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人줌] 킷사고구마 조아이 대표, "일본 킷사텐의 맛을 한국에서 지키고 싶습니다"

인터뷰/탐방 / 이경희 기자 / 2025-11-07 13: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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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빼앗은 일본행 비행기 대신, 그녀는 직접 일본을 만들었다.
한국인 남편과 함께 한국에 정착한 일본인 조아이 대표.
'킷사고구마'라는 이름 속에 숨겨진 아기곰의 비밀과 일본 킷사텐의 진짜 맛.
▲ 킷사고구마 매장 외부 모습 (사진 = 이경희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일본의 정취가 고스란히 담긴 작은 공간이 있다. '킷사고구마'는 일본인 조아이 대표가 운영하는 일본식 킷사텐(喫茶店)이다. 한국인 남편과 한국에서 살고 있는 조아이 대표는 코로나 시절 일본에 가지 못하게 되면서, 자신이 그리워하던 일본의 분위기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핸드드립 커피와 추억의 일본식 푸딩으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킷사고구마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① 코로나가 만든 창업의 계기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일본인이고 남편은 한국인이라 한국에서 살고 있구요. 일본과 관련된 회사를 다녀서 코로나 전에는 일본으로 출장도 많이 가고 일본과 한국을 자주 왕래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시절에 일본에 가지 못하게 되면서 한국에서 자리를 잡아야 했구요. 저에게는 일본 분위기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 필요했기에, 제가 직접 그런 곳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여 사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라는 전 세계적 위기가 역설적으로 창업의 계기가 되었다. 고향에 갈 수 없는 그리움을 사업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닌, 자신에게 필요한 공간을 직접 만들었다는 점에서 창업의 동기가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 킷사고구마 매장 입구 (사진 = 이경희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② '고구마'는 일본어로 '아기곰'
Q. 상호를 킷사고구마로 정하신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한국의 '고구마'가 일본의 '아기곰'이라는 뜻의 단어와 발음이 같아서, 한국어를 몰랐을 때에는 고구마를 아기곰으로 이해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아기곰을 좋아하기도 하고, 상호가 누구나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요. 한국인 분들은 먹는 고구마를 생각하고 오셨는데 그 뜻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의 재미 요소도 있고요. '킷사텐'은 일본에서 커피나 홍차 등 음료와 가벼운 식사를 제공하는 음식점을 뜻하기에, 킷사고구마로 상호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언어의 차이에서 비롯된 귀여운 오해가 가게 이름이 된 사연이 흥미롭다. '고구마'가 일본어로 '아기곰(子熊, 코구마)'과 발음이 같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한국 손님들이 먹는 고구마를 떠올렸다가 아기곰의 뜻을 알게 되는 순간의 반전이, 가게를 기억하게 만드는 장치가 된다.

③ 일본 킷사텐의 맛을 지키다
Q. 사업을 운영하시면서 세운 소신과 철칙이 있다면?
"일본 킷사텐의 맛을 최대한 지키려고 합니다. 손님들 대부분이 한국 분들이라서 푸딩 같은 일본식 디저트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제공해야 되는가? 라는 고민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그렇다면 굳이 일본 사람인 제가 할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일본의 맛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지화의 유혹을 뿌리치고 본연의 맛을 고수하겠다는 철학이 단단하다. '한국인 입맛에 맞추면 내가 하는 의미가 없다'는 한마디에 조아이 대표의 정체성과 자부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타협 없는 진정성이야말로 킷사고구마만의 경쟁력이다.
 

▲ 킷사고구마 매장 내부 (사진 = 이경희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④ 추억의 일본식 푸딩
Q. 시그니처 메뉴 및 매장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추억의 푸딩 메뉴를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쉽게 먹을 수 있고 접할 수 있는 음식 중 하나인데요.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 분들 대부분 하시는 말씀이 한국에서는 일본 현지 맛을 느낄 수 있는 푸딩을 먹어보지 못했다고 하시구요. 저도 푸딩을 좋아해서 한국에서 판매하는 곳에 찾아가기도 하는데 제 기억 속의 맛이 아니라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일본의 푸딩 맛을 재현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만들게 되었구요. 일본식 푸딩은 계란을 많이 써서 계란향이 많이 나며 한국식 푸딩보다 좀 더 무게감이 있는 식감입니다. 한국 분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매니아층이 확실히 있는 시그니처 메뉴입니다."


