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서울은 왜 '신뢰'가 가장 비싼 자산이 되었는가

소상공인 이슈&분석 / 서영현 기자 / 2026-07-03 14: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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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정보를 평준화한 시대, 마지막 경쟁력은 결국 '신뢰'가 되고 있다
▲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플랫폼의 발전으로 정보가 평준화되고 딥페이크 등 가짜와 진짜의 경계가 흐려지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대한민국에서 비대면 소비가 가장 활발한 서울은 광고 중심의 경제에서 '신뢰경제'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행동경제학의 '사회적 증거'가 반영된 리뷰와 평점 하나가 수억 원의 광고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현실 속에서, 신뢰는 거래비용과 분쟁을 줄여 경제적 효율을 높이는 핵심 생산자본으로 자리 잡았으며, 향후 서울의 미래 경쟁력은 복제 불가능한 자산인 '신뢰의 축적'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AI 이미지이다.(사진=챗GPT)

인공지능은 몇 초 만에 보고서를 작성하고, 계약서를 검토하며, 번역과 분석까지 수행한다. 검색은 더 빨라졌고 정보는 넘쳐난다. 기술은 인간이 오랫동안 축적해 온 지식의 장벽을 빠르게 허물고 있다. 그러나 흥미로운 변화가 하나 나타나고 있다. 중요한 결정을 앞둔 사람들은 마지막 순간에 여전히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 사람을 믿어도 될까.”


기술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신뢰까지 대신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 오히려 정보가 넘쳐날수록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구분하는 일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생성형 AI는 누구나 전문가처럼 보이는 문서를 만들 수 있고, 딥페이크 기술은 실제와 가짜의 경계를 흐리게 만든다. 온라인에는 수많은 정보가 있지만, 사람들은 정보를 얻는 것보다 누구의 정보를 믿을 것인가를 더 고민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 AI 시대, 왜 사람들은 오히려 더 사람을 찾는가
이 변화는 서울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다. 서울은 대한민국에서 디지털 플랫폼 이용률이 가장 높고, 비대면 소비와 온라인 거래가 가장 활발한 도시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얼굴 한 번 마주하지 않은 채 음식을 주문하고, 중고물품을 거래하며, 병원을 예약하고, 숙소를 선택한다. 거래의 규모는 커졌지만 상대방을 직접 확인할 기회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익명성이 커질수록 거래를 성사시키는 마지막 조건은 가격이나 기술이 아니라 신뢰가 된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기업들은 대규모 광고와 브랜드 인지도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사람들은 광고보다 리뷰를 먼저 읽고, 기업이 전하는 메시지보다 실제 이용자의 경험을 더 신뢰한다. 별점 하나가 매출을 좌우하고, 후기 몇 줄이 수천만 원의 광고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례도 흔하다. 서울의 소비 방식은 이미 광고경제에서 신뢰경제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경제학은 오래전부터 거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거래비용이 낮아야 한다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거래비용을 가장 크게 줄이는 것은 복잡한 계약서가 아니라 서로를 믿을 수 있다는 확신이다. 신뢰가 높은 사회에서는 거래는 빨라지고 혁신은 확산되며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진다. 반대로 신뢰가 무너지면 확인 절차와 분쟁이 늘어나고 경제 전체의 효율도 함께 떨어진다. 신뢰는 감정이나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인프라인 셈이다.


그래서 지금 서울에서 가장 비싼 자산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건물도, 데이터도, AI도 아니다. 사람들이 기꺼이 믿고 다시 찾는 신뢰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정보의 가치는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신뢰의 가치는 오히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AI가 정보를 평준화하는 시대일수록, 서울의 미래 경쟁력은 얼마나 뛰어난 기술을 보유했는가보다 얼마나 두터운 신뢰를 축적했는가에 의해 결정될지 모른다.

