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수첩] 고객의 마음 없는 마음(心) 마케팅

지역/소상공인 / 김영란 기자 / 2022-08-02 11: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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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어 사체 전시... “이게 핑크퐁인가요?” 울먹...
한 대형마트의 수산물 코너에서 죽은 상어를 전시하고 옆에 설치된 포토존에서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는 상어 포토존이벤트를 실시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미지=인터넷커뮤니티)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마케팅환경 또한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영업환경의 위협적요소와 이러한 상황을 활용해 포착하는 기회 속에서 기업들은 각자 주어진 목표달성을 위해 그들만의 방식을 통해 활발한 마케팅활동을 펼쳐 오고 있다.


기업들의 마케팅활동은 그들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어떻게 어필하는가에 따라 매출과 직결되는 전략의 성공여부가 결정된다. 생각지도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위기에 처한 경영환경을 회생시키기도 하고, 역으로 논란의 주인공이 되어 기업이미지에 상처만 남긴 채 퇴장 당하는 경우도 있다. 마케팅의 성공여부는 소비자의 마음(心)을 읽을 수 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다.


최근 한 대형마트의 도 넘은 마케팅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해당 마트의 수산물 코너에서는 죽은 상어를 전시하고 옆에 설치된 포토존에서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는 ‘상어 포토존’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벤트를 목격한 한 네티즌이 찍은 사진을 보면 ‘X마트 OO점만의 특별한 이벤트’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그 옆엔 눈을 뜬 채 피를 흘리며 얼음 위에 전시된 상어 사체가 놓여 있다. 안내판에는 상어 소개, 상어 요리법, 사진 찍는 법 등과 함께 하단에는 유명 캐릭터인 핑크퐁의 아기 상어를 넣고 심지어 사진을 찍을 때 상어인형을 쓸 것을 권하고 있다.


이 기묘한(?) 이벤트는 짧은 시간에 화제의 중심이 됐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가 아니다. 모형도 아니고 피가 뚝뚝 흐르는 실제 상어 사체를 두고 사진을 찍으라니, 고객들은 할 말을 잃었다. 동물 사체를 아무렇지도 않게 전시해두고 그 광경을 보는 이들이 느낄 혐오감이나 충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도 넘은 마케팅에 대해 소비자들의 분노가 빗발쳤다.


다수의 소비자들은 아무리 식용이라 할지라도 선혈이 낭자하게 통째로 전시해 놓은 것은 동물학대가 아니냐며 비난했다. 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상어 캐릭터인 ‘핑크퐁’ 이미지와 인형을 나란히 두고 사진을 찍어 올리라니 아이들이 느낄 충격과 공포는 생각지도 않은 마트의 이벤트에 불매운동까지 거론하며 반발했다.


한 네티즌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이라는 점은 차지하고서라도, 그 이벤트를 대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이나 정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실행해 옮겼다는 점에서 참으로 문제가 크다”며 상술에 치우쳐 고객 배려가 부족한 부분을 꼬집었다.


비난이 거세지자 해당 마트 측은 상어의 사체와 해당 이벤트를 철수했다. 마트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대형 가오리, 부시리, 개복치 등 이색 어종 전시를 진행해 왔는데 고객들의 정서를 잘 헤아리지 못하고 불편을 드린 점 사죄드린다. 의견을 경청해 고객 입장에서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라고 사과했다.


이 헤프닝은 이렇게 일단락되어질지 모르겠으나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또 다시 과거에서 현재로 소환되어질 나쁜 마케팅의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영란 기자 supu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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