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랑스식 '현장 밀착형 직업 훈련' 도입 시급… "수료증보다 시장 데이터 해석력이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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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려한 시작과 쓸쓸한 퇴장이 교차하는 창업 시장의 현실. 단순히 자금을 투입해 문을 여는 것보다, 하루 매출이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 미리 시뮬레이션하는 '매출 구조 설계' 능력이 폐업을 막는 유일한 방패다.(사진=pexels) |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만나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질문이 있다. “얼마가 있어야 시작할 수 있습니까.” 그러나 현장에서 폐업 점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은 그 질문이 이미 출발점을 잘못 잡고 있다는 점이다.
문을 닫는 가게의 대부분은 자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매출 구조를 만들지 못해서 무너진다. 고객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설계가 없고, 원가와 가격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한 채 운영이 시작되며, 하루 매출이 한 달의 생존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계산되지 않은 상태에서 창업이 진행된다.
이때 자금은 해결책이 아니라 손실을 늦추는 완충 장치에 불과하다. 창업은 사업이기 이전에 하나의 직업이다. 직업에는 훈련 과정이 존재하고, 그 훈련은 현장과 연결될 때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지금의 창업 교육은 수료증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실제 매출을 만들어내는 과정과 분리되어 있으며, 교육이 끝나는 순간 시장과의 연결도 동시에 끊어진다.
독일의 이원화 직업교육 시스템(dual system)을 보면 창업은 교육 과정 안에서 이미 직업으로 완성된다. 교육은 교실에서 끝나지 않고 기업 현장에서 반복되며, 수료는 곧 시장 진입 능력의 확보를 의미한다.
프랑스 역시 상공회의소(Chambre de Commerce et d‘Industrie)를 중심으로 창업 교육, 금융, 지역 상권이 하나의 구조로 연결되어 있어 교육을 받은 사람이 바로 매출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한국의 창업 교육은 아직 이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강의는 많지만 매출 훈련은 부족하고, 지원금은 늘어나지만 생존율은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 교육이 시장과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구의 한 청년 창업자는 창업 전에 세 개의 교육 과정을 수료했지만 실제 점포를 운영하며 가장 먼저 배운 것은 “하루 매출이 인건비와 임대료를 넘지 못하면 모든 계획은 의미가 없다”는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필요했던 것은 추가 자금이 아니라, 그 구조를 미리 계산해보는 훈련이었다. 이 지점에서 창업 정책의 질문이 바뀌어야 한다. 얼마를 지원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능력을 갖춘 사람이 시장에 들어가도록 만들 것인가를 설계해야 한다.
창업 교육은 더 늘릴 필요가 없다. 대신 교육이 끝나면 매출 구조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하고, 시장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하며, 고객을 확보하는 경로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투입되는 자금은 창업을 돕는 것이 아니라 폐업 비용을 미리 지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결국 창업의 출발점은 자금이 아니라 능력이다. 자금은 그 능력이 시장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필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얼마가 필요합니까”가 아니라 “나는 매출 구조를 만들 수 있는가.” 그리고 창업 정책이 던져야 할 질문 역시 같아야 한다.
지원 규모가 아니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직업 훈련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소상공인포커스 / 노금종 기자 nkj1966@ilyoweek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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