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코인 '오징어게임 토큰' 개발자 결국 '먹튀'

기업포커스 / 이수근 기자 / 2021-11-02 11: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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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퀴드 개발자들 210만달러 현금화후 잠적
사전판매 당시 3억6480만개분 단 1초 만에 매진
넷플릭스 “해당 암호화폐와 아무런 관련 없어”
▲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야외 88잔디마당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 영희 동상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소상공인포커스 = 이수근 기자] 넷플리스 '오징어게임'을 모티브로 개발된 암호화폐 오징어게임(SQUID)의 코인 스퀴드가 일순간에 가격이 급락하며 0달러가 됐다. 가격이 폭락하기 전 스퀴드의 시가총액은 200만달러(약 23억516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개발자가 코인을 모두 현금으로 바꿔 가치를 떨어트리는 '러그풀'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러그풀'은 발판 카펫을 갑자기 잡아당기는 행위로, 가상화폐 시장에서 가치 폭락 직전 갑자기 매도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은 "2일 오전 10시9분 기준 코인당 2861달러까지 올랐던 '스퀴드'는 5분 만에 0.00079달러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전날까지 1스퀴드당 2861달러(약 336만원)를 기록하며 높은 시세에 거래됐지만 같은 날 오후 6시35~6시40분 사이에 가격이 급락하며 1코인당 0.0008달러로 내려앉았다.

현재 해당 프로젝트의 공식 사이트와 커뮤니티, 공식 트위터 계정은 모두 페이지를 찾을 수 없거나 사용이 정지된 계정으로 나온다.

CNN등 외신에 따르면 스퀴드 개발자들은 210만달러(약 24억6918만원)에 상응하는 암호화폐를 현금화한 뒤 잠적한 것으로 추정된다. CNN은 홈페이지에 등록돼있었던 정보로 연락을 시도해봤지만 답이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앞서 이 코인의 개발자는 오징어코인은 드라마의 온라인판 토너먼트인 '오징어 게임 프로젝트(Squid Game project)'의 참가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코인이라고 소개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인기에 힘입은 일종의 '밈코인'으로 볼 수 있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등장한 오징어게임 가상화폐가 결국 사기 행각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오징어게임'의 한장면. (사진=넷플릭스 영상캡쳐)

 

밈코인이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영상이나 사진 등을 뜻하는 '밈(Meme)'과 코인의 합성어이다. 주식으로 치자며 일종의 '테마주' 같은 것으로 암호화폐 시장에서 유행하는 알트코인(얼터너티브코인,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암호화폐)들을 뜻한다.

 

이달 중 열릴 것으로 예정됐던 이 온라인 대회는 드라마처럼 6개 놀이로 승부를 펼치며 최종 우승자에게 참가비의 90%가 상금으로 지급된다. 대회 참가는 제한이 없으며 참가자가 많아질수록 상금도 올라가는 구조로 설명돼 있다.

오징어 게임 프로젝트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3만3450달러에 상응하는 오징어 코인 1만5000개와 함께 NFT(대체불가토큰)를 추가로 구매해야 하므로 해당 프로젝트의 대회에 참가하려면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해야 했다.

오징어 코인 총발행량은 8억개로 지난 10월20일에 3억6480만개분의 사전판매가 이뤄졌는데 단 1초 만에 매진됐다고 한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첫 거래가 이뤄졌다.

앞서 넷플릭스는 스퀴드 코인 출시 때부터 해당 프로젝트는 자사와 아무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코인마켓캡도 탈중앙화거래소 팬케이크스왑에서 코인 매도가 안 된다는 다수의 제보를 받았다면서 거래 시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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