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어느 골목, 빛바랜 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고추잠자리 미용실'. 37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작은 가게는, 단골 비율이 90%에 달하고 전국 각지에서 손님이 찾아오는 숨겨진 명소다. 원장 노인선(58)씨는 1967년생으로, 1988년 이곳에서 처음 가위를 들었다. 그로부터 세월이 흘러 이학박사 학위를 따고 대학 겸임교수까지 됐지만, 그는 여전히 이 자리에서 손님의 머리를 손수 다듬는다.

"사람 간의 정(情)이 중요해요. 오래 인연을 맺어온 분들께 가격을 올리면 그 신뢰가 무너지잖아요."
① 가위를 든 이유 — 배고픔과 꿈 사이에서

노인선 원장이 미용을 시작한 것은 순전히 생존을 위해서였다. 1980년대, 개인도 국가도 가난하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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