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광둥성 선전(深圳)은 세계 최대 전자산업 도시를 넘어 글로벌 드론산업의 중심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민간 드론기업 DJI를 중심으로 형성된 산업생태계는 단순한 드론 제조를 넘어 인공지능(AI), 반도체, 통신, 정밀센서,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기술이 융합된 미래산업의 집적지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드론산업을 기반으로 한 ‘저공경제(Low-altitude Economy)’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면서 세계 항공 모빌리티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드론은 더 이상 촬영장비나 군사용 기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농업과 물류, 재난 대응, 전력시설 점검, 도시 안전관리, 스마트시티 운영, 환경 모니터링, 응급의료 배송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핵심 기술로 활용되며 새로운 경제영역을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선전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드론을 도시 산업과 행정, 서비스에 접목한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선전이 드론산업을 선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 제조생태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배터리, 모터, 센서, 카메라 모듈, 통신장비, 정밀가공, AI 소프트웨어 기업이 하나의 도시권에 밀집해 있어 연구개발부터 시제품 제작, 시험 생산, 양산, 해외 수출까지 대부분의 과정을 단기간에 수행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스타트업이 선전을 찾는 이유도 이러한 산업 집적 효과 때문이다.
특히 DJI의 성장 과정은 선전 산업생태계의 경쟁력을 그대로 보여준다. 2006년 대학 기숙사에서 출발한 DJI는 선전의 전자부품 공급망과 연구개발 환경을 활용해 짧은 기간 안에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부품 공급업체와 연구기관, 소프트웨어 개발기업이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면서 제품 개발 속도를 높였고, 소비자 요구를 빠르게 반영하는 혁신 체계를 구축했다. 오늘날 DJI는 소비자용 드론뿐 아니라 산업용 드론, 농업용 드론, 영상촬영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며 선전을 세계 드론산업의 상징적인 도시로 만들었다.
◆ 최근 중국 정부는 드론산업을 넘어 ‘저공경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저공경제는 일반적으로 지상 1,000m 이하 저고도 공역을 활용해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경제활동을 의미한다. 드론 배송, 도심항공교통(UAM), 응급의료 물류, 산림 감시, 전력시설 점검, 스마트 물류, 관광 서비스, 항공 데이터 산업 등이 모두 저공경제에 포함된다. 기존 제조업 중심의 성장전략에서 벗어나 하늘을 새로운 산업공간으로 활용하려는 국가 차원의 전략인 셈이다.
선전은 이러한 저공경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실증하고 있는 도시다. 드론은 농업 분야에서 농약 살포와 작황 분석에 활용되고 있으며, 건설현장에서는 공정관리와 안전점검을 수행한다. 전력회사는 송전선과 변전시설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의 실시간 영상 확보와 구조 활동에 드론을 투입하고 있다. 물류기업은 도심과 외곽 지역을 연결하는 무인 배송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드론을 활용한 응급의약품 배송도 시험 운영되고 있다. 도시 전체가 새로운 기술을 실증하는 거대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저공경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드론 제조기업만 성장시키는 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드론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AI 영상분석, 통신망 구축, 클라우드 데이터 관리, 보험, 유지보수, 조종교육, 항공안전, 정밀지도 제작 등 다양한 산업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 드론이 수집하는 영상과 데이터는 교통관리와 도시계획, 환경관리, 재난 대응, 스마트시티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디지털경제가 하나의 산업생태계로 연결되는 구조가 바로 저공경제의 핵심 경쟁력이다.
◆ 선전의 사례는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국내에서도 드론산업 육성이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은 개별 기업 지원이나 실증사업 중심의 정책이 많다. 반면 선전은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투자자본, 지방정부, 시험인증기관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며 산업을 성장시키고 있다. 드론기업 한 곳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드론을 중심으로 수백 개의 관련 산업을 함께 성장시키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한국 역시 평택의 반도체 산업, 구미의 전자산업, 대전의 연구개발 역량, 전주의 드론특화산업 등 지역별 강점을 연결해 하나의 국가 드론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드론을 단순한 제조업으로 접근하기보다 AI와 반도체, 통신, 소프트웨어, 데이터 서비스가 융합된 미래 산업으로 육성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 지역경제진단
선전이 세계 드론산업의 중심도시로 성장한 배경에는 DJI라는 글로벌 기업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지방정부의 전략적인 산업정책과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 제조생태계, 적극적인 규제 개선, 도시 전체를 실증공간으로 활용한 혁신 환경이 서로 맞물리며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냈다.
대한민국도 미래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 지원을 넘어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드론은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AI와 반도체, 통신, 데이터, 물류, 서비스 산업을 연결하는 새로운 경제 플랫폼이다. 미래 산업의 경쟁은 기업 하나가 아니라 도시 전체의 혁신생태계가 결정한다는 점에서, 선전은 오늘날 세계가 가장 주목해야 할 산업도시 가운데 하나다.
소상공인포커스 / 서정선 칼럼니스트 jacobxu0304@gmail.com
[필자 주요약력]
現 INTERPRO H.K PEF 대표
現 일요주간 부회장
前 Proton International LLC (H.K) 법인장
前 Proton Asia PEF GP
前 Proton Asia PEF
아시아 국제 금융 법률,회계 전문위원
前 화중 테크 대표이사
前 화중아이앤씨 대표이사
前 중국 대련보세구 정부 위촉 외자유치 및 투자 구조 자문 대표
前 중국 천진 한화종합유한공사법인장
前 중국 주재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전하는 언론 소상공인포커스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biz1966@naver.com
[저작권자ⓒ 소상공인포커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