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 치킨집은 소멸 위기
![]() |
▲ 최근 홈플러스에서 7월에 출시한 ‘당당치킨’ (사진=홈플러스) |
치킨시장은 코로나19 지속에도 불구하고 배달 중심의 영업 방식으로 꾸준한 매출성장을 이뤄왔으며, 치킨 프랜차이즈 ‘빅3(교촌, bhc, BBQ)’ 는 모두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며 현재까지 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치킨 창업은 외식업 중 그 수가 가장 많고, 포화상태에 이르다 보니 고수들이나 일부 유명프랜차이즈들만 살아남고 경험이 미진하거나 신규 진입한 자영업자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작은 규모의 치킨집들은 그들만의 리그에서만 힘겹게 경쟁하고 있으며, 최근 비용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하락 등의 악화된 영업여건은 해당 자영업자들을 더욱 위기로 몰고 있다. 잘 되는 유명프랜차이즈들은 끝을 모르고 성장세에 있지만, 상대적으로 영세한 치킨집들과의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는 피할 수 없게 되고 있다.
‘치킨 3만원 시대’ 논란
이러한 가운데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원자재 상승, 시장 포화, 각종 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잇따라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서 이른바 ‘치킨 3만원 시대’ 논란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레드오션인 치킨업계에서 가격 인상이 매출상승의 해법인 상황이지만, 이에 대해 소비자들의 반감은 만만치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보이콧 프랜차이즈 치킨’, ‘주문 안 합니다’, ‘먹지 않습니다’, ‘통큰치킨을 잃고 12년, 치킨값 3만원 시대, 소비자는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불매 운동 포스터 사진이 퍼져나갔다.
‘통큰 치킨’은 롯데마트가 2010년 12월 9일부터 PB로 판매하기 시작하고 12월 16일부로 판매를 중단한 치킨 브랜드로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과 많은 양으로 가성비면에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대기업의 치킨업 진출로 골목상권과 영세자영업자들이 타격을 받게 되고 프랜차이즈들 또한 가격경쟁력에서 밀려나게 되면서 업계 비판이 높아져 판매를 중단했다.
![]() |
▲ 롯데마트에서 21주년 기념으로 재출시했던 '통큰치킨'(사진=롯데마트) |
최근 홈플러스에서 7월에 출시한 ‘당당치킨’ 또한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가격인상에 배달료까지 부담해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당당치킨의 등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당당치킨은 출시된 지 27일 만에 22만여 마리가 팔리며 대히트를 치고 있다. 높은 치킨가격의 논란과 함께 다시 등장한 당당치킨의 대항마로 롯데마트는 ‘NEW 한통가아아득 치킨’을, 이마트는 ‘5분 치킨’을 출시했다.
또다시 저가치킨과 대립각을 세우게 된 치킨 프랜차이즈들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BBQ치킨의 창업주 윤홍근 회장의 ‘치킨값 3만원’ 발언에 대해 다소 불편했던 마음도 있은 데다, 또다시 저가치킨 판매에 대해 반발하고 나선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일련의 해명들은 설득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네티즌은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그동안 치킨값 인상의 대표 주자로 치킨값 폭등의 주도자였으며, 동네 상권에서는 강자의 위치에서 군림하며 동네 소상공인 치킨집들을 문 닫게 해 왔다. 마트 제품에 딴지 걸 것이 아니라 자사의 제품이나 가격, 마케팅에 신경이나 써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치킨 업계는 ‘빈익빈 부익부’
소위 ‘시장통닭’으로 불리는 동네 치킨집과 비교해서 사실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는 배달앱이나 동네 상권에서 강자일 수밖에 없다.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동네 치킨집들은 매출 하락을 감당하지 못하고 폐점이 늘어나고 있지만,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는 나름 호황이다.
브랜드 인지도, 전문적인 관리, 홍보 마케팅, 메뉴 경쟁력 등 다방면에서 전문적인 프랜차이즈보다 열세인 동네 치킨집이 성공한 점포가 되기는 참으로 ‘밤하늘 별 따기’ 같은 이야기 같은 것이 현실이다. ‘치킨 격차’로 불리는 이러한 이중구조는 업계 내 빈익빈 부익부를 가중시키고 있으며, 브랜드 치킨에 밀려난 작은 치킨집들은 향후 더욱 자취를 감추게 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경쟁자만 늘어가는 시장구도는 동네 치킨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마트업계 등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젠 단순히 경쟁자가 상대 음식점이 아닌 소비자 등을 아우르는 세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편의점, 밀키트, 길거리 등 소비자가 접할 수 있는 먹거리 구매 루트는 다양하게 변화되고 있다.
이렇게 거대하게 변화하고 있는 패러다임에 대한 확고한 인식과 함께, 소상공인 보호의 논리로 만이 아니라 가격 경쟁력과 품질로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는 ‘치킨 게임’이 필요하지 않을까.
소상공인포커스 / 김영란 기자 suputer@naver.com
[ⓒ 소상공인포커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