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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음정현 사장은 게임을 좋아해 PC방을 운영하게 됐다며 코로나 사태 당시 폐업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가게를 운영중이다.(사진=김진우 기자) |
첫 사업인 PC방을 6년째 운영 중인 음 사장은 사람들과 함께 일 하면서 집에 머물거나 친구를 만나는 등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오직 자영업 뿐이라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어린 시절부터 공부보다 게임에 관심이 더 많아 PC방 업종을 선택했다고 한다.
예전 PC방에 비해 사뭇 달라진 풍경이 눈에 띄었다. 10대에서 30대 젊은층이 주고객이다 보니 음식을 주문하는 손님들이 많다며 여기에 발맞춰서 음식 개발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장으로서의 본분은 직원을 부려먹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매장을 책임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직원과 손님 모두 다 한 가정의 소중한 사람들이라면서 정성을 다해 대우해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또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가격 인상을 최대한 미루고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코로나19 당시 영업시간제한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 시간제한이 풀린 지금도 여전히 손님들이 많이 찾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고충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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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정현 사장은 PC방을 운영하면서 손님들에게 판매하는 음식을 직접 제조하고 있다.(사진=김진우 기자) |
그는 사업 초창기만 해도 매출의 30% 정도가 순이익이었는데 코로나19 이후부터 수입이 반토막 났다면서 최근 물가가 상승한 만큼 정부가 몇 개월만이라도 소상공인의 지출이 늘어나지 않도록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다음은 음정현 사장과의 일문일답>
Q.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많은 pc방들이 폐점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A. 저는 현재 폐점할 정도는 아니고요. 만약 영업시간제한이 계속 장기화 됐으면 저도 장사를 못 했을 것 같아요.
Q. 코로나19로 시행 됐던 영업시간 제한 등이 해제됐는데, 코로나 당시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A. 코로나 이전에는 솔직히 (매출이) 나쁘지는 않았어요. 왜냐하면 물량으로 팔기 때문에 회전수가 돌아가면 (그만큼 수익이 남았죠.) 코로나 터지고 나서부터는 저도 폐업 신고를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제가 코로나 전에는 (매출의) 30% 정도 벌어서 먹고 사는 데에 지장 없었는데, 코로나가 터진 이후로 매출이 반토막 나니까 적자를 봤죠. 지금은 오후 시간에는 (손님이) 확실히 많아졌지만 사람들이 2년 동안 살아온 대로 (패턴이 유지되고 있어서) 밤에는 아직도 (찾아오는) 사람이 많지가 않아요. 그리고 인건비는 아깝지 않은데 전기세 부담이 만만치가 않아요. 또 증설을 하려면 비용도 엄청나게 많이 드는데 만약 증설을 해도 초과가 되면 거기에서 누진세가 너무 많이 나오니까 그게 너무 힘들고요. 유통에서도 물가가 오르니까 저희도 가격을 올려야겠지만 손님들 중에 일부는 왜 계속 올리느냐고 불만을 품을 수도 있어서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아요. 저는 (가격을) 올리지 않는 대신 (음식을) 많이 팔면 회전수가 돌아가니까 그걸로 어떻게든 버텨보자 입장인데, 직원들은 ‘가격 올리세요’, ‘사장님은 항상 피해 보고 왜 그렇게 장사하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반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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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내부 모습.(사진=김진우 기자) |
Q. 가격을 코로나 이전과 비슷하게 유지하는 건가요?
A. 네. PC방이 제일 안 좋은 게 제가 어릴 때도 1000원이었고 지금도 1000원이라서 (매출) 순수익이 많이 떨어졌어요. (요즘은) 1만원도 우습게 생각하는데 예전에는 5000원도 큰돈이었듯이 예전의 1000원과 지금의 1000원은 (가치가) 다르잖아요. 이렇듯 저뿐만 아니라 모든 PC방 사장님들 공통점이 매출은 높을 수 있어도 가져가는 순수익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저희도 음식 값으로 먹고살려고 버티고 있는데 갑자기 물가가 계속 오르니까 진퇴양난이죠. 저는 6년 전부터 지금까지 음료수 가격을 못 올리고 있어요. 예를 들어 사장님이 평소에 음료수 값을 1000원 받다가 2년 뒤에 갑자기 1500원으로 올리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비싼 거잖아요. 금액이 적을 뿐이지 10원, 20원만 올려도 엄청나게 많은 수입이 되고요. 그렇지만 저희 같은 경우는 원가가 300원, 400원 오르니까 저희가 최소한 100원은 벌어먹어야 되거든요. 물가가 천천히 오르는 경우라면 저도 천천히 생각했다가 3~4년 뒤에 (가격을) 올리면 사람들이 물가가 올랐으니까 여기도 금액이 올라갔겠구나 그런 생각으로 기분 좋게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번 물가는 급격하게 계속 올라가니까 저희도 계속 조금씩 올리면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질까 봐 눈치가 보여서 가격을 쉽게 올리지를 못해요. 이런 와중에 지출을 좀 더 낮추려고 (같은 가격에) 품질 낮은 거 팔면 손님의 신뢰를 잃게 되니까 음식의 질만큼은 달라지지 않도록 저희는 무조건 그 음식을 받아야 하고요.
