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에 흔들리는 공공서비스①] 택시호출시장 불공정배차 실태 보니

지역/소상공인 / 김진우 기자 / 2023-01-10 18: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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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택시기사 92.8% 카카오T 가입
카카오T 가맹택시, 택시호출시장 독점

▲ 부산 택시호출 공공앱 '동백택시' 서비스(이미지=부산시)

 

택시 호출 앱은 카카오T 외에도 우티(UT)·타다·마카롱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가 만든 공공 앱이 있다. 그러나 가입 기사 수를 보면 카카오T의 지배력이 압도적이다. 플랫폼의 택시 호출 시장의 ‘중개 호출 플랫폼’에서 거의 완전한 독점체제를 구축한 셈이다.


국토교통부가 카카오모빌리티에서 받아 국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2021년 현재 택시 호출 앱 현황’을 보면 2021년 상반기 전국의 택시 기사는 24만3709명이다. 이 가운데 카카오T 가입 기사가 22만6154명(2021년 8월), 92.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카카오T 기사 비율은 주로 수도권이 가장 높았다.

택시 기사 수가 가장 많은 서울은 7만1425명 중 카카오T 가입자는 7만131명으로 98.2%, 경기도는 3만8954명 중 3만8667명 99.3%, 인천은 1만3485명 중 1만3318명으로 98.8%에 달했다. 가장 적은 비율을 보인 전남이 6622명 중 5024명인 75.9%, 강원도는 7361명 중 5907명으로 80.2%였다. 이어 경북(81.9%), 전북(82.0%), 대구(83.1%), 경남(86.0%) 등 지방까지 카카오T 가입 택시 기사 비율이 80%대로 사실상 전국의 택시 기사 대다수를 카카오T에서 독점하고 있다.

김성한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사무처장은 국회소상공인정책포럼·온라인플랫폼공정화를위한전국네트워크 주관으로 12월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플랫폼 독점 피해, 이대로는 안 된다-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 입법 토론회’에서 택시 호출 시장 독과점기업의 불공정 배차와 수수료 차별로 인한 피해 사례를 공개에 앞서 이같이 설명했다.

◇카카오T 이용자 수 압도…택시 호출 시장 지배력 구축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1년 8월 택시호출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카카오T가 1016만 명에 달했다. 반면, UT 86만 명, 타다 9만 명, 마카롱 3만 명에 불과했다.

1년 후인 2022년 10월 기준 카카오T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252만9471명이나 된다. UT 64만5411명, 티머니 온다 22만 9971명에 그쳤다. 2022년 11월 기준 카카오T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170만8625명으로 UT(49만6396명)의 23배, 온다(19만5959명)의 59배에 달할 정도로 카카오T 이용자 수는 1년 사이 급증했다. UT는 오히려 감소한 수치다. 결국 카카오T 이용자 수가 압도적으로 택시 호출 시장의 지배력을 구축하고 있다.

2022년 10월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카카오모빌리티 자료를 보면 택시 플랫폼 가맹사업에서도 카카오 모빌리티의 가맹 택시인 카카오T블루에 가맹한 택시 면허 수는 2022년 8월 기준 3만3108대로 집계됐다.

이는 카카오가 택시 가맹 사업을 시작한 2019년 12월 말 가맹 택시 513개와 비교하면 2년 만에 가맹택시 수를 64배 늘렸다. 전국의 법인 택시 면허 수와 비교하면,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카카오T 블루가 전국 법인 택시 면허의 39%로 전국 법인 택시 10대 중 4대가 카카오 가맹 택시다.

김 사무처장은 “카카오는 전국 택시 면허 수가 매년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2년간 가맹 택시 면허 수를 64배 늘리면서 카카오의 택시 시장 독점이 매년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카카오는 매년 1만 대가 넘는 가맹 택시를 확보하면서 점유율을 높였다”고 밝혔다.

실제 2019년 말 전국 법인 택시에서 카카오T 블루가 차지하는 비중은 0.6%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18.3%(2020년 말 기준)로 급증했다. 이후 2021년 말 37.8%에 이어 2022년 8월 기준 카카오T 가맹 택시 면허 수는 39%를 넘어섰다. 코로나19로 2019년 말 1672개에서 2022년 8월 1655개로 2년 만에 17개 택시회사가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김 사무처장은 “정말 심각한 문제는 2022년 카카오T블루 가맹 택시 3만3108대가 개인 택시까지 전국의 택시 면허 대수 25만 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3%였고, 13%에 불과한 카카오T 가맹 택시가 택시 호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짚었다.

