. 연간 600만 원에서 1,200만 원이 소비된다. 이는 월 이윤 500만 원대의 소규모 사업체에게는 결코 작지 않은 규모다.
대구의 옷 매장을 운영 중인 김 모 씨(46)는 “세무사 비용이 월 70만 원인데, 이게 순이윤의 15%를 차지한다”며 “세금 자체보다 세무사 비용 때문에 더 괴롭다”고 호소했다. 그는 “세무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세금 신고를 시도했으나,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의 ‘소상공인 세무 부담 현황’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소상공인의 78%가 세무사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평균 세무사 수임료는 월 68만 원 수준이다. 이는 2020년 월 32만 원대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 “전자세금계산서도 너무 복잡”… 자체 처리 불가능한 구조
그렇다면 기술 발전으로 인해 세무 처리가 쉬워졌을까? 정반대다. 국세청의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이 복잡해지면서 개인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처리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2024년 도입된 새로운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은 “투명성 강화”라는 명분 아래 입력할 정보가 대폭 늘었다. 기업의 고유 정보, 거래처 정보, 거래 상세 내역 등 수십 개 항목을 입력해야 한다. 조그마한 오류가 있어도 국세청 시스템에서 불일치 지적을 받는다.
“이 시스템은 큰 회사의 회계팀이나 세무사만 이용할 수 있게 설계된 것 같다”고 지적하는 것은 서울 성동구의 식재료 소매상 이 모 씨(54)다. “매번 신고할 때마다 오류가 생기고, 그러면 세무사한테 전화해서 수정해 달라고 해야 한다”며 “이게 무슨 전자화인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실시한 ’세무 시스템 사용성 평가’에서 응답한 소상공인의 72%가 “현재의 세금 신고 시스템이 너무 복잡하다”고 답했다. 특히 음식점, 소매점 같은 영세 사업체의 불만이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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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세금 신고 시스템으로 고민하는 음식점 사업주. (사진 = 제미나이) |
◇ 세무 비용 → 가산세 악순환…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이제 악순환이 시작된다. 세무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일부 소상공인은 세금 신고를 미루거나 정확하지 않게 신고한다. 그러면 국세청의 적발을 받아 가산세를 물게 되고, 결국 더 많은 비용이 든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의 ‘소상공인 조세 부담 분석’ 자료에 따르면, 현재 추가 세무 벌금(가산세, 이자)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평균 부담은 월 18만 원대다. 이는 세무사 비용의 약 3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즉, 세무사 비용을 아끼다가 오히려 더 큰 비용을 내게 되는 역설이 일어나고 있다.
부산의 카페 사장 정 모 씨(42)는 “지난해 세무사 비용을 아끼려고 직접 신고했다가 오류를 지적받아 추가 세금을 내게 되었다”며 “결국 세무사 비용보다 더 많은 돈을 내버렸다”고 말했다. “이제는 세무사 비용을 감수하고 정확하게 하는 게 낫다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 “정부 지원은 도움 안 된다”… 세무 비용 지원 정책의 한계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세무 비용 지원 사업’을 신설했다. 연 매출 3억 원 이하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세무사 비용의 50%까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예산은 약 300억 원대다.
하지만 실제로 혜택을 받는 소상공인은 극히 제한적이다. 신청 절차가 복잡하고, 지원 대상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또한 사후 지원(신고 후 비용을 정산해서 지원) 방식이라 당장의 현금 부담을 덜어주지 못한다.
인천의 빵가게 사업자 박 모 씨(48)는 “정부 지원 신청을 해봤지만 요구하는 서류가 너무 많아서 포기했다”며 “결국 세무사를 통해 비용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이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받기 어렵다”고 한탄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세무 시스템의 단순화가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세무사 비용 자체를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서강대학교 세무학과 최 모 교수는 “현재의 복잡한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을 소상공인 수준에 맞게 단순화하고, 세무사 비용 지원도 선지원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세무 비용 때문에 더 많은 소상공인이 폐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영란 기자 supu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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