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중국을 사로잡다!…인기만점 최애련&권란”

인터뷰 / 이재윤 기자 / 2022-06-23 10:52:19
  • 카카오톡 보내기
채널구독자 7~8만명 ‘최고 조회수 400만회’ 기록
중국인들 한국산 제품 선호 ‘비싸도 기꺼이 구매’
제품의뢰 하는 분들께 ‘안정적 수익 보장에 최선’
▲ 중국 MZ 세대들의 놀이터 더우인에서 ‘진달래웃음꽃’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최애련(오른쪽), 권란 씨.

 

스마트폰이 없는 일상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바일 플랫폼은 우리 일상 곳곳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지하철에서도, 식당에서도, 커피숍에서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특히 젊은 세대들, 소위 MZ 세대들에게 스마트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 아이템. 장소의 제약 없이 야외나 이동 중에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한다. 대표적인 게 ‘틱톡’이다. 틱톡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등 아시아, 미국, 유럽, 남미 등 전 세계 150여개 국가에서 이용하고 있고, 이용되는 언어만 75개가 넘는다.

틱톡의 중국판 버전 ‘더우인’은 중국 MZ 세대들의 놀이터라고 불릴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에서 ‘진달래웃음꽃’이란 인터넷쇼핑과 구매대행 채널을 운영하는 용감하고 유쾌한 우리 동포 여인들이 있다. 최애련(38), 권란(33) 씨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 생각없이 쓰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고,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경우가 있다. 조선족이라는 말이 그렇다. 우리는 일본에 사는 교포들을 재일교포, 재일동포라고 부르면서 중국에 사는 교포들은 조선족이라 부른다. 하지만 조선족이라는 단어는 중국인이 바라보는 시선이다. 우리에게 그들은 조선족이 아니라 재중교포, 재중동포이다.

“윤동주 시인 고향 명동촌 아시죠? 제 고향이 거기에요. 선생님처럼 저도 명동소학교, 중학교를 나왔는데, 선생님 후배죠.(웃음) 어릴 때 한국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오셨거든요. 제가 원래 한국 동요, 가요 부르는 걸 좋아했는데, (관광객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면 다들 너무 잘 한다, 이쁘다 하시면서 용돈을 1만원씩 주시곤 했어요. 저한테는 정말 큰 돈이었죠. 그걸로 친구들이랑 맛있는 것도 사 먹곤 했어요. 집에는 비밀.(웃음)”

윤동주 시인의 고향 명동촌에서 나고 그곳에서 학교를 다녔다는 최애련 씨는 어린 시절 한국 관광객들로부터 용돈을 받았던 기억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어린 시절 만난 한국관광객들은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었고, 한편으론 잘 사는 조국의 위상이 어린 소녀에게 자부심이기도 했을 것이다.

“채널 이름을 ‘진달래웃음꽃’으로 지은 건 먼저 진달래라는 꽃이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꽃이라고 생각해서예요.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라는 시도 있잖아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웃음(笑)을 주는 예쁜 꽃(花)이 되자는 의미로 ‘웃음꽃’을 붙였어요.”

함께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권란 씨는 북경에서 만났다. 당시 권란 씨는 북경에서 대학교에 다니며 아르바이트로 여행가이드를 하고 있었고, 최애련 씨는 커피숍 바리스타 등 커피 관련 일을 하고 있었다. 권란 씨가 커피숍에 왔다가 서로 인연이 시작되었는데, 나이 차도 다섯 살이나 됐고, 성격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달랐지만 두 사람은 금방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그만큼 잘 통했고, 죽이 맞았다. 

 


“언니가 정말 재미있고 끼가 많아요. 하루는 그냥 재미로 언니 영상을 찍어서 더우인에 올렸는데, 사람들이 그걸 보고 엄청 재미있어 하고 좋아하더라고요. 사람들 반응이 좋으니까 또 찍어서 올리고, 그렇게 시작됐죠. 그러다 한국에 ‘김부자’라는 회사 중국지사 책임자로 있는 지인이 우리 영상을 보고 자기네 회사에서 생산하는 ‘김’ 제품을 우리 채널에서 홍보를 좀 해줄 수 있겠냐고 해서 영상을 찍어 올렸는데, 그게 대박이 났어요.”

지인의 부탁으로 ‘진달래웃음꽃’ 채널을 통해 처음 한국 상품을 홍보했는데, 영상을 보고 구매를 문의하는 DM이 쏟아졌다. 구매를 문의하는 사람들의 80% 이상이 중국인이었는데, 하루 매출이 700만원에 달할 정도였다.
최애련 씨는 “중국사람들도 경제와 생활수준이 올라가면서 한국 제품은 질이 좋으니까 좀 비싸도 산다”며 웃었다.


현재 ‘진달래웃음꽃’ 채널 구독자는 7~8만명 정도이다. 두 사람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며 겸손해 하지만, 최고 조회수 400만회를 기록할 만큼 열렬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라이브 방송을 시청하는 팬, 동영상 구독자, 그리고 상품 구매로 이어지는 팬들이 구분돼요. 중국에서는 기본적으로 구독자 100만, 조회수 1000만 정도는 돼야 우리한테 상품 홍보와 판매를 의뢰하는 분들한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은 제품 홍보와 판매보다는 라이브 방송과 동영상을 재미있게 찍어서 더 많은 팬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려고 해요.”

최애련, 권란 씨는 앞으로 ‘진달래웃음꽃’ 채널을 통해 한국의 질 좋은 식품, 화장품, 의류 등을 홍보, 판매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좋은 상품을 소개해주는 한국의 지인들과 또 자신들을 믿고 구매해주는 팬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다.


그 고마움에 보답하는 길은 재미있는 영상과 방송으로 삶의 소소한 행복을 드리고, 그런 소소한 일상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라고.

 

소상공인포커스 / 이재윤 기자 liehann@naver.com 

 

[ⓒ 소상공인포커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