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이슈] MZ세대가 탄생시킨 ‘디깅(Digging) 소비’

기업포커스 / 김영란 기자 / 2022-09-02 15: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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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가는대로... 취미‧취향 따라 덕질처럼 즐기는 소비
- 신발시장, 중고거래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
▲ 자신의 행복과 신념, 가치 추구를 위해 새로운 대안을 찾아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MZ세대의 소비행태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소비 트렌드는 ‘디깅 소비’다. ‘파다’를 뜻하는 영어단어 ‘dig’와 소비의 합성어로, 선호하는 품목이나 영역에 깊게 파고드는 이른바 ‘덕질’이 관련 제품의 소비로 이어지게 되는 소비문화다.(이미지_freepik)

 

# 20대 직장인 최씨는 최근 모바일로 미국 나이키 공홈(공식 홈페이지)에서 나이키 코트버로우 로우를 샀다. 이 제품은 한 번 구매하면 두고두고 신을 수 있을뿐더러 전면이 화이트라 어떤 옷에도 매치하기가 좋다. 남성용으로 인기가 많은 와플시리즈 외에도 조던이나 덩크 등도 이미 구매한 품목이다. 최씨는 트렌드에 맞는 신제품이 출시 되는대로 지속적으로 수집해 나갈 계획이다.



‘덕질’이 소비로, '디깅 소비'
2030세대를 대표하는 일명 'MZ세대'는 소비의 신주류로서 어느 세대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하다. ‘내 마음’이 시키는대로 옳다고 믿는 가치에 올인 하기도 하고, 원하는 상품은 오픈런(open run)을 해서라도 '내 것'으로 만든다. 이렇게 얻어진 승리의 전리품 같은 상품들을 인스타그램 등 자신의 SNS에 올리고 인증까지 해야 비로소 만족한다.


자신의 행복과 신념, 가치 추구를 위해 새로운 대안을 찾아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MZ세대의 소비행태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소비 트렌드는 ‘디깅 소비’다. ‘파다’를 뜻하는 영어단어 ‘dig’와 소비의 합성어로, 선호하는 품목이나 영역에 깊게 파고드는 이른바 ‘덕질’이 관련 제품의 소비로 이어지게 되는 소비문화다.

 

'디깅 소비'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나 장르와 관련된 음악을 찾고 즐긴다는 의미로 주로 사용됐지만, 최근 그 범위가 예술, 식품, 스포츠 등으로 확산되면서 MZ세대들은 자신의 취향과 감성에 맞는 제품의 정보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미지_freepik)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나 장르와 관련된 음악을 찾고 즐긴다는 의미로 주로 사용됐지만, 최근 그 범위가 예술, 식품, 스포츠 등으로 확산되면서 MZ세대들은 자신의 취향과 감성에 맞는 제품의 정보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집 꾸미기나 각종 취미활동을 찾아 몰두하기 시작했고,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근교에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등산과 캠핑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MZ세대는 이러한 정보를 파헤치고 알아나가는 과정을 놀이처럼 즐기면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있으며, 더불어 자신과 취미‧취향이 비슷한 이들과 소통하면서 더욱 다양한 정보를 얻고 관계를 형성해 나가기도 한다.

 

▲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소비시장이 위축되는 듯 했지만, 2021년 6조 2,426억원 규모로 2020년 대비 2.3%가 증가한 성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이미지_freepik)

 

신발시장중고시장에서 두각

‘디깅 소비’는 테니스화, 한정판 스니커즈, 콜라보 운동화 등 신발시장에서 더욱 부각되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소비시장이 위축되는 듯 했지만, 2021년 6조 2,426억원 규모로 2020년 대비 2.3%가 증가한 성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에도 7조 1,305억원 규모로 2021년 대비 7.5%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2021년 국내 패션 시장의 규모가 2.0% 하락한 것을 고려한다면, 신발 시장의 성장은 이례적이다.


최근에는 캠핑이나 차박 등 개인 취향의 취미용품 중고거래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취향 기반의 중고거래 플랫폼의 ‘2021년 상반기 중고거래 트렌드’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에만 거래건은 약 774만건, 하루 평균 4만 3,000건의 거래가 이뤄졌으며 거래액은 7,766억원으로 나타났다. 취미 관련 카테고리의 거래량은 123만 건으로 2020년 대비 9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 중고시장에서 거래되는 품목 또한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다. 골프용품을 비롯해 캠핑, 낚시, 등산 등 아웃도어 관련 제품의 거래량은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이미지_pixabay)


중고시장에서 거래되는 품목 또한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다. 골프용품을 비롯해 캠핑, 낚시, 등산 등 아웃도어 관련 제품의 거래량은 두 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디깅할 수 있는 스타 굿즈 역시 2021년 상반기에만 70만 건 이상, 하루 평균 3,800여 건 이상 거래됐다. 취미‧키덜트 카테고리에서는 피규어와 인형의 거래 비중이 61%를 차지했고, 한정판 스니커즈의 2021년 상반기 거래액은 376억원에 달하며 꾸준한 인기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디깅 소비’를 타깃으로 많은 기업들이 각종 멤버십은 물론 구독, 직장·주거 환경 연계까지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진행하며 ‘충성고객’ 유치를 위해 분주하게 대응하고 있다.(이미지_스마일클럽)


고객 맞춤형 제품으로 인기몰이
이러한 소비트렌드에 따라 ‘디깅 소비’를 타깃으로 많은 기업들이 각종 멤버십은 물론 구독, 직장·주거 환경 연계까지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진행하며 ‘충성고객’ 유치를 위해 분주하게 대응하고 있다.


또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도 단순히 쓰던 물건을 사고 파는 중고 거래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 사람들은 몇 날 며칠을 검색하고 또 검색해 구매하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취미나 덕질과 관련된 카테고리 거래량은 전체적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운동화를 비롯한 프리미엄, 명품브랜드의 리세일 시장 역시 사이즈가 커졌다.


중고거래 플랫폼은 MZ세대의 디깅소비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상품 배치를 브랜드 중심으로 과감히 바꾸고 사용자가 많이 검색한 브랜드를 메인 화면에 노출시키기도 하며, 검색 알고리즘을 통해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과 연결시켜 자신의 취향이 담긴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 온라인 등의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 개개인의 수요를 파악하기 쉬워지면서 커스터마이징 상품은 향후로도 꾸준한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이미지_Nike(5 best Nike collab of 2022))


신발시장에서는 MZ세대의 이러한 성향을 반영하여 커스터마이징(맞춤형 제품) 서비스를 런칭해 고객이 원하는 색상이나 소재를 고르면 그에 따라 제품을 맞춤 제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 신발업체들은 ‘래플(Raffle)’이나 ‘드로우(Draw)’를 통해 구매 자격을 부여하고 유명 연예인, 명품 브랜드 등과의 협업을 통해 한정판 신발을 제작하는 등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며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등의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 개개인의 수요를 파악하기 쉬워지면서 커스터마이징 상품은 향후로도 꾸준한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은 ‘디깅 소비’는 MZ세대들이 앞으로 소비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를 모으게 하고 있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영란 기자 supu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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