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교육인가, 장사인가" 소상공인으로 전락한 방과후 예체능 교사

소상공인 심층/기획 / 이지원 기자 / 2026-05-07 1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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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교육청 접수 이전 단계에서 이미 결정되는 선별 구조, 공교육 안에 형성된 또 하나의 시장
수강생 감소가 곧 생존 위협으로, 교육 노동 넘어 '자영업형 경쟁' 내몰려
▲ 사교육 절감과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해 도입된 방과후 교육이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으나, 그 핵심인 예체능 강사들은 공교육의 울타리 안에서 시장 논리에 내몰리는 ‘이중적 노동 구조’에 갇혀 있다. 형식적인 공개 채용 뒤에 숨은 비공식 선발 관행과 교육보다 생존을 우선시해야 하는 소상공인형 운영 체계는 신규 인력의 진입을 막고 교육의 본질을 흐리는 구조적 장벽으로 고착화되고 있어, 제도적 재설계가 시급한 시점이다.(사진=pexels)

 


방과후 교육은 공교육이 충족하지 못하는 영역을 보완하고 학생들의 다양한 경험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목적으로 도입되었으며, 특히 음악, 미술, 체육과 같은 예체능 분야에서는 정규 교육과정만으로는 충분히 제공하기 어려운 교육을 외부 인력을 통해 보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이러한 구조는 학생 선택권을 확대하고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기능했으며, 일정 기간 동안은 공교육의 확장 모델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 제도의 출발 / 공교육 보완에서 ‘시장 구조’로 전환된 방과후 교육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방과후 교육은 단순한 보완 수단을 넘어 하나의 독립적인 시장으로 성장하게 되었고, 특히 예체능 강사들은 공교육 시스템 내부에서 활동하면서도 고용 안정성과 제도적 보호를 확보하지 못하는 독특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이들은 학교라는 공적 공간에서 교육을 수행하지만, 실제 노동 구조는 시장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이중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방과후 교육은 공교육의 외연이지만, 그 노동 구조는 시장에 가깝다.

● 운영 구조 / 공식 공고 이전에 형성되는 ‘비공식 선발 시장’
방과후 강사는 형식적으로는 학교 또는 교육청을 통해 공개 모집 절차를 거쳐 선발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접수 단계 이전에 이미 상당 부분의 선별이 이루어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기존 강사의 재계약, 내부 추천, 학교 관계자와의 연결을 통한 사전 조율이 작동하면서 공식 공고는 형식적 절차로 기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신규 진입자는 공고를 확인하고 지원하는 단계에 이르기 전부터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며, 동일한 능력과 경력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접근 경로에 따라 기회 자체가 달라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불공정 문제를 넘어 시장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며, 결과적으로 특정 인력 중심의 폐쇄적 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선발은 공고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 단계에서 이미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형식은 공개지만 실제 구조는 비공식 시장에 가깝다.

● 노동 구조 / 고용이 아닌 ‘소상공인형 교육 노동’
방과후 예체능 강사는 근로자로 분류되기보다는 사실상 개인 사업자와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며, 프로그램 유지 여부와 수강생 확보에 따라 수입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구조를 가진다. 학생 수가 줄어들면 수입은 즉시 감소하고, 프로그램이 폐지될 경우 고용 자체가 종료되는 불안정성이 상시 존재한다.


이러한 구조는 일반 교사와 달리 교육 활동 자체가 안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가지며, 강사는 교육자이면서 동시에 스스로를 지속적으로 판매해야 하는 시장 참여자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특히 강사는 프로그램 기획,학생 모집, 수업 운영, 유지 관리, 모든 과정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며, 이는 교육 노동이 아닌 ‘소규모 사업 운영’에 가까운 형태로 변질된다. 방과후 강사는 교사가 아니라 ‘수요에 따라 수입이 변동되는 시장형 노동자’다. 교육이 아니라 생존 경쟁 구조가 동시에 작동한다.


인터뷰 (방과후 체육 강사 A씨) “학생이 줄어들면 바로 수입이 줄어듭니다. 교육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장사를 하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공교육 안에서 일하지만, 생존 방식은 시장과 동일하다.

● ‘접수 미선별’이 만드는 구조적 진입 장벽
많은 강사들이 경험하는 가장 큰 문제는 공식 지원 단계에서 탈락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 단계에서 기회 자체가 제한된다는 점이며, 이는 단순한 경쟁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특히 예체능 분야에서는 경력과 실력뿐 아니라 네트워크와 추천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객관적 평가 기준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신규 강사는 시장 진입이 어려워지고 기존 인력 중심의 구조가 고착화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경쟁력 있는 인력의 유입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문제는 탈락이 아니라 ‘접근 자체가 제한되는 구조’다. 미선별이 아니라 ‘사전 선별 구조’가 핵심 문제다.

● 교육의 질이 아닌 ‘유지 가능성 중심 구조’
방과후 프로그램의 존속 여부는 교육 성과보다 수강생 유지 여부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교육의 방향이 학생 성장보다 프로그램 지속에 맞춰지는 구조를 형성한다. 강사는 교육자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수강생을 유지해야 하는 운영자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교육의 질보다 인기와 지속성이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교육이 아니라 ‘유지 구조’가 기준이 되는 순간 본질은 흔들린다. 성과 기준이 바뀌면 교육의 방향도 바뀐다.

● 구조 고착의 원인 / 왜 이 시스템은 쉽게 바뀌지 않는가
이러한 구조가 유지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학교는 안정적인 프로그램 운영을 원하고, 기존 강사는 지속적인 기회를 확보하려 하며, 신규 강사는 진입을 위해 기존 구조에 적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즉, 학교는 검증된 인력을 선호하고 강사는 재계약을 원하며 신규 인력은 접근 경로가 제한된다. 이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되면서 구조는 자연스럽게 고착된다.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구조가 스스로 유지되는 시스템’이다.

● 생존 전략 / 개인이 아닌 구조 개선 접근 필요
현재 구조에서는 강사 개인의 노력만으로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존재하며, 실질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선발 과정의 투명성 확보, 평가 기준의 명확화, 운영 방식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이는 개인의 경쟁력 강화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 설계를 통해 접근해야 하는 영역이다.
문제는 개인 능력이 아니라 ‘구조 설계’다.


인터뷰 (예체능 강사 B씨) “실력이 있어도 기회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계속 같은 문제가 반복됩니다.” 기회는 경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조에서 결정된다.

● 방과후 예체능 교사의 본질
방과후 예체능 교사는 교육을 수행하지만 고용 구조는 시장에 존재하며 선발 과정은 비공식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수익 구조는 경쟁에 의해 결정된다. 이 네 가지 요소가 결합된 구조는 공교육 내부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노동시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방과후 예체능 교사는 교육 인력이 아니라 공교육 안에 존재하는 ‘비공식 노동시장 구조’다. 방과후 예체능 교사는 교사가 아니라 공교육 안에 존재하는 ‘시장형 노동 구조’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지원 기자 leejy05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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