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매단가보다 한 잔 사용량을 잰다
커피 원가표는 원두 한 봉지 가격이 아니라 한 잔에 실제로 들어간 양에서 시작한다. 그라인더를 맞추며 버린 원두, 추출에 실패한 잔, 남은 잔량까지 더해 일정 기간 쓴 양을 판매 잔수와 맞춰 본다. 우유와 식물성 음료, 시럽, 파우더, 토핑도 레시피의 양과 실제 사용량이 어긋나기 쉽다. 서울 성동구에서 7년째 카페를 하는 윤서진(38)씨는 "직원마다 계량하는 방식이 달라 원가도 맛도 같이 흔들렸다"며 "계량도구와 레시피를 작업대에서 바로 보이게 붙여 두고서야 맞춰졌다"고 했다.
매입가도 거래명세서의 단가만으로는 알 수 없다. 배송비와 최소주문 조건, 할인 종료, 불량·파손, 보관 중 손실을 반영해야 실질 단가가 나온다. 공급품 하나의 값이 바뀌면 그 재료가 들어가는 모든 메뉴의 원가표가 함께 고쳐지도록 품목코드를 맞춰 두는 게 좋다. 단가가 올랐다고 곧바로 값을 올릴 일도 아니다. 기존 재고와 새 재고를 언제부터 적용할지, 대체 재료의 품질은 어떤지, 메뉴별 이익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먼저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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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바리스타가 저울에 원두를 덜어 담는 장면. (사진 = 제미나이) |
◇ 컵 밖의 비용도 주문에 따라 움직인다
테이크아웃 한 잔에는 컵과 뚜껑만 따라 나가지 않는다. 빨대, 홀더, 냅킨, 봉투, 스티커가 붙기도 한다. 매장 주문과 배달 주문은 포장 구성이 달라 같은 음료라도 변동비를 따로 계산해야 한다. 배달 채널의 중개·결제 관련 비용과 할인 분담도 주문별 원가표에 들어간다. 추가 샷이나 시럽, 얼음 조절을 무료로 해 주는 일이 잦다면 선택 항목마다 비용을 따져 가격표와 주문 화면의 정책을 맞춘다.
주문마다 드는 재료·포장·결제수수료에, 판매가 늘면서 실제로 불어난 추가 교대와 추가 전력을 더하면 변동비가 된다. 판매가에서 이를 뺀 몫이 공헌이익이다. 임차료와 기본 인건비처럼 당장은 고정된 비용을 이 공헌이익 합계가 감당하는지 본다. 인건비와 전기료를 통째로 고정비로 묶으면 판매가 늘며 함께 불어난 비용을 놓친다. 많이 팔리는 메뉴가 가게를 가장 많이 먹여 살리는 것도 아니다. 소상공인 경영 컨설턴트 장태경씨는 "만드는 데 오래 걸리고 설거지가 많거나 포장이 하나 더 붙는 메뉴는 바쁜 시간대의 생산 여력까지 잡아먹는다"며 "판매량과 공헌이익, 제조시간을 나란히 놓아야 주력 메뉴를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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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카페 작업대에 원두와 우유 용기, 포장용 컵을 나란히 놓은 장면. (사진 = 제미나이) |
◇ 폐기 기록이 가격보다 먼저다
원가가 오른다고 느끼면서 폐기량을 적지 않으면 어디서 새는지 찾기 어렵다. 개봉하고 남은 우유, 진열했던 디저트, 잘못 만든 음료, 넘치게 준비한 재료를 이유별로 적는다. 폐기를 숨기지 않고 따로 남겨야 발주량과 소분 단위, 준비시간을 바꿀 근거가 생긴다. 재고조사도 모든 품목을 매일 셀 필요는 없다. 금액이 크거나 손실이 잦은 핵심 품목은 자주 보고, 나머지는 정기적으로 점검하면 부담이 준다.
가격을 손볼 때도 모든 메뉴를 같은 폭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손님을 끌어오는 기본 메뉴, 수익을 보태는 추가 옵션, 손이 많이 가는 시즌 메뉴는 원가도 역할도 다르다. 양을 줄이거나 재료를 바꾸면 맛과 표시 내용이 달라지니 손님에게 보이는 정보도 함께 고쳐야 한다. 레시피와 실제 사용량의 차이를 좁히고 폐기 사유를 적어 두면 품질을 지키면서 줄일 비용이 드러난다. 그 결과를 메뉴별 원가표에 반영해 다음 가격과 발주량을 정한다. 윤서진씨는 "값을 올리기 전에 버리는 것부터 적어 보니 손댈 곳이 따로 있었다"고 했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지원 기자 leejy05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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