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人줌] 22년 한자리, 서민 해장국 "내 가족이 먹을 수 없는 음식은 올리지 않습니다"

인터뷰/탐방 / 김영란 기자 / 2025-06-27 15:28:16
  • 카카오톡 보내기
22년간 한 자리에서 단골을 모은 65세 여성 사장.
24시간 운영하는 가성비 좋은 해장국 전문점.
가족이 먹지 못할 음식은 손님상에 올리지 않겠다는 철칙.
▲ 박막례 대표가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 김영란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서울의 한 골목에서 21년을 한 자리에서 운영해온 '박막례해장국' 박막례 대표(65)를 만났다. 서민음식의 대표인 해장국을 정직하게 만들어온 그녀는, 단순히 음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손님들의 신뢰를 파는 사장이다. 24시간 운영하며 손님들에게 사랑받는 가게의 비결을 들어본다.


① 창업 동기 - 맞벌이에서 모은 자본과 확신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맞벌이를 하면서 계속 식당일을 해왔었는데, 그렇게 모은 돈으로 사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해장국은 서민음식이기에 사람들이 많이 찾기도 하고 제가 제일 자신있는 음식이라, 해장국 집 창업으로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맞벌이로 이루어낸 자본금과 함께, 자신감 있는 음식에 대한 확신이 창업의 첫걸음이었다. 박 대표가 선택한 '해장국'은 단순한 메뉴가 아니라, 그녀의 사업 철학의 시작이었다.

② 경영 철학 - 가족 기준으로 점검하는 음식
Q. 사업을 운영하면서 세운 소신과 철칙이 있다면?
"내 가족이 먹을 수 없는 음식은 손님상에 올리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이것을 모토로 삼고 직원들에게도 항상 강조하고 있습니다. 항상 위생을 철저히 하고 신선한 음식으로 손님들께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가족이 먹을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음식의 질을 판단한다는 박 대표의 철칙. 이는 아무리 까다로운 기준이 될 수 있지만, 장기간 신뢰를 모으는 원동력이 되었다.
 

▲ 박막례해장국 매장 내부 모습. (사진 = 김영란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③ 시그니처 메뉴 - 21년 한 자리의 신뢰
Q. 시그니처 메뉴 및 매장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박막례해장국은 가성비 좋은 24시간 운영하는 해장국 맛집입니다. 21년동안 한 자리에서 운영하다보니 단골손님이 굉장히 많으십니다. 점심메뉴로는 뼈해장국이 베스트 메뉴이고, 여러 명 단체로 오시는 분들은 감자탕을 많이 찾아주십니다. 모든 메뉴는 수제로 만들고 있고, 매일 담근 김치와 깍두기를 손님들께 제공해드리고 있습니다."


21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사실 자체가 신뢰의 증명이다. 가성비를 유지하기 위해 주변 시세보다 2~3천 원을 저렴하게 책정하고 있으며, 모든 음식을 수제로 만든다는 철칙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④ 가성비 유지의 비결 - 단골과의 신뢰
Q. 가격을 저렴하게 유지하기가 힘들진 않으신가요?
"이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조금 힘들긴 하지만, 위치적으로 언덕인 저희 가게를 항상 찾아주시고 오래 단골을 유지해주시는 손님들에게 피해를 드릴 수 없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해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원가 상승으로 어려운 시대지만, 박 대표는 오래전부터 찾아준 단골들에게 책임감을 느낀다. 이런 '신뢰의 책임'이 현재의 가격을 유지하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이다.

⑤ 보람 있는 순간 - 밥 4공기 이상 비우는 손님
Q.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과 보람되었던 순간은?

"할머니, 할아버지, 학생들이 와서 너무 맛있다며 밥을 4공기 이상 먹고 가시는 분들이 있을 때 뿌듯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판매자로서의 성공은 결국 손님의 만족으로 증명된다. 밥 4공기를 비우는 손님들의 입맛 속에, 박 대표의 21년 정직함이 녹아 있다.


⑥ 위기 극복의 노하우 - 손님에게 더 잘 대하기
Q. 위기를 이겨낸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큰 위기는 없었지만, 저희 가게는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많이 팔아야 한다는 부분이 어려운점입니다. 날씨나 계절, 천재지변의 영향으로 손님이 많이 없을 때에는 오지 않는 손님을 오라고 할 수는 없으니, 오시는 손님들에게 더 잘해서 다음에 또 오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든 자영업자의 공통된 위기인 '손님 부족'. 하지만 박 대표는 오지 않는 손님을 탓하기보다, 오는 손님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처해왔다.


⑦ 예비 창업자에게 - 완벽한 준비 후 시작하라
Q. 창업에 도전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예비 창업자들은 문을 열면 다 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부터 다 돈이 될 수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돈을 벌려고 하기보다는 재료도 아끼지 말아야 하고, 그 재료 안에서 최고의 맛을 이끌어 내야 합니다. 또 손님들에게 친절도 해야 하고 여러 가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힘든 걸 감수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창업은 잘 몰라서 이끌려 가기보다는 어느 정도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기에, 창업하려는 분야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전문가가 되었을 때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박 대표의 조언은 단호하다. 돈만 보고 뛰어드는 창업은 실패하고, 재료를 아끼지 않고, 손님을 위한 마음가짐으로 전문가가 되어 시작할 때 비로소 성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 박막례해장국 매장 외관. (사진 = 김영란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⑧ 정부 정책에 대한 아쉬움 - 정보 접근성
Q. 정부와 지자체의 소상공인 정책에 대해서는?
"코로나 지원금을 받은 것 이외에는 지원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지원책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가 퍼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연령대가 높은 편인 저에게는 어려운점이 많습니다. 소상공인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는 것도 어렵고, 은행에서 원하는 서류가 너무 많아서 이런 대출 과정이 조금 쉬워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좋은 정책이 있어도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면 무용지물이다. 박 대표의 지적은 많은 고령 소상공인들의 공통된 어려움을 대변한다.


⑨ 미래 계획 - 꾸준한 기부와 사업 번창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과 앞으로의 계획은?
"가게를 계속 잘 운영해서 많은 학생들과 손님들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어려운 분들을 위해 꾸준히 기부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모든 소상공인 분들이 장사도 잘 되고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21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박 대표는 이제 자신의 성공을 넘어, 공동체를 생각한다. 기부와 소상공인들의 번창을 바라는 그녀의 소박한 꿈이, 결국 이 가게가 오래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영란 기자 suputer@naver.com

[ⓒ 소상공인포커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