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콜릿 산업의 성장, 주목받는 유망직업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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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콜릿을 이용한 작품, 사진_노가연 기자 |
프랑스의 한적한 시골마을에 신비한 느낌의 한 여인이 딸과 함께 초콜릿 가게를 연다. 그녀가 만들어 파는 초콜릿을 먹은 마을사람들은 변하기 시작한다. 의욕없고 무기력했던 노인이 사람을 갈구하고, 위기에 빠진 연인들이 다시 불같은 사랑을 되찾는다. 그녀의 초콜릿은 마법처럼 사람들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경직된 한 마을 전체를 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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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초콜릿' 포스터, 다음 영화 |
'초콜릿'의 재발견
2001년 개봉한 영화 '초콜릿'의 내용이다. 마법의 공간같은 가게에 놓인 둥글고 각진 온갖 초콜릿의 은밀하고 달콤한 향이 화면 밖으로 '훅~' 하고 스며나올 듯하다. 삶에 지치고 경직된 이들에게 몽환적이고 은근하게 작용하는 초콜릿은 실제로 심장질환 예방, 인지능력 향상, 피부 건강, 우울감 감소 등에 긍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초콜릿은 피로 회복에 좋은 것으로도 잘 알려졌다. 우리 몸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게 되면 혈액 속 농도가 극도로 떨어져 피로를 느끼게 된다. 이때 피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당분을 인체에 공급해야 하는데, 초콜릿에는 당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피로를 빨리 회복해 준다. 그래서 피곤하거나 우울한 일이 생기면, 초콜릿을 찾게 되는 것도 다 이런 연유 때문이다.
또한 초콜릿은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미네랄, 비타민 등 영양 성분이 균형 있게 갖춰진 영양식이기도 하다. 따라서 식전 공복이나 식후에 초콜릿 한두 조각을 먹으면 즉시 혈당치에 도달하게 되어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최근에는 이런 이유로 초콜릿을 가미한 애피타이저나 디저트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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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콜릿의 역사가 깊은 만큼 일상에서 초콜릿의 사용 범위도 넓다. 초콜릿 원산지인 중남미에서는 초콜릿을 이용해 가벼운 병을 치료하기도 했다.(이미지_pixabay) |
초콜릿의 역사가 깊은 만큼 일상에서 초콜릿의 사용 범위도 넓다. 초콜릿 원산지인 중남미에서는 초콜릿을 이용해 가벼운 병을 치료하기도 했다. 카카오를 다른 약초와 혼합하여 질병 치료제로 이용했다는 사례가 전해진다. 현재 초콜릿 문화가 가장 발달한 유럽도 처음 초콜릿이 건너왔을 때에는 초콜릿을 일반 잡화점이나 제빵제과점이 아닌 약국에서 취급했다.
의약품에서 기호품으로 여러 방면에서 사용된 초콜릿이, 하나의 예술품으로 영역을 넓혀 단순히 먹는 초콜릿이 아닌 눈으로 감상하며 즐길 수 있는 초콜릿 작품으로 만드는 이색 직업이 많은 젊은이들에게 도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술작품으로 확장되는 '초콜릿'
초콜릿을 전문적으로 제조하고 단순히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디자인하고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일을 하는 '쇼콜라티에' 대한민국 1호는 한국쇼콜라티에협회 김성미 회장이다. 김 회장은 약 15년 전 초콜릿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쇼콜라티에 (Chocolatier)'라는 직업을 처음 국내에 소개한 인물이다.
오래전 김 회장의 초콜릿 공방 ‘빠드루’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은은한 초콜릿 내음과 커피향이 묘하게 섞여 후각에 스며들고, 온갖 초콜릿으로 만들어진 오브제가 시선을 유혹하던 시간. 피아노, 에펠탑, 앙증맞은 고양이, 아담한 집과 정원 등 알록달록한 초콜릿 작품은 헨젤과 그레텔이 머물던 집에 방문하고 있다는 착각마저 불러일으켰다. 어디 그뿐인가. 정교하게 꾸며진 드레스와 슈즈 등 심미안을 넓혀주는 작품은 놀람 그 자체였다.
