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 사각지대②] 지역 창업 생존률, 수도권·지방 ‘생태계 격차’가 가른다

소상공인 이슈&분석 / 서영현 기자 / 2025-02-18 16: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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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은 ‘생태계’ 지방은 ‘고립’… 출발선부터 다른 청년 창업의 불평등
정보·자본·인력의 수도권 쏠림 고착화… 지방 창업가 외면하는 네트워크 장벽
유통 구조 개선과 외부 협업 채널 연동이 지역 창업 생존율 가르는 핵심 변수

▲ 창업이 개인의 용기를 넘어 국가적인 생존 전략이 된 지금, 단순히 지역에 건물을 짓는 수준을 넘어 수도권의 자본과 정보가 지방 현장까지 실질적으로 흐를 수 있는 ‘네트워크 혈맥’을 잇는 정책적 대전환이 절실하다.(사진=소상공인포커스 DB)

 

 

창업은 더 이상 개인의 선택이나 용기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지역에서 시작하느냐에 따라 생존 확률이 달라지는 구조가 이미 고착화되어 있다. 수도권에서는 정보·자본·인력·네트워크가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며 순환하지만, 지방에서는 같은 창업을 해도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


최근 지방 창업자들을 만나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 있다. 공간 지원은 받았지만 매출을 만들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창업 공간은 존재하지만 소비 시장이 작고, 연결 가능한 유통 채널이 부족하며, 협업할 파트너를 찾기 어렵다. 결국 시설 중심 지원은 생존 구조로 이어지지 못한다.

 

◇ 지역 시장 한계 뛰어넘을 ‘실행 전략’ 부재


수도권 창업은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존재한다. 투자자를 만날 기회가 있고, 관련 교육과 컨설팅이 연속적으로 제공되며, 같은 업종 간 정보 교환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러나 지방에서는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연결망 자체가 부족하다.


정책은 동일하게 설계되지만 현장의 체감도는 완전히 다르다. 같은 창업 지원금이라도 수도권에서는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하지만 지방에서는 단발성 자금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자금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 접근성과 네트워크인데 이 부분이 정책 설계에서 빠져 있다.


지방 청년 창업자의 현실은 더욱 구조적이다. 지역에서 창업하면 성공 사례가 아니라 버티는 사례가 된다. 매출보다 관계를 만드는 데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고, 전문 인력을 구하지 못해 대표가 모든 역할을 떠안는 구조가 반복된다.


현장에서 만난 한 창업자는 지원사업은 많지만 실제 매출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창업 교육은 존재하지만 지역 시장에 맞는 실행 전략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격차는 단순히 지역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창업 생존율과 직결된다. 수도권 집중 구조가 유지되는 한 지방 창업 정책은 양적 성과만 남기고 질적 생존율을 만들지 못한다.


이제 창업 정책은 공간 공급 중심에서 생태계 연결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지역 내 소비 시장과 외부 시장을 연결하는 유통 구조, 실패 이후 재도전할 수 있는 금융 시스템, 지역 간 협업 네트워크가 동시에 설계되어야 한다.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는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구조의 차이다. 같은 사람도 어느 지역에서 시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현실을 개인의 노력 문제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지역 창업 생태계를 살리는 것은 청년 인구, 지역 소멸, 국가 균형 발전과 연결된 핵심 과제다. 현장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한 구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실무 팁 지역 창업자는 초기부터 지역 내 매출만을 목표로 하기보다 온라인 판로와 외부 협업 채널을 동시에 설계해야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소상공인포커스 / 서영현 기자 93oliv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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