리뷰 하나가 광고 수억 원보다 강해진 이유
행동경제학은 왜 사람들은 기업보다 ‘다른 사람’을 더 믿는다고 설명하는가

서울에서 새로운 음식점을 찾는 사람들은 먼저 무엇을 할까. 대부분은 간판을 보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하고, 별점과 리뷰를 확인하며, 실제 방문객이 올린 사진을 살펴본다. 병원을 선택할 때도, 숙소를 예약할 때도, 미용실을 찾을 때도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소비자의 마지막 선택을 결정하는 것은 기업이 만든 광고가 아니라 먼저 경험한 사람들의 평가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소비 습관의 변화가 아니다. 행동경제학은 사람들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스스로 모든 정보를 분석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선택을 참고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사회적 증거(Social Proof)’라고 한다. 어떤 식당 앞에 긴 줄이 서 있으면 그 음식이 더 맛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수천 개의 긍정적인 리뷰가 달린 상품은 실패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는 것도 같은 원리다. 사람들은 정보를 모두 검토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위험을 줄이려 한다.


서울은 이러한 행동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도시다. 새로운 브랜드와 음식점, 팝업스토어와 문화공간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도시에서는 소비자가 모든 정보를 직접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리뷰와 평점은 단순한 후기나 의견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사회적 신호가 된다. 서울의 소비문화는 이제 ‘무엇을 살 것인가’보다 ‘누가 먼저 경험했고 어떻게 평가했는가’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서울의 외식업과 숙박업, 병원과 미용 서비스,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는 리뷰의 영향력이 매출을 좌우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별점이 조금만 낮아져도 예약률이 떨어지고, 긍정적인 후기 하나가 새로운 고객을 불러온다. 반대로 오랜 시간 쌓아온 브랜드라도 신뢰를 잃는 순간 소비자의 선택에서 빠르게 밀려난다. 이제 기업이 투자해야 하는 대상은 단순한 광고 노출이 아니라 고객이 자발적으로 좋은 경험을 이야기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이러한 변화는 소상공인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과거에는 대기업만이 막대한 광고비를 통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작은 가게라도 진정성 있는 서비스와 꾸준한 고객 만족을 통해 신뢰를 축적하면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서울의 골목상권에서 입소문 하나가 긴 대기 줄을 만들고, SNS와 리뷰를 통해 전국적인 맛집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반복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결국 리뷰는 단순한 평가가 아니다. 신뢰가 기록되는 과정이며, 고객이 기업에 보내는 가장 강력한 추천장이다. 광고는 기업이 스스로 만드는 메시지지만, 리뷰는 고객이 기업을 대신해 써주는 증명서다. 그래서 오늘날 서울 경제에서 가장 큰 자산은 광고 예산이 아니라, 고객이 기꺼이 남겨주는 신뢰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신뢰는 어떻게 돈이 되는가
기업의 진짜 자산은 공장이 아니라 사람들이 축적해 준 믿음이다

신뢰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회계장부에 숫자로 기록되지도 않고, 공장이나 건물처럼 담보를 설정할 수도 없다. 그러나 오늘날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자산 가운데 신뢰만큼 강력한 것은 드물다. 소비자는 신뢰하는 기업의 상품에는 기꺼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투자자는 신뢰하는 기업에 자금을 맡기며, 직원들은 신뢰하는 조직에 오래 남는다. 결국 신뢰는 감정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생산자본이다.


경제학에서는 거래가 이루어질 때 상품 가격 외에도 다양한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상대방이 약속을 지킬 것인지 확인하고, 계약 내용을 검토하며, 분쟁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을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이라고 한다. 신뢰가 높은 사회에서는 이러한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계약은 단순해지고 의사결정은 빨라지며 새로운 협력이 쉬워진다. 반대로 신뢰가 무너지면 확인 절차는 늘어나고 법률비용과 분쟁은 증가하며 경제 전체의 효율도 함께 떨어진다. 신뢰가 높은 사회일수록 경제가 더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은 이러한 변화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도시다. 스타트업과 플랫폼 기업, 금융과 콘텐츠 산업이 집중된 서울에서는 유형자산보다 무형자산의 가치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는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가이다. 뛰어난 기술을 보유한 기업도 개인정보 유출이나 허위 광고, 소비자 기만 논란이 발생하면 기업가치는 순식간에 흔들린다. 반대로 기술이 비슷하더라도 오랜 시간 신뢰를 축적한 기업은 위기 속에서도 고객의 선택을 받는다.