김 회장은 "초콜릿은 물감과 캠퍼스와 같다. 물감을 이용해 캠퍼스에 수많은 작품을 그릴 수 있듯, 초콜릿으로 만들 수 있는 작품 또한 무한하다. 자신이 상상하고자 하는 세계를 초콜릿으로 구현해 낼 수 있다"고 그 확장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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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콜릿을 전문적으로 제조하고 단순히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디자인하고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일을 하는 '쇼콜라티에' 대한민국 1호는 한국쇼콜라티에협회 김성미 회장이다.(사진_노가연 기자) |
물론 차이점이 있다. 물감에는 없는 것이 있으니, 초콜릿은 달콤한 향기를 가진 먹을 수 있는 재료라는 점이다. 물론 아까워서 한 잎 베어 먹기가 망설여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아직 초콜릿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콜릿 작품은 단순히 관상용이 아니다. 초콜릿 자체가 식욕을 자극하는 혹은 피로를 회복해주는 음식이지 않던가. 눈으로 즐긴 다음, 곧바로 미각으로 즐겨야만 초콜릿 문화를 제대로 음미하는 것이다.
초콜릿 문화가 발달한 유럽에선 쇼콜라티에라는 직업이 약 400년 전부터 존재했지만, 초콜릿 문화가 늦게 태동한 한국에선 쇼콜라티에라는 직업 등장은 그리 긴 세월이 아니다.
텔레비전과 잡지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 쇼콜라티에라는 직업이 지면을 장식하기도 했지만, 산업기반이 확고히 자리 잡지는 않아 대부분 사람이 시중에서 판매하는 제과사들이 만든 초콜릿 맛에 익숙해져, 수제 초콜릿의 깊은맛을 이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 또한 단순히 초콜릿은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해, 초콜릿을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여기는 사람도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그 기반이 약했다.
하지만 최근 초콜릿이 고급 디저트로 성장하면서 쇼콜라티에 자격증 교육기관을 비롯한 초콜릿 전문점, 초콜릿 카페의 창업이 증가하는 등 초콜릿 산업의 성장세가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쇼콜레티에라는 직업이 한국에 늦게 상륙한 것 치고는 그 확산 속도가 빨라 고무적이게도 최근 10대 중고생들의 미래 유망 직업으로 '쇼콜라티에 (Chocolatier)'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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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콜릿을 이용한 작품, 사진_노가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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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콜릿을 이용한 작품, 사진_노가연 기자 |
김 회장은 "급부상하는 시대적 흐름에 비해 국내에서 활동하는 쇼콜라티에들은 대부분 개인적인 지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료생을 양산함으로 인해 수제 초콜릿 산업이 한층 성장할 수 있는 토대 마련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부분이다"며 "이에 대한민국 쇼콜라티에 교육의 체계화와 표준화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게 되면서 한국 쇼콜라티에 자격증 교육을 토대로 한국 쇼콜라티에 협회가 출범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달콤 쌉싸래한 초콜릿 연금술사, 쇼콜라티에. 영화 '초콜릿' 주인공 비엔처럼 누군가에게 로맨틱한 사랑의 전도사가 되고 싶다면 이 직업에 도전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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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히 집에서 만들 수 있는 초콜릿 퐁뒤(이미지_pixabay) |
집에서 간단히 초콜릿 퐁뒤 만들기
다크 초콜릿 100g을 중탕에 서서히 녹이고 생크림 40g과 우유 20g을 함께 넣어 잘 젖는다. 이때 열기가 식으면 초콜릿이 뻑뻑해 줄 수 있으니 천천히 열기를 유지하는 것에 유의한다. 완성한 초콜릿 퐁뒤에 키위와 딸기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소상공인포커스 / 노가연 기자 ngy90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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