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바가지 상인들의 대응에 대해 여전히 냉랭...한번 잃은 신뢰 회복하기가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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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축제 현장에서 상인들의 불친절한 태도와 바가지 요금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 또한 카드결제가 불가능하고 현금 영수증마저 발행이 불가능한 불편을 경험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
“지역축제 바가지 근본적 원인은 상인의 욕심일까?”
재래시장은 옛 기억의 정겨움과 전통적인 맛과 멋을 간직한 곳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최근 일부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한 어지러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상인들의 불친절한 태도와 바가지 요금 등의 논란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어지럽히고 있다. 소비자들은 카드결제가 불가능하고 현금 영수증마저 발행이 불가능한 불편을 경험하는데다 가격마저 투명하지 못한 불신감을 가지게 되면서 재래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게 되면서 상인들에 대한 비난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경북 영양군의 한 전통시장에서 1.5㎏ 옛날과자를 7만원에 판매하는 장면이 KBS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에 나오면서 처음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시청자들을 시작으로 “바가지 상인 단속하라”는 민원이 쏟아졌고, 결국 영양군은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난달 28일 60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유튜버 '유이뿅'은 '하필 왜 이런 날에 한국 여행 온 거야…'라는 제목으로 전남 함평나비축제 현장을 방문하는 여행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서 ‘유이뿅’은 여행의 규칙으로 함평군에서 8천원의 예산만 쓰기로 했는데, 함평나비축제에서 판매되는 음식의 가격이 너무 높아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함평나비대축제에서 음식의 가격은 갯고둥 한 컵에 5천원, 돼지고기 바비큐는 4만원, 오뎅 한 그릇에는 자그마치 1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유이뿅은 상인에게 어묵을 5천원치만 살 수 없냐고 물었지만 그렇게는 팔지 않는다는 답을 들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후 시청자들은 지역 축제 바가지 상술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혔다. "지역축제 바가지 미쳤다. 절대 가지 말자", "이쯤 되면 상인들의 축제다", "저 사람들 대부분 현지 업체 아니고 전국 축제장 돌면서 질이 떨어지는 음식으로 가격만 올려놓는 장사꾼들"이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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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축제의 현장에서 상인들이 보여주는 비상식적인 행동들은 당장 눈앞의 이익만 쫓을 수밖에 없는 절박함에서 오는 악순환의 시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사진=픽사베이) |
◆ 키오스크 보급으로 정찰제 도입 한다면 호객행위 및 바가지요금 근절 기대
지역 바가지 상술은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경남 창원의 대표적인 지역 축제인 “진해 군항제”가 열렸는데 여기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축제를 찾은 한 방문객은 인근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 사진과 함께 "통돼지 바비큐는 5만원, 해물파전은 2만원, 곱창 볶음은 3만원, 오징어 볶음은 3만원이다. 아무리 이해해주려고 해도 이 정도는 심하다"고 질타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86개 문화관광축제를 대상으로 ‘바가지 줄이기’ 캠페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역축제와 전통시장 등에서 일어난 최근의 논란과 관련해 개선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달 22일부터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착한 가격 캠페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에는 축제 기간동안 먹거리 가격을 홈페이지에 사전 공개하고, 현장 모니터링 및 관계자 교육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점검 결과는 이듬해 문화관광축제 지정을 위한 심사에도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는데 여기서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대한 패널티가 부과되면 지원되는 금액이 줄어든다.
충주시 홍보담당관 김선태씨는 지난 15일 JTBC ‘뉴스룸 뒤’ 인터뷰에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상인의 욕심’이라고 했다. “바가지 요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꽤 오랫동안 이어져 온 일”이라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상인들은 왜 이런 억지 가격을 강요하게 되는 것일까? 단순히 상인의 욕심이 이런 말도 안되는 일로 이어지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지역 축제의 현장에서 상인들이 보여주는 비상식적인 행동들은 당장 눈앞의 이익만 쫓을 수밖에 없는 절박함에서 오는 악순환의 시작이다. 지금 당장도 장사가 잘된다면, 혹은 내년에 다시 열릴 축제까지 생각할 여유가 있는 상인이라면 이런 잘못을 저지를 이유가 없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매출을 이뤄줄 단골손님을 마다할 상인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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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기기 보급이 비상식적인 가격인상과 근시안적인 마케팅을 근절 시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사진=픽사베이) |
백종원 열풍을 타고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면서 ‘바가지요금’ 논란이 불거진 충남 예산지역 상인들은 스스로를 바꿀 것을 결의했다.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면서 상인회와 지자체는 상황을 빠르게 해소하기 위해 액션을 취했다. 상인회는 바가지 근절과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작했는데, 자정대회와 이미지 개선 행사를 먼저 개최하고, 신뢰 회복을 약속하는 퍼포먼스까지 선보였다. 지자체는 각종 단속과 점검을 통해 바가지 요금을 근절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바가지 상인들의 대응에 대해 여전히 냉랭하다. 한번 잃은 신뢰는 그만큼 회복하기가 힘들다.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쾌함을 느끼며 재래시장을 찾지 않고 있다. 바가지 요금은 일부 상인들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방송이나 SNS를 통한 영향력은 지역 전체에 걸쳐 지속적으로 파급되고 이는 자칫 지역 경제의 침체까지 이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주식회사 두인 H&S’의 홍미연 실장은 “키오스크 보급으로 정찰제 도입을 한다면 호객행위 및 바가지요금을 근절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다. 소상공인 스마트상점 스마트기기로 전통시장에서도 다양한 결재를 통하여 고객서비스 및 전통시장에 이미지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한 시기다. 소상공인의 매출은 지속된 경기침체로 나날이 줄어가고 그들의 절실함은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자정을 위한 노력이라는 공상에 그쳐서는 상황이 점점 악화될 뿐이다. 또한 매출 증대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도 안된다. 지자체든 정부든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정책적인 지원일 뿐이다. 일례로 스마트기기 보급하면서 매출증가와 업무효율을 동시에 증대시킬 수 있다면 비상식적인 가격인상과 근시안적인 마케팅에 소비자의 신뢰를 잃는 행위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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