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채무 불이행자 74만 7299명
고물가·고금리에 경기 침체로 서민 경제가 팍팍해졌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은행권 대출받아 집을 산 국민은 높은 금리를 감당하지 못해 집을 내놓는 상황이다. 특히 대출까지 쉽지 않아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채무 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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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
지난해 말 대출금과 신용카드 대금 연체 등으로 인한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74만7299명에 달한다. 연령대별로는 ▲20대 8만2327명 ▲30대 13만1757명 ▲40대 18만8843명 ▲50대 19만1531명 ▲60대 이상 15만2841명 등이다.
문제는 금융채무 불이행자들은 은행의 압류 방지 통장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20대 금융채무 불이행자인 A씨는 “금융채무 불이행자들이 취업하려고 해도 은행의 압류 방지 통장을 만들 수가 없어 쉽지 않다”며 “요즘은 급여가 통장으로 거의 대체 입금이 되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민사집행법 246조 8항의 압류금지채권은 채무자의 1개월간 급여 등 생계유지비 185만원(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195조) 까지는 압류 금지채무로 압류를 못 하게 돼 있다.
A씨는 “하지만 은행에서는 압류방지 통장을 만들어 줄 수가 없다고 한다”며 “일반 통장은 만들어 줄 수 있지만, 압류가 들어 오면 법원 재판을 통해 압류를 풀어 사용하라는 말만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모든 시중은행이 내부 규정이 없어 안 된다고 한다. 금융감독원이나 금융위원회에 연락해보니 이러한 전화가 많다고 했다”면서 “금융채무 불이행자도 취직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바랐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채무 불이행자도 증권사나 신용협동조합 등에서는 통장개설이 가능하다”며 “증권사는 지점별로 독립적 운영을 하고 있고, 투자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계좌 확인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니면 개인회생이나 개인워크아웃을 통해 개인 통장의 압류를 법적으로 제한하는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며 “개인회생이나 개인워크아웃은 채무 불이행자에게 재기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통장 개설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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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
◇ “채무 불이행자 청년들에 실업부조 등 정책 필요”
올해 9월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신용정보원에서 받은 ‘금융채무 불이행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20대 채무 불이행자는 총 8만4300명이나 된다. 평균 등록 금액(연체된 대출의 원리금 총액)은 1580만원이었다.
20대 채무 불이행자를 등록 금액 구간별로 보면 500만원 이하 대출자가 3만5200명(41.8%)으로 가장 많았다. 500만원 초과 1000만원 이하 채무자가 1만7900명(21.2%)으로 뒤를 이었다.
20대 금융채무 불이행자 10명 중 4명은 500만원 이하의 빚을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자로 등록된 셈이다. 20대 채무 불이행자 중 상당수가 상대적으로 소액의 빚으로 채무 불이행자로 등록돼 신용 불이익을 받는 셈이다.
20대 채무자 중 법원 개인회생 신청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진선미 의원이 대법원에서 받은 개인회생 신청자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1~5월 중 접수된 20대 개인회생 신청자 수는 총 5241명으로 집계됐다.
20대 개인회생 신청자 수는 2019년 1만307명, 2020년 1만1108명, 2021년 1만1907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생계비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았다가 빚을 갚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20대 가계대출은 올해 초 증가세가 주춤하다가 다시 반등하는 모양새다.
20대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95조66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462억원(0.2%) 줄었다가 2분기 들어 5838억원(0.6%) 늘었다. 늘어난 대출은 주로 2금융권에서 받다 보니 대출의 질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20대의 은행권 대출은 2분기 중 2536억원(0.4%) 줄었지만, 같은 기간 2금융권 대출액은 8374억원(3.1%) 는 것이다.
진 의원은 “500만원 이하의 소액을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자로 전락하는 청년들이 생기지 않도록 실업부조 등을 통해 청년들에게 경제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청년들의 상환 능력을 향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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