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망경] “이게 머선 일이고”…CJ 사장·상무 등 임원 직급 파괴 ‘경영리더’로 일원화

기업포커스 / 정창규 기자 / 2021-12-23 14:16:51
  • 카카오톡 보내기
임원 직급 단일화 ‘파격 시도’...성과, 역할 중시하는 인사 조직문화 구축
이재현 ‘2023 중기 비전’서 이미 언급…미래라이프스타일기업 ‘한걸음’
이재현 “하고잡이 육성을 위한 자기주도적 성장 기회 부여”
▲ CJ 이재현 회장. (사진=CJ그룹)

 

[소상공인포커스 = 정창규 기자] CJ그룹이 임원직급을 통폐합한다. 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 직급을 없애고, 대신 6개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 직급으로 통합한다.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임원직제개편안을 지주 및 각 계열사 이사회에서 승인하고 이번 임원인사에 적용해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CJ는 내년부터 임원의 대외호칭으로 대표이사, 부문장, 실장, 담당 등 직책을 사용할 방침이다. 내부에서는 직급 대신 이름을 부르는 '님' 문화를 시행 중으로 변화가 없다.

CJ가 임원직급 단일화라는 파격을 시도하는 이유는 연공서열과 직급 위주로 운용되는 기존 제도로는 우수 인재들의 역량을 끌어내기 어렵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따라서 단일 직급인 '경영리더(임원)'의 처우, 보상, 직책은 역할과 성과에 따라서 결정된다. 성과를 내고 맡은 업무범위가 넓은 임원일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고 더 빨리 주요보직에 오르게 된다.

◆ CJ 미래 라이프스타일기업으로 ‘도약’


CJ의 직급 파괴는 급변하는 산업 트렌드 및 글로벌 경쟁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라는 게 회사입장이다. CJ는 특히 미래성장의 주역이 될 MZ세대가 원하는 '공정한 성장기회'를 구현할 제도적 기반이 승진단계를 줄이고 성과, 역할을 중시하는 인사 조직문화 구축에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2021년말 기준 CJ그룹 MZ세대(1980년 이후 출생자) 구성원 비중은 75%로 4년 전인 2017년(65%) 대비 10%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1990년대생 비중은 22.1%에서 37.3%로 약 15%포인트 급증했다.

CJ 관계자는 "그룹의 인적 구성이 점차 젊어지고 있는 만큼, 인사제도나 조직문화도 구성원 특성에맞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J의 이러한 결정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이뤄진 것은 아니다. 앞서 이재현 CJ그룹 회장 지난달 3일 임직원 사내망을 통해 '4대 성장 엔진'을 육성을 위한 중장기 사업 비전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번에 최고 인재 확보와 조직 문화 혁신을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고 언급 한 바 있다.


당시 이 회장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인재다"며 "'하고잡이'들이 다양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그동안 다른 기업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보상을 받고, 함께 성장할 일터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인재들이 오고 싶어 하고, 일하고 싶어 하고, 같이 성장하는 CJ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CJ 인사 조직 혁신은 나이, 연차, 직급을 가리지 않는 인재 발탁과 임직원 스스로 일하는 시·공간, 경력(Career Path)까지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자기주도형(Self-Design) 몰입'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며, 주요 계열사는 이미 거점 오피스, 재택근무제를 부분 도입했고, 이를 그룹 전반으로 확대해 직원들이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고 했다.

또 근무 공간은 물론 근무 시간도 단순한 유연 근무를 넘어 직무 특성을 고려해 요일별 근무 시간을 직원 각자가 설계하는 '선택적 근로 시간제'를 확대한다고 했다. 

 

▲ CJ 이재현 회장. (사진=CJ그룹)


CJ 관계자는 "성장 주역인 MZ 구성원들이 커리어를 디자인해 최대한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며 "다양한 기회를 주되 그 과정에서 책임과 관리는 확실히 하고, 결과를 공정히 평가해 성과를 파격적으로 보상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부연했다.

 

◆ '하고잡이' 육성을 위한 자기주도적 성장 기회 부여

 

CJ는 인재 발탁 기준을 연공 서열이 아닌 능력과 의지로 바꾸는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고 했다.

임직원이 소속 계열사와 직무에 제한 없이 그룹 내 다양한 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잡 포스팅'(Job Posting), '프로젝트/TF 공모제' 등이 시행한다는 것이다.

의지와 잠재력을 보유한 인재들에게 직급과 관계없이 기회를 제공하는 '리더 공모제'도 신설한다. 직급과 승진 제도 개편, 임원 직위 체계 간소화 등도 병행 추진된다. 구성원들이 기존 조직에서 벗어나 새 사업에 도전할 기회도 제공한다.

독립 조직인 'CIC'(Company In Company)와 '사내 벤처'를 활성화하고, 사업화 성공 시 스톡옵션 부여 등 다양한 보상 제도도 함께 마련한다.

이 회장은 이날 미래와 인재 중심 성장 방향을 담은 경영 슬로건으로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듭니다, LIVE NEW'(Create future lifestyle with you)를 제시했다.

당시 이 회장은 "우리의 일상을 항상 건강하고 즐겁게, 전 세계인의 삶을 흥미롭고 아름답게, 지구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새 지향점이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 소상공인포커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