세계적인 플랫폼 기업들의 성장 과정도 같은 원리를 보여준다. 숙박 공유와 차량 호출,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단순히 서비스를 연결한 것이 아니라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거래가 가능하도록 신뢰를 설계했다. 이용자 평가와 리뷰, 판매자 인증, 구매자 보호 제도는 모두 신뢰를 시스템으로 만든 장치들이다. 플랫폼의 핵심 자산은 서버나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수많은 이용자가 축적한 신뢰의 기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상공인도 예외는 아니다. 작은 식당의 단골, 동네 미용실의 재방문 고객, 오래 거래한 거래처와의 관계는 회계장부에는 자산으로 기록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사업에서는 가장 큰 자산이다. 단골 한 명은 일회성 매출 이상의 가치를 만들고, 좋은 평판은 새로운 고객을 데려오며, 오랜 신뢰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기업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된다. 결국 작은 가게의 경쟁력도 시설의 규모보다 얼마나 많은 신뢰를 축적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AI 시대에는 기술의 격차가 점점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새로운 기능은 금세 따라 할 수 있고, 정보는 누구나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신뢰는 단기간에 복제할 수 없다. 하루아침에 쌓이지도 않고 돈으로 쉽게 살 수도 없다. 그래서 미래 경제에서 가장 희소한 자산은 기술이 아니라 신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오늘날 서울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만드는 것은 더 많은 자본을 보유한 기업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에게 믿음을 축적한 기업이다. 신뢰는 더 이상 윤리의 언어가 아니다. 기업가치를 높이고, 거래를 활성화하며, 도시의 경쟁력을 키우는 가장 현실적인 경제의 언어가 되고 있다.

AI 시대일수록 왜 신뢰는 더 비싸지는가
기술은 정보를 만들 수 있지만, 믿음을 대신 만들지는 못한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오랫동안 독점해 왔던 능력을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미지를 생성하며, 계약서를 검토하고, 투자 정보를 분석하는 일까지 AI가 수행하는 시대가 열렸다. 기술은 더 이상 일부 전문가만의 경쟁력이 아니다. 누구나 비슷한 수준의 정보를 얻고, 비슷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정보는 점점 평준화되고 있으며, 기술의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정보를 얻는 능력보다 정보를 믿을 수 있는 능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생성형 AI는 그럴듯한 문장을 만들 수 있지만 사실을 항상 보장하지는 않는다. 딥페이크는 실제와 가짜의 경계를 흐리고, 허위 리뷰와 조작된 콘텐츠는 온라인 공간에서 빠르게 확산된다. 정보가 부족했던 시대에는 더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이 경쟁력이었지만,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AI와 딥페이크 시대, 신뢰를 잃은 사회는 어떤 비용을 치르게 되는가”를 우린 진지하게 고민해야만 한다.


서울은 이러한 변화를 가장 먼저 경험하는 도시다. AI 서비스의 도입 속도가 빠르고 플랫폼 소비가 일상화된 서울에서는 사람과 사람의 직접적인 접촉은 줄어드는 반면, 디지털을 통한 의사결정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병원을 선택할 때도, 투자할 기업을 찾을 때도, 새로운 식당을 방문할 때도 사람들은 온라인 정보를 먼저 접한다. 하지만 최종 결정의 순간에는 여전히 한 가지를 확인한다. ‘이 정보를 믿을 수 있는가.’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이 질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기업들도 기술 개발만큼 신뢰 관리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인증 시스템, 리뷰 검증, 판매자 확인 절차는 모두 기술을 위한 비용이 아니라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다.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기업은 고객을 잃고, 고객을 잃는 순간 기술의 우위도 오래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디지털 경제에서 신뢰는 더 이상 부가가치가 아니라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가 되고 있다.


