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그룹, 코로나19 확산 시국에 직원 모아놓고 예배 강행

기업포커스 / 강현정 기자 / 2020-03-05 13: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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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철 회장 일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직원에게 종교 ‘강요’ 논란
부사장 “월요 예배에 대한 거부감 있다면 퇴사 고려하라”메일 발송

▲ 신원그룹 박성철 회장 (사진=뉴시스)

 

[소상공인포커스 = 강현정 기자]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경계하며 종교행사마저 온라인으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신원그룹이 일과시간 직장에서 예배를 열어 내부직원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직원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회사 고위임원이 “퇴사를 고려하라”는 메일까지 보낸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5일 신원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800명을 넘나들던 지난 24일 이 회사는 평일 오전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예배가 이뤄진 사내강당은 600명의 좌석이 가득 찰 정도로 직원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주 월요일 오전 8시 반 회사 1층 강당에서 예배가 진행되는데 사실상 의무 참석이었다는 주장이다.

 

해당 회사 직원은 매체를 통해 "600명 좌석에 직원이 거의 다 앉아있었다. 누군가는 한 번씩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텐데 예민해지고 신경이 쓰였다"고 밝혔다.

 

또, "말은 의무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그 시간에 예배를 안 가고 자리에 앉아 있으면  '왜 예배를 안 갔느냐'며 인사 총무팀에서 체크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내부에서 불만이 새어 나오자 해당 회사 김 모 부사장은 직원들에게 "월요 예배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 퇴사를 고려하라"는 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은 더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와중에 오너 종교적 신념 직원에게 '강요'

회사가 예배를 강행하자 ‘이 시국에 오너 개인의 종교적 신념을 강요해도 되는 거냐’는 불만도 제기됐다.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 일가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예배강행이 결국 오너 개인의 종교적 신념을 직원에게도 강요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신원 관계자는 "월요예배는 창립 이래 지금 까지 늘 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체적 방역과 발열체크 등을 다 한 후 예배를 했고, 이번 주부터 온라인 예배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또, "예배 참석은 업무시간 내에 이뤄지기에 업무가 있는 직원은 자율적으로 예배 참석을 결정하며 확인은 별도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부사장 메일은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보낸것이 아니라 9명의 임원(임원 7명, 부장 2명)에 국한되어 발송된 개인 메일"이라고 밝혔다. 

 

사측의 이러한 해명에도 "오너가 믿음이 강하니 직원들은 자연스레 오너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국내 대표적 기독교 기업인 신원그룹은 개성공단 진출 당시에도 북한 땅에 ‘개성교회’를 지을 정도로 창업주인 박성철 회장의 신앙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015년 세금 탈루 혐의 등으로 구속됐을 당시에도, 교도소 내 재소자들을 전도하기 위해 가장 많은 성경책과 기독교 서적을 반입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박 회장 차남 박정빈 부회장 경영복귀 '삐걱' 

박 회장의 차남인 박정빈 부회장은 지난 2015년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뒤 2016년 상고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선고대로라면 지난 2018년 9월이 형기 만료일이었다. 그러나 박 부회장은 2018년 4월 30일 가석방됐고 3개월 후 바로 경영에 복귀했다.

 

때문에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박 부회장의 이 같은 경영행위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자중해야 할 시기에 너무 일찍 경영에 복귀한 것과 그룹 경영업무 총괄이라는 중책을 맡은데 대해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이에 박 부회장은 이른바 ‘무급’ 경영을 내세웠으나 이 또한 실제로는 급여를 받아온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풍파를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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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정 기자

강현정 / 산업1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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