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상권 공실률: 이태원 22.3%, 명동 15.7%, 홍대 14.2%
임대료는 하락세인데 공실은 늘어나는 역설… 구조적 수요 감소가 원인
"임대료 인하만으로는 부족"… 상권 재생 종합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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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공실이 늘어난 골목상권, '임대' 안내문이 줄줄이 붙어 있다. (사진 = 챗GPT) |
전국 골목상권의 공실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6월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상가 공실률 동향'에 따르면, 전국 골목상권(근린상권) 공실률은 12.8%로 전년 동기(11.2%)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2023년(9.7%) 이후 2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주요 상권의 공실률은 더 심각하다. 이태원 22.3%, 명동 15.7%, 홍대 14.2%, 강남역 11.8% 등으로, 유동 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마저 빈 가게가 늘고 있다. 이태원의 경우 2022년 사고 이후 유동 인구가 40% 이상 감소한 데다, 높은 임대료까지 겹쳐 상권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 임대료는 하락세인데 공실은 늘어나는 '역설'
흥미로운 점은 임대료가 하락하는데도 공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전국 소규모 상가(66㎡ 이하) 임대료는 3.3㎡당 평균 5만7,000원으로 전년(5만9,000원) 대비 3.4% 하락했다. 서울도 8만2,000원에서 7만8,000원으로 4.9% 내렸다.
그럼에도 공실이 늘어나는 것은 구조적 수요 감소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 확대, 인구 감소, 원격 근무 확산 등으로 오프라인 상가 수요 자체가 줄고 있다. 한국감정원 분석에 따르면 소매·음식점 업종의 적정 상가 수 대비 실제 상가 수는 135%로, 약 35%가 구조적 과잉 상태다.
서울 이태원에서 20년간 부동산을 운영해온 권 모 씨(56)는 "임대료를 30% 낮춰도 입주자가 안 온다. 예전에는 보증금 없이도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는데 지금은 반년째 빈 가게가 수두룩"이라고 전했다.
◇ 공실 장기화의 악순환… 상권 전체 매력 저하로
공실 증가는 상권 전체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만든다. 빈 가게가 늘면 유동 인구가 줄고, 유동 인구가 줄면 남은 가게의 매출도 감소해 추가 폐업이 발생한다. 한국상권분석학회 연구에 따르면 상권 내 공실률이 15%를 넘으면 해당 상권의 평균 매출이 20% 이상 감소하는 '임계점 효과'가 나타난다.
서울 용산구 해방촌은 이런 악순환의 대표 사례다. 2018~2020년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던 해방촌은 임대료 급등 → 원주민 상인 퇴출 → 고가 매장 입점 → 코로나19 타격 → 폐업 증가 → 공실 확대의 순서로 불과 5년 만에 상권이 크게 위축됐다.
중구 명동도 유사한 양상이다. 외국인 관광객 회복에도 불구하고 고임대료 부담에 중소 규모 매장이 퇴출되고, 대형 프랜차이즈와 면세점만 남는 '상권 양극화'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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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빈 상가를 팝업 스토어로 활용한 상권 재생 사례. (사진 = 챗GPT) |
◇ 지방 소도시 상권은 더 심각… 폐점가(街) 현실화
지방 소도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인구 감소가 급격한 지역의 상가 공실률은 20%를 훌쩍 넘는다. 전북 정읍시 중앙로 상가의 공실률은 31.2%, 경북 상주시 중심 상가는 27.8%에 달한다.
경남 밀양에서 40년간 한복집을 운영해온 조 모 씨(72)는 "이 거리에 50개 넘던 가게가 12개밖에 안 남았다. 낮에도 사람이 안 보인다"며 "상권이 죽으면 동네가 죽는 거다"라고 말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인구 감소 지역의 상권 소멸은 단순한 상업 문제가 아니라 지역 사회 존속의 문제"라며 "상가를 주거·문화·복합 공간으로 전환하는 유연한 토지 이용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상권 재생 대안… '리빌딩' 모델 주목
공실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공실 상가를 활용한 '상권 리빌딩' 사업을 시작했다. 빈 상가를 시가 매입하거나 임대해 공유 주방, 팝업 스토어, 청년 창업 공간으로 전환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100곳을 목표로 하며, 예산 200억 원이 투입된다.
부산시는 '빈 상가 리모델링 보조금' 사업을 통해 건물주에게 리모델링 비용의 50%(최대 3,000만 원)를 지원하고, 대신 2년간 임대료를 시세의 70% 이하로 유지하는 조건을 부과한다. 1차 모집에서 경쟁률이 4:1을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전문가들은 "공실 문제는 임대료 인하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상권의 매력을 높이는 콘텐츠 투입, 유동 인구를 끌어오는 앵커 시설 유치, 온·오프라인 연계 매장 모델 개발 등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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