소상공인에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AI는 누구나 활용할 수 있고, 마케팅 도구도 점점 저렴해지고 있다. 하지만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고, 꾸준한 품질을 유지하며, 단골의 신뢰를 쌓는 일은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결국 작은 가게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최신 기술을 얼마나 빨리 도입했는가보다 얼마나 오랫동안 고객의 믿음을 쌓아 왔는가에 달려 있다.


AI 시대는 기술의 시대인 동시에 신뢰의 시대다. 기술은 더 빠르게 복제되고 더 쉽게 확산될 것이다. 그러나 신뢰는 오랜 시간 성실함과 책임을 통해서만 축적된다. 바로 그 점에서 신뢰는 미래 경제에서 가장 희소하고 가장 값비싼 자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은 왜 ‘신뢰경제’의 도시가 되어야 하는가
미래 도시의 경쟁력은 기술보다 사람을 믿을 수 있는 사회에서 시작된다

서울은 오랫동안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중심이었다. 더 높은 빌딩을 세우고,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하며, 더 빠른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도시 경쟁력의 핵심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전략은 서울을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AI와 플랫폼경제가 일상이 된 지금, 도시를 평가하는 기준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가보다, 그 기술을 시민들이 얼마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신뢰는 도시의 경제적 효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혁신의 속도까지 결정한다. 서로를 믿는 사회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빨라지고, 기업과 소비자는 불필요한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창업과 투자도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반대로 신뢰가 무너진 사회에서는 계약은 복잡해지고 규제는 늘어나며, 사람들은 새로운 시도보다 위험을 피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결국 신뢰는 사회적 미덕이 아니라 도시의 성장잠재력을 결정하는 경제적 자산이다.


서울은 이미 신뢰경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소상공인은 단골과 입소문을 통해 성장하고, 플랫폼 기업은 리뷰와 평판을 기반으로 시장을 확대하며, 스타트업은 기술만이 아니라 고객과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 금융시장에서도 숫자보다 투명성과 책임경영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산업은 서로 다르지만 성공의 원리는 하나다. 신뢰를 축적한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점이다.


이제 서울이 준비해야 할 미래도 분명하다. AI를 더 많이 도입하는 도시를 넘어, AI를 가장 신뢰할 수 있게 활용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더 많은 플랫폼을 만드는 도시보다, 시민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하는 것보다, 기업과 시민, 행정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서울의 경쟁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소상공인에게도 이 변화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AI와 디지털 기술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고객과 오랜 시간 쌓아 온 신뢰는 쉽게 모방할 수 없다. 결국 미래의 경쟁력은 최신 기술을 얼마나 먼저 도입했는가보다 고객이 다시 찾고, 다시 추천하며, 다시 거래하고 싶은 기업이 되었는가에 달려 있다. 신뢰는 시간이 걸리지만 가장 오래 지속되는 자산이며, 위기일수록 그 가치가 더욱 커진다.


20세기 경제는 자본을 축적한 기업이 성장했고, 21세기 경제는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이 시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AI가 정보를 평준화하는 시대에는 기술도 빠르게 따라잡힐 수 있다. 마지막까지 모방하기 어려운 경쟁력은 사람들의 신뢰다.


서울의 미래는 더 높은 빌딩을 세우는 도시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믿고 거래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데 있다. 결국 미래 도시의 진짜 자산은 건물도 데이터도 아니다. 사람이 기꺼이 믿고, 다시 찾고, 함께하고 싶은 ‘신뢰’다.

 

 

소상공인포커스 / 서영현 기자 93oliv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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