 

▲ 카카오모빌리티는 호출 수락률이 낮으면 우선 배차에서 배제하고 호출 수락률이 높으면 우선 배차를 받을 수 있도록 호출 수락률을 배차알고리즘에 반영했다며 카카오 자체적으로 투명성위원회를 구성해 배차알고리즘을 셀프 검증한 결과를 발표했다.(이미지=카카오모빌리티)

◇ “택시 호출 시장 독점 플랫폼 불공정 배차시스템 바꿔야”

김 사무처장은 택시 호출 시장 독점 플랫폼의 불공정 배차 문제도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에 따르면 가맹 택시와 비가맹 택시의 불공정 배차시스템과 카카오 배차알고리즘 전체 택시의 13%에 불과한 카카오T블루 가맹 택시는 승객이 호출한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고 자동으로 수락되는 강제 배차 시스템이다.

가맹 기사가 수락 여부를 선택할 수 없지만, 비가맹 일반택시는 승객이 호출한 목적지가 표시돼 비가맹 기사가 수락 여부를 결정, 선호하는 목적지를 선택할 수 있어 호출 거절에 의한 이른바 골라 태우기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호출이 많은 출퇴근 시간이나 심야에 단거리 호출을 거절하고 장거리 호출을 선택하는 골라 태우기로 택시 승차 불편을 일으키는 원인이 됐다.

서울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카카오T로 일반택시를 호출했을 때 주중 배차 성공 건수의 34.3%, 주말 배차 성공 건수의 44.1%가 가맹 택시에 배차됐다. 경기도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조사 결과는 카카오T블루 가맹 택시 운행지역의 시행일 이전에 월평균 230건이던 비가맹 택시의 카카오콜수가 165건으로 감소하는 등 29.9% 줄었다. 성남시 개인택시는 202건이 131건으로 35%가 감소했지만, 가맹 택시가 없는 지역은 2020년 3~6월 4개월간 월별 카카오콜이 2.7% 증가했다. 매출도 가맹지역은 13% 감소했지만, 비가맹 지역은 3.6% 늘어 비가맹 택시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서울시의 조사 결과, 평일 밤 도심 단거리 호출 성공률은 23%지만, 장거리 호출의 배차 성공율은 54%로 무려 2배나 차이가 났다. 결국, 목적지를 표시하는 비가맹 중개 호출 배차 시스템은 전체 택시의 87%인 비가맹 택시에 적용해 단거리 호출 거절의 골라 태우기를 조장하는 반면에 13%에 불과한 가맹 택시에는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아 자동 배차, 강제 배차, 우선 배차하는 불공정 배차시스템을 구축해 자사 가맹 택시를 우대하는 것이다.

김 사무처장은 “2020년 제소된 자사 우대 불공정 배차 문제에 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사 우대 행위로 심사보고서를 채택했지만, 2년이 넘도록 아직도 심의위원회에서 제재방안을 의결하지 않고 있으며 2021년과 2022년 국정감사에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호출 수락률이 낮으면 우선 배차에서 배제하고 호출 수락률이 높으면 우선 배차를 받을 수 있도록 호출 수락률을 배차알고리즘에 반영했다며 카카오 자체적으로 투명성위원회를 구성해 배차알고리즘을 셀프 검증한 결과를 발표했다.

김 사무처장은 “이는 업계 비밀인 배차알고리즘의 6개월분 소스코드를 공개해 배차알고리즘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검증했다는 것인데 카카오의 배차알고리즘은 호출을 수락할 확률이 높고 일정 수준 이상의 운행 품질을 보이는 기사에게 우선 배차하는 AI 배차시스템이 우선 적용되고 기사가 수락을 거절하면 비로소 택시가 승객의 출발지에서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추정해 배차하는 시스템이 적용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호출 수락률은 당연히 목적지 미표시 자동 배차시스템을 적용받는 가맹택시 기사들의 호출 수락률이 가장 높을 수밖에 없다”며 “가맹과 비가맹, 목적지 표시와 미표시로 자사 가맹 택시를 우대하는 불공정 배차시스템이 근본적인 문제다. 모든 택시 목적지 미표시로 카카오 스스로 배차시스템을 혁신하지 않는 한, 불공정 배차 논란은 지속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진우 기자 jw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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