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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주요 국가들의 인재 확보 경쟁이 대학의 국제학생 유치를 넘어 미래 산업과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에서 연구자와 기술인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국과 독일, 영국, 싱가포르 등은 교육과 연구, 기업 활동을 연계하는 인재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25만 명 시대에 접어든 한국 역시 유치 규모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졸업 이후 취업과 창업, 연구개발 및 국제협력으로 이어지는 인재 활용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사진=챗GPT) |
● 대학을 얻는 것이 아니라 미래 산업을 얻는 경쟁
세계 주요 국가들은 지금 대학을 경쟁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진정으로 경쟁하는 대상은 사람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미래 산업을 이끌 연구자와 기술자, 창업가, 그리고 세계를 연결할 글로벌 인재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국제학생 정책은 교육서비스의 한 분야로 이해됐다. 해외 학생을 유치해 대학의 국제화를 확대하고 교육시장을 성장시키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국제학생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국제학생은 더 이상 등록금을 내는 학생이 아니다. 미래의 연구자이며, 산업을 이끌 기술인력이고, 기업을 창업할 혁신가이며, 국가와 국가를 연결하는 경제 네트워크의 출발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첨단산업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되면서 더욱 뚜렷해졌다. 반도체 공장은 돈으로 지을 수 있다. 그러나 반도체를 설계할 인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AI 데이터센터는 건설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할 연구자는 장기간의 교육과 연구 경험이 필요하다. 바이오산업 역시 연구시설보다 연구자의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결국 국가가 확보해야 하는 것은 공장보다 사람이며, 설비보다 지식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 독일, 영국, 싱가포르, 일본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국제학생 정책을 교육정책으로만 접근하지 않는다.
국제학생은 미래 노동시장을 구성할 전문인력이며, 국가 연구개발 역량을 높이는 인적자본이고, 산업혁신을 지속시키는 핵심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OECD도 국제학생의 경제적 효과는 단순한 유학생 수가 아니라 졸업 이후 연구와 산업, 노동시장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에 의해 결정된다고 분석한다.
즉, 국제학생 정책은 교육정책이 아니라 산업정책이며, 장기적으로는 국가경쟁력 전략이라는 의미다. 독일은 이러한 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 가운데 하나다. 독일은 공학과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대학과 기업의 연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학생들은 대학에서 배운 이론을 기업 현장에서 검증하고, 기업은 학생들의 연구성과를 산업으로 연결한다. 국제학생 역시 이러한 구조 안에서 연구와 산업을 동시에 경험한다.
● 싱가포르는 더욱 분명하다.
국토는 좁고 천연자원도 부족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과 연구기관, 글로벌 기업을 집중적으로 유치하며 인재 중심 국가전략을 추진해 왔다. 싱가포르가 세계 금융과 바이오, 디지털 산업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로 성장한 배경에도 사람을 중심에 둔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영국 역시 국제학생을 단순한 교육 소비자가 아니라 연구개발과 금융산업을 연결하는 미래 인재로 바라보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하나의 사실을 알고 있다.
● 산업은 사람이 만들고, 자본은 산업을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본이 산업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반대다. 우수한 연구자가 모이면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지고, 기술이 성장하면 산업이 형성된다. 산업이 성장하면 자본은 자연스럽게 그 가능성을 따라 이동한다. 오늘날 세계적인 벤처캐피털이 특정 도시와 대학 주변으로 모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투자자는 건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본다. 연구자를 보고, 창업가를 보고, 혁신을 만드는 팀을 본다. 결국 자본은 사람을 따라 움직인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은 이미 외국인 유학생 25만 명 시대에 들어섰다. 그러나 앞으로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많은 학생이 한국을 선택했는가가 아니다.
그들이 한국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어떤 연구를 수행했는가. 어떤 기업과 협력했는가. 졸업 후 어디에서 활동하고 있는가. 그리고 한국과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국제학생 정책은 교육에서 끝나고 만다. 하지만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국제학생은 미래 산업과 무역, 투자, 경제외교를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인적자산이 될 수 있다.
세계는 이미 인재 확보 경쟁에 들어갔다. 국가가 경쟁하는 대상은 더 이상 값싼 노동력이 아니다. 새로운 기술을 만들 수 있는 사람, 새로운 시장을 연결할 수 있는 사람, 새로운 산업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다. 앞으로 국가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공장을 보유했는가보다 얼마나 많은 글로벌 인재가 그 나라를 선택하고, 그 인재가 얼마나 오랫동안 국가의 혁신 생태계 안에서 성장하는가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글로벌인재브리지』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세계는 왜 사람을 확보하려 하는가. 그 질문의 답은 결국 하나다. 사람이 이동하면 지식이 이동하고, 지식은 기술이 된다. 기술은 산업을 성장시키고, 산업은 자본을 끌어들인다. 그리고 자본은 새로운 무역과 국가경쟁력을 만든다. 21세기 가장 중요한 국가전략은 더 많은 자본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인재가 선택하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서영현 기자 93oliv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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