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匠人 줌인] 기업 베테랑의 요리 성공을 향한 여정: 양천옥 설렁탕 이야기

인터뷰 / 이지민 기자 / 2023-11-29 15:22:17
  • 카카오톡 보내기
이사회에서 주방까지: 요리의 꿈을 향한 20년간의 기업 여정
설렁탕의 혁명: 전통과 현대 비즈니스 감각의 조화

전성도(52) 사장이 미국 반도체 회사 한국 지사장 등 20년 간의 기업생활을 거쳐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것은 회사생활의 한계를 극복하고 식품산업에 대한 오랜 열정을 펼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됐다. 2018년 3월에 시작해 올해로 6년차를 맞이한 양천옥 설렁탕은 지속되는 인력난과 코로나19로 인한 영향 매출의 급감 등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과 고용을 유지해왔다. 그는 창업가 지망생들에게 관련 업계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고, 가격 대비 가치를 통해 생존에 집중한 뒤 브랜드와 프리미엄 제품으로의 전환을 강조한다. 앞으로 전성도 사장은 직영점을 2~3개 더 늘리고, 효율성을 위해 프랜차이즈형 물류 시스템을 통합할 계획이며, 프랜차이즈 진출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 양천옥 설렁탕의 장인 전성도(52) 사장 (사진=이지민 기자)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직장생활을 20년 정도 했는데, 직장생활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여러 가지로 한계를 많이 느끼게 되었고, 그래서 항상 내 사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사업은 저에게 있어서 버킷 리스트 1번이었습니다. 특히 외식사업은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많았고, 직장생활 하면서도 미래의 요식업 창업을 위해 여러 가지 준비들을 했었습니다.

Q. 이 가게를 운영한 지는 얼마나 됐나요?

A. 2018년 3월에 창업하여 현재 횟수로 6년차입니다.

Q. 설렁탕을 선택하신 이유는?

A. 한국인에게 소울푸드잖아요. 추억의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저도 어렸을 때 어머니가 푹 끓인 기억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사업적으로는 계절성도 없고 꾸준히, 앞으로도 집에서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니기에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친근한 이미지도 있고 사업성으로도 좋아 충분히 고려해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 정선호 사장의 사업모토 (사진=이지민 기자)


Q. 사업을 운영하면서 세운 소신과 철칙이 있다면?

A. 제가 창업을 한 목적은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입니다. “내가 먹어 행복하지 않은 음식은 손님에게 내지 않겠습니다.” 음식점을 운영하며 항상 마음속에 다짐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음식점을 운영하다 보면 수많은 유혹을 받게 됩니다. 재료의 상태가 좀 안 좋은데 버려야 되나 말아야 되나, 재료 값이 많이 올랐는데 조금 싼 재료로 바꿔도 될까, 손님이 반찬에 손을 하나도 안 대었는데 재활용해도 되지 않을까 등등 때문에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유혹에 빠져 현실과 타협할 수 있게 됩니다. “손님이 매장에 있는 동안에는 즐거워야 한다”는 저의 경영 원칙입니다. 손님은 어떻게든 매장에서 있는 시간 동안은 즐거워야 그 즐거운 기억이 남아 다시 재방문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손님이 매장에서 즐겁기 위해서는 음식이 맛있어서 즐거울 수도 있고, 인테리어가 깔끔해서 즐거울 수도 있고, 직원이 친절해서 즐거울 수도 있고, 매장이 청결해서 즐거울 수도 있습니다. 외식사업은 종합예술이라고 하는데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하루에도 수많은 손님들을 상대하다 보면 손님들과 크고 작은 트러블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모든 것을 “손님이 매장에 있는 시간만큼은 즐거워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대하면 대부분의 문제들은 쉽게 잘 해결됩니다.

