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연구실에서 시작된 기술은 왜 시장에서 멈추는가

이달의 현장르포 / 서영현 기자 / 2026-07-10 11: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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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교 사례로 본 지역 기술사업화와 자본의 연결
▲ 기술사업화의 성패는 연구실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대학에서 탄생한 기술이 창업과 투자, 시장 검증을 거쳐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할 때 비로소 기술은 산업이 되고, 지역 혁신도 현실이 된다. (사진=pexels)

 

 

대한민국 대학에서는 매년 수많은 특허와 연구성과가 나온다. 연구실에서는 새로운 기술이 탄생하고 논문이 발표된다. 그러나 그 기술 가운데 실제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창업에 성공하더라도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업은 더욱 드물다.


기술이 부족해서일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기술은 연구실에서 탄생하지만, 기업은 시장에서 성장한다. 그 사이에는 제품 개발, 인허가, 생산, 투자, 시장 검증, 해외 진출이라는 긴 과정이 존재한다. 연구성과가 산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도 대부분 이 과정에서 발생한다.


최근 대학의 기술사업화도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특허 이전 자체가 목표였다면, 이제는 창업과 기술지주회사, 초기 투자, 후속 투자, 해외시장 진출까지 하나의 성장 과정으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기술을 성장시키는 체계가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좋은 기술은 왜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는가. 그리고 반대로, 어떤 기술은 어떻게 자본을 만나 산업으로 성장하는가.
첫 번째 사례는 경북대학교다. 대학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설립된 의료기기 기업과 기술지주회사를 통해 지역 대학의 기술이 어떤 과정을 거쳐 기업으로 연결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중요한 것은 특정 대학이나 특정 기업의 성공 여부가 아니다. 이번 기사가 주목하는 것은 기술이 시장을 만나고, 자본을 만나며,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이다. 기술은 연구실에서 시작되지만, 그 기술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는 앞으로의 시장과 자본이 답하게 될 것이다.

경북대학교를 첫 번째 사례로 선택한 이유

기술사업화는 서울의 대형 연구기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방 대학에서도 새로운 기술은 꾸준히 탄생하고 있으며, 연구성과를 기업으로 연결하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다만 시장은 기술의 탄생보다 그 이후의 성장 과정을 더 주목한다.


경북대학교는 이러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하나의 사례다. 대학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창업이 이루어지고, 기술지주회사를 통해 사업화가 추진되며, 초기 창업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펀드도 조성되고 있다. 연구와 창업, 그리고 초기 자본이 하나의 체계 안에서 연결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지원제도 자체가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 연결이 실제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가”이다.


기술지주회사가 설립됐다는 사실만으로 기술사업화가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창업펀드가 결성됐다는 사실만으로 기업이 성장했다고 평가할 수도 없다. 결국 시장은 연구성과가 아니라 제품, 고객, 매출, 그리고 지속적인 성장으로 기업을 판단한다.


그래서 이번 시리즈는 경북대학교를 ‘성공 사례’로 소개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장 과정을 확인해야 할 진행형 사례로 바라본다. 연구실에서 출발한 기술이 실제 기업으로 이어지고, 다시 자본과 시장을 만나 어떤 길을 걷게 되는지를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차례대로 확인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특정 대학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경북대학교를 하나의 사례로 삼아, 대한민국 지역 대학의 기술사업화가 어떤 단계에 와 있으며, 앞으로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하는지를 함께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자본시장은 기술보다 성장경로를 본다

연구실에서 기술이 개발되고 기업이 설립됐다고 해서 자본시장이 곧바로 기업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는 기술의 우수성 자체보다 그 기술이 어떤 과정을 거쳐 시장에서 검증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한다.


좋은 기술은 출발점일 뿐이다. 이후 제품 개발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시장의 수요는 존재하는지, 후속 자금은 확보될 수 있는지, 사업은 지속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와 같은 요소들이 기업의 미래를 결정한다.


이러한 이유로 기술사업화는 연구개발과 자본이 각각 따로 움직이는 과정이 아니다. 연구는 기업을 만들고, 기업은 시장의 검증을 받으며, 시장의 검증은 다시 새로운 자본을 끌어들이는 연결 구조를 만든다. 이 연결이 이어질 때 기술은 비로소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갖게 된다.


경북대학교 사례도 같은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기술지주회사나 창업펀드 자체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반이 실제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이다. 공개자료를 보면 경북대학교는 기술사업화와 창업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그 성과는 앞으로 개별 기업의 성장 과정과 후속 투자, 시장 진출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번 시리즈는 특정 기업의 성공을 단정하지 않는다. 반대로 실패를 예단하지도 않는다. 공개된 사실을 바탕으로 기술이 자본을 만나고, 자본이 다시 시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단계별로 확인해 나가는 것이 목적이다.


자본시장은 현재보다 미래를 평가하는 시장이다. 그러나 그 미래는 기대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술이 실제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축적될 때 비로소 시장은 기업의 가치를 다시 평가한다.

지역 혁신은 기술의 숫자가 아니라 성장의 결과로 평가된다
지역 혁신을 이야기할 때 흔히 특허 건수와 연구개발비, 창업기업 수를 먼저 살펴본다. 이러한 지표는 연구 역량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지만, 그것만으로 기술사업화의 성과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자본시장이 관심을 갖는 것은 다른 지점에 있다. 기술이 실제 기업으로 성장했는지, 그 기업이 시장에서 고객을 확보했는지, 후속 투자를 유치했는지, 그리고 더 큰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는지가 기업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이 때문에 대학의 기술사업화도 연구성과를 얼마나 많이 만들었는가보다, 얼마나 많은 기술이 시장에서 살아남았는가라는 질문으로 평가될 필요가 있다.

 

경북대학교 사례 역시 같은 시각에서 볼 수 있다. 연구성과를 창업으로 연결하고 기술지주를 통해 사업화를 지원하는 기반은 마련되고 있다. 그러나 그 기반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는지는 앞으로 기업들의 성장 과정에서 확인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한 기관의 역할이 아니다. 대학은 기술을 만들고, 기술지주는 사업화를 지원하며, 정책은 초기 기반을 제공한다. 이후 시장과 민간 자본이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다시 평가한다. 결국 기술사업화는 하나의 기관이 아니라 여러 주체가 연결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과정이다.


따라서 이번 시리즈는 경북대학교를 성공 사례로 결론짓지 않는다. 오히려 지역 대학의 기술이 어떤 과정을 거쳐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자본과 연결되며,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가는지를 장기적으로 추적하려 한다. 지역 혁신의 경쟁력은 연구실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속에서 얼마나 많은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가를 통해 증명되기 때문이다. 지역의 미래는 연구비 규모가 아니라 기술이 얼마나 많은 기업으로 성장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경북대학교를 사례로 분석했지만, 특정 대학이나 기업의 성공 여부를 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공개되는 공시와 투자,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성장 과정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서영현 기자 93oliv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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