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권 성공사례③] 골목이 브랜드가 되는 순간…다시 찾아오는 이유를 만들다

소상공인 심층/기획 / 서영현 기자 / 2025-12-01 17: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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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콘텐츠로 무장한 골목, 다시 사람을 부르다
온라인 쇼핑이 줄 수 없는 골목만의 매력을 디자인하다
▲ 상인들이 함께 만든 공동 로고가 박힌 포장지와 간판들은 골목 전체에 통일감을 부여하며 하나의 거대한 브랜드 전시장처럼 느껴지게 한다. 개별 가게의 홍보를 넘어 골목 전체를 알리는 공동 마케팅이 성과로 나타나며,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사진=pexels)

 

 

골목 입구에 작은 안내 지도가 세워졌다. 예전에는 지나치던 길이었지만 이제는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이 지도를 바라본다. 어느 가게에서 무엇을 파는지,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적혀 있는 골목 안내판은 이곳이 단순한 상업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목적지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요즘은 가게를 찾는 게 아니라 골목을 찾아옵니다.” 수제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의 말이다. 주말이면 외지에서 온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고, 지도를 따라 가게를 하나씩 둘러본다. 골목 전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면서 개별 점포의 매출도 함께 안정되기 시작했다.

이 변화는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상인회와 지자체,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함께 만든 기획의 결과였다. 골목 투어 프로그램이 생기고, 공동 굿즈가 제작되고, 계절마다 작은 축제가 열렸다. 골목의 이야기가 콘텐츠가 되자 방문의 이유가 생겼다.

전에는 단골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외부 방문객이 더해졌다. 체류 시간이 길어지면서 객단가가 올라갔고, 골목 안에서 여러 가게를 이용하는 소비 패턴이 만들어졌다. 방문객 이 씨는 말했다. “여기는 그냥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니라 구경하고 머무는 곳이에요.”

골목의 브랜드화는 대형 상권과의 경쟁 방식도 바꿨다. 가격이 아니라 경험으로 선택받기 시작한 것이다. 온라인 쇼핑으로 대체되지 않는 이유가 만들어졌다.

지자체 관계자는 생활상권 육성 사업의 핵심을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시설을 정비하는 것만으로는 사람이 오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있어야 다시 찾아옵니다.”

상인들은 공동으로 골목의 이름을 정하고 로고를 만들었다. 포장지와 간판에 같은 상징이 들어가면서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했다. 개별 가게의 홍보가 골목 전체의 홍보로 연결되는 구조였다.

폐업을 고민하던 가게 주인은 이제 골목 투어의 출발 지점이 되었다. “예전에는 하루 손님 수만 봤는데 지금은 예약 명단을 봅니다.” 골목이 브랜드가 되자 청년 창업자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기존 상인과 새로운 상인이 자연스럽게 섞이며 상권의 세대 교체도 이루어졌다.

저녁 시간이 되자 골목 곳곳에 불이 켜졌다. 공연을 준비하는 팀, 굿즈를 고르는 방문객, 가게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단골의 모습이 이어졌다. 물건을 사는 시간이 아니라 머무는 시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살아남는 상권과 찾아오는 상권은 다르다. 이 골목은 이제 ‘동네 상권’이 아니라 ‘목적지’가 되었다. 한 상인이 골목 지도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우리 동네도 이름이 생겼습니다.” 그 말에는 매출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공간이 다시 기억되는 장소가 되었기 때문이다.

●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정보
생활상권 육성사업,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 골목상권 공동마케팅 지원사업을 통해 골목 투어 프로그램, 공동 굿즈 제작, 브랜드 개발, 축제 기획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상인회 중심으로 지자체 공모사업에 참여하면 골목 전체를 하나의 콘텐츠형 상권으로 전환할 수 있다.

 

 

소상공인포커스 / 서영현 기자 93oliv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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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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