Q. 사회 첫발을 창업으로 시작하셨는지, 아니면 직장을 다니다가 창업을 하셨는지, 업종을 전환하신 건지?

A. 직장생활을 20년 정도 했고, 마지막에는 미국 반도체회사 한국지사장으로 근무했습니다.


▲ 양천옥 설렁탕 입구 모습 (사진=이지민 기자)


Q. 사업을 하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을 텐데, 가장 어려웠던 점과 지금 상황은?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인력난이며, 현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2018년에 창업을 했는데, 이듬해인 2019년에 코로나가 발생했습니다. 우리 가게는 24시간 영업을 하는데, 코로나 3년간 대부분 야간 영업을 못하게 하여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창업하여 매년 평균 20% 이상의 매출 증가를 하였으며, 코로나 3년 동안에도 단 1명의 인원 감축 없이 전 직원의 고용을 유지했습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3년 정도 야간 영업을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임금 삭감 없이 야간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코로나로 인한 인력 수급 문제였습니다. 개인 사정상 일을 그만두게 되는 직원이 생겨도 대체 인력을 구하는 데 너무 어려웠었고, 코로나가 끝난 지금도 인력 부족 문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원래는 코로나가 끝나면 바로 2호점을 오픈할 계획이었는데, 인력 수급의 어려움으로 현재까지도 2호점 오픈을 연기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인력난은 최소한 2~3년은 더 지속될 것 같아 걱정입니다.


Q. 창업에 도전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A. 창업하려는 동종업종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고 창업을 했으면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식당 일을 한 번도 해보지 않고 식당 창업을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리스크가 매우 큽니다. 가능하면 꼭 본인이 목표로 하는 매출액과 비슷한 규모의 매장에서 직접 일을 해보셔야 합니다. 그래야 이 정도 매출을 하려면 얼마나 많은 인력을 고용해야 되고, 매장 규모나 테이블 수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등 여러 가지들을 미리예측하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본인이 차리려는 매장과 비슷한 상권의 매장에서도 일을 해봐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최소한 3~4군데에서 일을 해본 후 식당일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다고 판단되면 그때 창업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창업을 하게 되면 하루에도 수많은 중요한 의사결정들을 해야 되는데, 마땅히 물어볼 곳도 없고 초기에는 너무 바빠서 자기 개발을 할 시간도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창업 전에 충분한 준비와 경험을 해봐야 됩니다. 그리고 창업을 하게 되면 처음에는 모든 역량을 '생존'에 맞추어야 됩니다. 생존을 위한 전략 중 가장 중요한 무기는 '가성비'입니다. 초기에는 마진이 적더라도 재료를 아끼지 말고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푸짐하고 값싸게 판매해야 됩니다. 이렇게 23년 운영하게 되면 가게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고 입소문도 나게 됩니다. 이때부터는 브랜드를 강화하고 고급화 전략으로 가야 됩니다. 그래야만 계속 성장할 수 있으며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가성비만 가지고는 성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가령, 옆집이나 주변에 더 가성비 좋은 가게가 생기면 바로 매출이 하락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와 같은 전략으로 현재까지 매년 평균 20% 이상의 매출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 양천옥 설렁탕의 내부 모습 (사진=이지민 기자)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과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양천옥설렁탕을 찾아 주시는 많은 고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향후 계획은 우선, 직영매장을 2~3개 정도 더 늘릴 계획입니다. 처음 창업을 준비할 때부터 직영 3~4개 운영이 목표였고, 이러한 운영 시스템들을 배우기 위해 실제로 직영 3개 이상 운영하는 가게들 여러 군데에서 일을 배웠습니다. 직영매장을 운영하더라도 별도의 작은 규모의 공장을 만들고 프랜차이즈와 같은 물류시스템을 적용하여 여러 개의 직영매장을 운영하더라도 관리의 효율화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이렇게 직영매장들이 효율적으로 잘 운영된다면, 향후에는 가맹사업으로 확장하는 것도 고려해볼 계획입니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지민 기자 leeonlyj@gmail.com 

 

[ⓒ 소상공인포커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