Q. 정부가 소상공인들을 위해 지원해 준 정책과 지원이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되셨나요?
A. 코로나 당시에 정부가 보상을 해주긴 했지만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어요. 그나마 저는 (소상공인 지원) 받을 수 있는 건 신청해서 모두 다 받았지만 (정책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신청)할 줄도 모르는 사장님들에게는 골고루 혜택이 돌아갔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소상공인 지원) 선발 기준도 매우 까다롭고 신청해도 탈락되는 데다가 매출에 따라 지원금을 주는 것도 저는 납득하기 어렵더라고요. 솔직히 매출 차이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건 옳다고 생각하지만 지원금액 차이가 너무 큰 것 같아요. 돈이 많았던 사람들은 피해 금액이 많았던 만큼 지원을 많이 해주는데 굳이 지원금을 받지 않아도 사는 데에 크게 지장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반면 저희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이나 저 같은 소상공인들은 지원금이 없으면 정말 힘든 분들도 많은데 이 사람들에게 지원금을 적게 주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런 세세한 부분이 아쉽죠.
Q.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나요?
A. 전기세가 가장 부담스러워요. pc방 요금도 10년 전, 20년 전이랑 지금과 똑같다는 점도 기가 막히고요. 사람들이 지금까지 오랫동안 이 금액으로 소비해 왔는데 정부에서 법을 바꿨다고 하면서 (물가에 맞게) 금액을 바꾸면 부담스러워서 pc방 안 오는 분들 매우 많을 거예요. 물가가 급격하게 오르니까 난감하죠. (가격을 유지해도) 정부가 따로 지원해 주는 것도 아니고요. 저희는 (물가가) 오른 만큼 순수익에서 돈을 더 내야 돼요. 저희도 벌어먹어야 하는데 정부가 그런 거라도 지원해 줬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몇 개월이라도 오른 가격만 면제를 해주고 원래대로 지출하게 해 주기를 바라죠. 그래야 저희도 시간을 두고 어떻게든 음식값을 올리던가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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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출입구.(사진=김진우 기사) |
Q. 과거와 비교해서 pc방의 풍경이 좀 달라진 점이 있나요?
A. 가격은 그대로지만 손님들이 음식을 많이 찾기 때문에 음식 개수가 점차 늘어가는 추세예요. 여기에 발맞춰서 저희도 음식 개발을 꾸준히 하고 있고요. 제가 배달 음식을 시켜 먹거나 밖에 나가서 맛있게 먹은 음식이 있으면, 우리 손님들도 맛있게 먹겠지 그런 생각이 들어서 제가 응용해서 만든 음식도 많아요. 요즘은 음식값이 좀 비싸도 자기 입맛에 맞으면 괜찮다는 사람들이 많고, 음식이 아무리 싸도 맛이 없고 품질도 떨어지면 잘 안 먹더라고요.
Q. 창업을 고려 중인 예비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A. 모든 사람들이 1개월에서 6개월 정도는 열심히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누구나 처음에는 만만치 않은 금액을 투자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시작해요. 그런데 결과가 좋으면 혼자만의 노력 덕분이 아니라 직원과 손님 등 모든 사람의 도움으로 이뤄진 거거든요. 보통 6개월 지나서 자기가 어느 정도 벌었다고 생각하고 거만해지는 편이라서 그 부분이 걱정 돼요. 그리고 돈을 어느 정도 벌어서 이제는 일하기가 싫다는 이유로 평소보다 일찍 문 닫으면 그건 손님들에게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오픈 시간도 마찬가지로 (잘 유지해야 해요.) 나태해지지 않도록 초심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초심만 잘 지키면 아마도 장사하는 데 무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진우 기자 jw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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