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요구… 소상공인 10명 중 7명 "전기료가 가장 큰 고정비"
냉방 끄면 손님이 떠나고, 켜면 전기료에 허덕… 소상공인의 여름 딜레마
지자체별 냉방비 지원 현황과 에너지 절감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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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여름 전기료 고지서를 확인하며 놀라는 카페 사장님. (사진 = 챗GPT) |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소상공인들의 전기료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2024년 여름(6~8월) 소상공인 평균 전기료는 월 47만3,000원으로 비냉방기(3~5월) 대비 72% 상승했다. 냉방 수요가 집중되는 카페·음식점·편의점 등은 월 80만~120만 원의 전기료를 부담해야 했다.
2025년 여름은 더 심각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해 6~8월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1.2~1.5도 높을 것으로 예측했으며, 폭염일수도 평년(10.1일)보다 많은 15일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kWh당 평균 8.1원, 2025년 4월 적용)까지 겹쳐 소상공인들의 여름 전기료 부담은 전년 대비 15~20%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 "냉방 끄면 손님이 떠난다"… 소상공인의 여름 딜레마
소상공인에게 냉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71.3%가 "전기료가 여름철 가장 큰 고정비"라고 답했다. 그러나 냉방을 줄이면 고객이 이탈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조사 대상의 82%가 "냉방 온도를 올리거나 끄면 손님이 줄어든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서울 홍대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윤 모 씨(34)는 "카페는 에어컨이 곧 경쟁력이다. 옆 카페보다 1도만 높아도 손님이 안 온다"며 "지난여름 전기료가 월 95만 원 나왔는데, 아메리카노 2,000잔 팔아야 하는 금액"이라고 한숨 쉬었다.
경기 수원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모 씨(48)도 "화로를 쓰니까 냉방을 세게 틀어야 하는데, 여름 3개월 전기료만 250만 원이 넘는다"며 "겨울보다 여름이 훨씬 무섭다"고 말했다.
◇ 산업용 전기요금 누진제 구조 개선 시급
소상공인들은 전기요금 누진제 구조가 영세 사업장에 불리하다고 호소한다. 현행 일반용(갑) 전력 요금은 사용량 200kWh 이하 구간(기본료 6,160원)과 200kWh 초과 구간(기본료 9,810원)으로 나뉘는데, 냉방 기간에는 대부분의 소상공인이 고단가 구간에 진입한다.
대한소상공인총연합회는 "소상공인 전용 하계 전력요금 할인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연 매출 3억 원 이하 소상공인에 대해 6~8월 전기료 20% 할인을 적용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추산 소요 예산은 연 2,800억 원이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요금 체계는 산업부 소관이므로 한전이 독자적으로 결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소상공인 부담 경감을 위한 제도 개선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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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여름 폭염에 대비해 차열 필름과 쿨링 팬을 설치하는 상인들. (사진 = 챗GPT) |
◇ 에너지 절감 우수 사례… '스마트 냉방'으로 전기료 40% 절감
일부 소상공인은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전기료를 크게 줄인 사례도 있다. 서울 성수동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김 모 씨(41)는 IoT 기반 스마트 에어컨 제어 시스템을 도입해 전기료를 전년 대비 38% 절감했다. 이 시스템은 매장 내 온도·습도·재실 인원을 실시간 감지해 냉방 출력을 자동 조절한다.
경기 판교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송 모 씨(39)는 에너지효율 1등급 인버터 에어컨으로 교체하고, 차열 필름을 시공해 전기료를 월 15만 원 절감했다. 교체 비용 180만 원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에너지 효율화 사업' 보조금(최대 200만 원)으로 충당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올해 에너지 절감 컨설팅을 1만 개 업체에 무료 제공하고, 고효율 기기 교체 보조금도 확대했다"며 "신청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 지자체 냉방비 지원 현황… 서울 최대 30만 원, 지역별 편차 커
지자체별 냉방비 지원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소상공인 냉방비 지원 사업 예산을 전년 대비 40% 늘려 120억 원을 편성했다. 연 매출 2억 원 이하 소상공인에게 최대 30만 원의 냉방비를 지원한다. 경기도는 최대 20만 원, 부산시는 15만 원을 지원한다.
그러나 지역별 편차가 크다. 재정 여건이 어려운 지자체는 냉방비 지원 사업 자체가 없는 곳도 있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냉방비 전용 지원 사업을 운영하는 곳은 9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8곳은 "일반 경영 안정 자금에 포함돼 있다"고 답했으나, 실제 냉방비로 사용되는 비율은 확인하기 어렵다.
여름은 소상공인에게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계절이다. 성수기 매출 증가를 기대하면서도 전기료·인건비·식재료비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실질적 냉방비 지원 확대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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