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난의 이중고] 최저임금과 책임 구조의 균열

소상공인 이슈&분석 / 노금종 기자 / 2025-02-19 15: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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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은 '변동'인데 인건비는 '고정'... 사장의 수익을 0으로 만드는 비용 구조의 덫
▲ 노동 비용은 단순 비용이 아니라 매출 구조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매출은 변동인데 인건비는 고정인 구조에서 위험은 사업주에게 집중된다. (사진=소상공인포커스 DB)

 

 

“직원을 못 구해서 문을 닫는 날이 늘었습니다.” 서울에서 8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한 사장의 말이다. 매출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없어 영업을 못 하는 상황이다. 현재 소상공인이 겪는 인력 문제는 단순한 구인난이 아니라 노동 비용 구조와 책임 구조의 불균형에서 발생한다.


최저임금 논쟁은 흔히 ‘임금 수준’의 문제로 접근된다. 그러나 현장의 본질은 예측 가능성의 문제다. 소상공인의 매출은 계절, 날씨, 요일, 상권 변화에 따라 크게 흔들리는 변동 구조다. 반면 인건비는 매달 동일하게 지급되는 고정비다. 매출은 변동인데 인건비는 고정인 구조에서 위험은 사업주에게 집중된다.
 

예를 들어 월 매출 3,000만 원 규모의 음식점에서 직원 2명을 고용할 경우 주휴수당과 4대 보험을 포함한 실질 인건비는 600만~700만 원 수준이 된다. 매출이 10%만 감소해도 영업이익의 대부분이 사라진다. 직원 1명이 공백 상태가 되면 매출 자체가 20~30% 줄어드는 업종도 적지 않다. 노동 비용은 단순 비용이 아니라 매출 구조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 매출이 있어도 장사를 못 하는 ‘인력 증발’의 역설


문제는 노동 유연성의 비대칭이다. 노동자는 근무지를 선택할 수 있지만 점포는 선택할 수 없다. 근로 시간 단축이나 갑작스러운 퇴사는 곧바로 영업 차질로 이어진다.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하면 대표자가 직접 근무 시간을 늘려야 한다. 노동 리스크가 사업주 개인의 체력으로 전가되는 구조다.

이 구조는 무인화 전환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많은 점포가 키오스크와 서빙 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무인화 역시 완전한 해법은 아니다. 초기 설치비는 수천만 원에 달하고 감가상각과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한다. 인건비 리스크는 줄어들지만 자본비 리스크가 새롭게 생긴다. 결국 비용의 성격만 바뀔 뿐 구조적 부담은 남는다.


◇ 노동 문제의 본질은 임금이 아니라 구조다.


또 다른 문제는 책임 구조다. 노동 정책은 노동자 보호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소상공인의 고용 안정성에 대한 장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노동 보호는 강화되었지만 소상공인의 고용 유지 능력은 강화되었는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해법은 개별 점포 단위에서 찾기 어렵다. 상권 단위 공동 인력 운영 모델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피크 시간대에 필요한 인력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상권 내 점포들이 공유 인력 풀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인건비를 변동비 구조로 전환하는 효과를 만든다. 또한 지역 단위 직업 교육과 연계하면 안정적인 인력 공급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소상공인의 인력 문제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문제가 아니라 위험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구조의 문제다. 매출이 줄어도 인건비는 그대로이고, 직원이 그만두면 영업 자체가 멈춘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구인난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제 필요한 것은 임금 수준에 대한 단순한 찬반 논쟁이 아니다. 변동 매출 구조에 맞는 노동 비용 설계, 공동 인력 운영 시스템, 고용 유지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노동 보호와 소상공인 생존이 동시에 가능하다. 

 

 

소상공인포커스 / 노금종 기자 nkj1966@ilyoweek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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