한국에서 일본 현지 맛의 푸딩을 만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직접 어린 시절의 맛을 재현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계란향이 강하고 묵직한 식감의 일본식 푸딩은 한국 디저트 시장에서 확실한 차별점이 된다. 호불호가 갈리더라도 매니아층이 존재한다는 것은 독보적인 포지셔닝을 의미한다.

⑤ 모든 커피는 핸드드립으로
Q. 시그니처 메뉴 외 가장 애착이 가는 메뉴는?
"일본 킷사텐은 거의 다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립니다. 제 소신이 일본 킷사텐의 맛을 지키는 것이기에 커피는 모두 핸드드립으로 내리고 있구요. 한국에서는 산미 있는 과일향 나는 원두가 인기가 있지만, 저는 산미 없는 원두와 깊이 있는 로스팅이 가능한 원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커피 시장의 산미 중심 트렌드와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산미 없는 깊은 로스팅의 핸드드립 커피는 일본 킷사텐만의 고유한 매력이다. 유행을 따르기보다 본질을 지키겠다는 고집이 오히려 킷사고구마를 특별하게 만든다.
 

▲ 킷사고구마의 시그니처 푸딩 (사진 = 이경희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⑥ 일본을 사랑하는 손님들과의 소통
Q.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과 보람되었던 순간은?
"저희 가게를 찾아와주시는 손님들이 일본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손님 분들과 대화도 많이 하는데, 그럴 때 일본 사람으로서 고맙고 기쁘구요. 모르는 손님들과 대화하고 같이 아름다운 분위기로 소통하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손님들과 일본인 대표가 만나 자연스럽게 문화 교류의 장이 열린다. 단순히 커피와 디저트를 파는 공간을 넘어, 사람과 사람이 일본이라는 공통 관심사로 연결되는 따뜻한 커뮤니티 공간이 되고 있다.

⑦ '카페라도 해볼까'라면 하지 마세요
Q. 예비창업자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대학생 시절부터 카페 아르바이트도 했고 회사생활도 많이 했습니다. 알바 시절에 배웠던 카페 운영 흐름이 주방을 구성했을 때 많은 도움이 되었고, 회사생활 하면서 배웠던 마케팅이나 손익분기점 구조, 기본원가율 비율 등 직종은 다르지만 사업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르바이트라도 괜찮으니까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해보고 창업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구요. '직장생활은 싫고 무언가 하고 싶으니까 카페라도 해볼까?' 이런 마인드라면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창업이든 그것 아니면 안 되는 이유가 있을 때 해야 'idea'가 있는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카페라도 해볼까'라는 안이한 마음으로 시작하지 말라는 조언이 날카롭다. 아르바이트와 회사생활에서 쌓은 경험이 사업의 토대가 되었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는 예비창업자들에게 값진 메시지다. '그것 아니면 안 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서, 킷사고구마가 조아이 대표에게 그런 존재임을 느낄 수 있다.
 

▲ 킷사고구마 매장 풍경 (사진 = 이경희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⑧ 밤에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현재 사업자가 휴게업종으로 되어 있는데, 일반 음식점으로 변경하여 밤 시간에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보려고 하구요. 킷사고구마에 오시는 손님 분들 모두 편한 마음으로 쉬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낮의 킷사텐에서 밤의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계획이 기대를 모은다. 일본의 킷사텐이 단순한 카페를 넘어 사람들의 쉼터 역할을 하듯, 킷사고구마도 시간대를 넘어 더 많은 이들에게 일본의 정취와 편안한 휴식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킷사고구마 한눈에 보기

· 업종: 일본식 킷사텐 (핸드드립 커피·일본식 푸딩·디저트) · 대표: 조아이 (일본인, 한국인 남편과 한국 거주) · 상호 유래: '킷사'(킷사텐, 일본식 찻집) + '고구마'(일본어 '코구마'=아기곰) · 시그니처: 일본 현지 맛 재현 추억의 푸딩, 산미 없는 깊은 로스팅 핸드드립 커피 · 철학: 일본 킷사텐의 맛을 한국에서도 타협 없이 지키겠다 · 향후 계획: 일반 음식점으로 전환하여 밤에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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