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장에서 본 제도와 현실의 거리

이달의 현장르포 / 서영현 기자 / 2025-08-26 11: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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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늘 발표된다. 지원금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각종 대책은 빠짐없이 보도된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나는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다르다. “정책이 있는 건 아는데, 내가 받을 수 있는 건 없다”는 말이 반복된다. 이 간극이 바로 정책 체감도의 본질이다.

최근 몇 달 동안 만난 자영업자들은 공통적으로 ‘정보 접근’의 문제를 이야기했다. 정책의 종류는 많지만 자신에게 해당되는 정책이 무엇인지, 신청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제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현장에서 찾기 어렵다. 결국 정책은 존재하지만 체감되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또 다른 문제는 조건이다. 정책의 취지는 분명하지만 현실의 기준은 현장과 맞지 않는다. 매출 기준, 신용 기준, 사업 기간 요건 등은 안정적인 사업자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정작 가장 절실한 단계에 있는 소상공인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정책이 ‘지원’이 아니라 ‘선별’로 작동하는 순간 체감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지자체 현장을 취재하며 확인한 사실도 같다. 센터는 존재하지만 상담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실제 해결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현장의 소상공인들은 단순한 교육보다 매출 구조 개선, 비용 절감, 상권 분석과 같은 즉시 적용 가능한 해법을 원하고 있다.

정책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세 가지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정책은 ‘선정’이 아니라 ‘도달률’ 기준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둘째, 신청 절차는 단순화되어야 한다. 셋째, 지원 이후의 관리 시스템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지원금은 시작일 뿐, 생존율을 높이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식당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지원금보다 필요한 건 방향입니다. 어떻게 해야 살아남는지 알려주는 정책이면 좋겠습니다.” 이 말은 지금의 정책 구조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정책 체감도는 숫자로만 판단할 수 없다. 현장에서 정책을 이야기할 때 표정이 바뀌는지, 실제 매출 구조가 개선되는지, 폐업을 고민하던 사람이 다시 계획을 세우게 되는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소상공인 정책은 이미 충분히 많다. 이제 필요한 것은 ‘현장에서 작동하는 정책’이다. 그 변화가 시작될 때 비로소 정책은 기사 속 문장이 아니라 현장의 생존 전략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서영현 기자 93oliv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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